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 운임 상승·안정적 고객 확보'로 주가 상승 견인
[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현대글로비스가 현대차·기아와 7조원에 달하는 운송계약을 체결하면서 주가가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52주 신고가를 새롭게 썼으며 향후 주주환원 정책을 고려할 때 추가 상승도 유력해 보인다.
물류업계에서는 해상 운임이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안정적인 고객을 확보했다는 것이 주가 상승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글로비스는 지난 12월 31일 6조7000억원 규모의 완성차 해상운송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 물량은 현대·기아차 전체 완성차 수출 물량의 50%에 달한다.
계약 규모는 현대차 3조3655억원, 기아 3조3340억원으로 두 회사와의 계약 모두 적용 환율이 1470원으로 상향됐다. 오는 2029년 12월 31일까지 5년 동안 계약이 유지된다.
◆ 5년 장기 계약으로 물량·매출 '두 마리 토끼' 잡아
현대글로비스가 이번에 현대차·기아와 맺은 계약 금액은 지난해 현대글로비스 전체 매출의 각각 13.1%, 13%에 수준이다. 두 건의 계약만으로 2023년 매출(25조6832억원)의 26%를 넘긴 셈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계약 기간이 늘어난 것에 주목하고 있다.
앞서 현대글로비스는 2019년과 2021년 현대차·기아와 해상운송 계약을 맺은 바 있다. 당시에는 각각 2년, 3년 단위로 이번 계약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계약 기간이 짧았다. 당시 계약 규모는 7000원, 1조원 수준이었다.
이와 관련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현대차·기아 입장에서는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선복 확보가 가능하고, 현대글로비스는 물량과 매출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계약이 성사됐다"며 "서로 '윈윈' 하는 방식을 추진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글로비스는 현대차와 기아가 생산한 차량을 미주·중동·유럽·아시아 등 전 세계에 해상으로 실어 나르고 있다.
◆ 계약 소식에 주가 15% 급등…추가 상승도 기대
이번 계약으로 현대글로비스의 주가는 급등하고 있다. 시장에서 현대글로비스의 수익성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이날 오전 현대글로비스의 주가는 13만6200원까지 치솟으며 52주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전 거래일(11만8100원) 대비 1만8100원(15.33%) 뛴 것이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글로비스는 이번 계약으로 확보한 선대를 기반으로 비계열사와의 계약에서도 운임 인상, 물량 확보 등 수익성 극대화가 가능하다"며 "5년간의 장기 계약을 토대로 충분한 수익성을 확보하고 안정적 운영도 가능진 셈"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현대글로비스의 현대차·기아 국내 생산 물량이 기존 60%에서 50%로 다소 줄었지만, 현대차·기아의 늘어난 생산량을 감안하면 절대적인 볼륨 감소는 제한적인 것으로 보인다"며 "중장기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고려할 때 현 주가 수준은 충분한 밸류에이션 메리트를 가진다고 분석된다"고 덧붙였다.
관련 업계에서도 현대글로비스가 안정적인 실적 흐름을 이끌어가는 데 이번 계약이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물류업계 한 관계자는 "해운사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고객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여기에 적용 환율까지 상향됐으면 추후 다른 회사와의 계약 협상에서 한층 더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고 이 경우 주가의 추가 상승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ay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