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붐으로 전력 수요 급증
재생에너지로는 한계..."원자력 르네상스" 시작
[서울=뉴스핌] 박공식 기자 =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들이 인공지능(AI), 데이터 센터 전력원 확보를 위해 원자력 발전 운영·개발 업체와 손잡고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인공지능 붐으로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해지면서 이전 풍력과 태양광 에너지 분야에 투자했던 빅테크 기업들이 온실가스 배출이 없고 24시간 전기를 사용할 수 있는 원자력 에너지에 투자하기 시작했다고 CNBC가 보도했다.
풍력과 태양광은 배터리 등 저장 장치가 없이는 24시간 전기를 사용할 수 없다. 빅테크 기업의 AI 사업은 소셜미디어, 비디오 스트리밍, 웹 검색 등 전통적 기술 부문보다 전력이 훨씬 많이 소모된다.
MS는 펜실베이니아주에 있는 스리마일 핵발전소를 재가동시켜 전기를 공급받기 위해 에너지기업 콘스텔레이션 에너지와 손 잡았다. 스리마일 발전소 원자로가 재가동하면 70만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835 메가와트(MW)의 전력이 생산된다. MS는 핵발전소로부터 데이터센터에 전기를 공급받는다.
MS는 이외에 2028년까지 세계 최초의 핵융합발전소 건설을 추진하는 시애틀의 헬리온 에너지로부터 전기를 공급받기로 합의했다. MS 공동창업자 빌 게이츠는 소형 원자로 개발 업체인 테라파워에 10억 달러 이상을 투자했다.
아마존은 올해 6억5000만 달러를 들여 개발 중인 데이터센터 부지를 매입했다. 이곳은 펜실베이니아에 있는 기존 핵발전소로부터 전력을 공급받는다. 아마존은 또 소형 원자로를 개발하는 엑스에너지에 투자하기로 했다.
구글은 카이로스파워가 개발한 소형 원자로로부터 에너지를 공급받기로 계약을 체결했다. 구글의 에너지 및 기후 담당 책임자 마이클 터렐은 "원자력은 탄소 배출이 없고 24시간 전력을 공급하는 등 많은 이점이 있다"며 "엄청난 경제적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빅테크의 최근 핵에너지 투자는 "핵 부흥의 시작"이라고 평가했다.
상당수 테크 기업과 에너지 기업 임원들은 풍력, 태양광, 수소전기 등 재생에너지만으로는 에너지 수요를 충족할 수 없어 핵에너지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데이터센터 기업 데이터뱅크의 라울 마티넥 최고경영자는 "데이터센터 내 단일 랙의 서버들을 구동하는 데 5~10KW의 전기가 필요하나 AI 컴퓨티칩을 장착한 랙의 서버들을 구동하는 데는 100KW 이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 에너지부는 AI 붐을 타고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컴퓨팅으로 인해 에너지 수요가 2050년까지 75%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CNBC는 AI와 클라우드 컴퓨팅에 필요한 전력 수요가 급격하게 늘어나 개별 데이터센터들의 전력 수요가 도시나 주의 전력 수요를 능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레이디언트 에너지 그룹의 마크 넬슨 전무이사는 "신설 데이터센터 하나가 가령 시카고시 전력 소요량과 맞먹는다"며 "일년 365일 24시간 가동하는 100% 전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소형 원자로는 1기 건설에 약 10억달러가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는 데이터센터 옆에 소형 원자로를 설치할 날이 올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플로리다주 허치슨 섬의 세인트 루시 원자력 발전소. [사진=로이터 뉴스핌] |
kongsikpar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