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경기실사지수, 2년11개월 연속 부진
비제조업 분야 4년7개월 만에 최저치
"기업지원 법안 신속 처리해야"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고환율과 유가 상승, 대·내외 불확실한 경영환경이 이어지면서 기업들의 경기전망 지표가 매달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다.
22일 한국경제인협회가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2월 BSI 전망치는 87.0을 기록했다.
종합경기 BSI 추이 [사진=한경협] |
지난 2022년 4월(99.1)부터 기준선 100을 2년 11개월 연속 하회했다. BSI는 지난 1월에 이어 역대 최장기 연속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2월 BSI 전망치(87.0)는 1월(84.6)에 이어 2개월 연속 지수값 80대의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지수가 연속으로 80대의 부진값을 나타낸 것은 2022년 10월부터 2023년 2월까지 연속 5개월 이후 2년 만에 처음이다.
1월 BSI 실적치는 87.3다. 실적치 역시 지난 2022년 2월(91.5)부터 3년 연속 부진을 이어가 기업들의 실적 악화가 장기화되는 모습이다.
제조업·비제조업 BSI 추이 [사진=한경협] |
업종별 2월 경기전망은 제조업(93.0)과 비제조업(81.4)의 동반 부진이 예상되나, 내수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비제조업이 더 큰 타격을 받는 모습이다.
제조업 BSI(93.0)는 지난해 4월(98.4)부터 11개월 연속 기준선 아래에 머물렀으나 전월(84.2) 대비 8.8 포인트 반등했다.
반면 비제조업 BSI(81.4)는 지난달(84.9)에 비해 더욱 악화되면서 2020년 7월(72.4) 이후 4년 7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제조업 세부 업종(총 10개) 중에서는 반도체 장비 등이 포함된 일반·정밀기계 및 장비(126.3)와 반도체가 포함된 전자 및 통신장비(105.3)가 호조 전망을 보였다.
이에 따라 한경협은 지난해 반도체 수출 호조가 올해 초에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기준선 100에 걸친 의약품(100.0)과 비금속 소재 및 제품(100.0), 자동차 및 기타운송장비(100.0)를 제외한 나머지 5개 업종은 업황 악화를 예상했다.
특히 최근 중국발 공급 과잉에 따른 업황 부진으로 철강이 포함된 금속 및 금속가공 제품은 9개월 연속, 석유정제 및 화학업종은 6개월 연속 지수값 100을 하회했다.
비제조업 세부 업종(총 7개)은 정보통신(56.3), 건설(76.2)을 비롯한 전 업종의 업황 악화가 예상된다.
비제조업의 모든 세부 업종이 부진한 것은 2020년 7월 이후 4년 7개월 만에 처음이다.
한경협은 국내 소비 부진 등 악영향으로 부정적 전망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고 풀이했다.
내수․수출․투자 BSI 추이 [사진=한경협] |
2월 조사 부문별 BSI는 모든 부문에서 부정적으로 전망됐다.
특히 내수(86.2)는 지난 2020년 8월(82.7) 이후 4년 6개월만, 투자(87.9)는 지난 2020년 9월(84.6) 이후 4년 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며 코로나 시기 이후 가장 악화된 수준으로 나타났다.
반면 수출(97.5)은 전월(90.2) 대비 7.3포인트 상승하면서 100에 근접했다.
한경협은 연초에도 수출이 호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지만, 특정 업종에 제한될 것으로 전망되며, 내수가 좀처럼 회복이 어려워 수출과 내수의 양극화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풀이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고환율과 유가 상승, 대·내외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심리가 매우 악화되고 있다"며 "기업심리 부진이 장기화될 경우 투자·고용 등 실물경제가 과도하게 위축될 수 있어 소비·투자 촉진을 위한 무쟁점 민생·기업지원 법안들을 조속히 처리하고, 상법 개정안 등 기업 활력을 저해하는 입법 논의는 지양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s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