"尹, 진심으로 국민께 사과했다면"
[서울=뉴스핌] 박서영 기자 =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참석한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은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뒤 전화로 '이번 기회에 싹 다 잡아들여'라고 지시했으며 이를 말 뜻 그대로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홍 전 차장은 4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 대통령 탄핵심판 5차 변론기일에 국회 측 증인으로 출석했다.
[서울=뉴스핌]사진공동취재단= 윤석열 대통령이 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5차 변론에 출석해 있다. 2025.02.04 photo@newspim.com |
이날 국회 측 법률대리인단은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 당일 오후 10시 53분경 증인에게 전화를 걸어서 '비상계엄 선포하는 거 봤지. 이번 기회에 싹 다 잡아들여. 싹 다 정리해. 국정원에 대공수사권 줄테니 일단 국군방첩사령부를 지원해'라는 취지로 말했나"라고 질문했고 이에 홍 전 차장은 "그렇게 기억한다"고 답했다.
이어 국회 측이 "'싹 다 잡아들여'란 말을 어떻게 이해했나"라고 질문하자 홍 전 차장은 "말 그대로 받아들였다"고 했다.
홍 전 차장은 이어 "당시 통화 내용을 보면 대상자, 목표물을 지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누군가를 잡아야 한다는 생각만 했다"고 설명했다.
정치인 체포 명단 메모와 관련해선 "밤에 서서 메모하는데 또박또박 다 적을 수 있는 상황 아니었다"며 "반정도 적다가 기억을 회복해서 다시 적어보니 16명 정도 됐다"고 밝혔다.
다만 홍 전 차장은 명단을 보고 어떤 생각이 들었냐는 질문에는 "뭔가 잘못됐구나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이어 그는 "대부분 사람들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행동하지만 두 가지가 걱정스러웠다"며 "이미 철수됐지만 군이 안정화되지 않았다고 생각했고 그 상황에서 향후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을지 다수 우려를 갖고 있었다"고 전했다.
아울러 홍 전 차장은 "그날 밤 국회에서 일어난 일들은 방송을 통해 전국민이 지켜봤기 때문에 계엄군이 철수하고 계엄 해제된 것이 모든 것이 다 일어나지 않았다고 볼 수 없다"며 "지금 생각해도 윤 대통령이 진심으로 국민에게 사과하고 당시 여러 마음 심경을 말했다면 국민들이 훨씬 더 설득력이 있지 않았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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