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골드버그가 尹정부와 상종 못하겠다고 해"
美대사관, 김 의원 실명 적시해 "완전 거짓" 반박
영국·호주 대사관도 'APEC 보이콧' 논의 부인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주한 주요국 대사관이 11일 밤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한 조국혁신당 김준형 의원의 발언을 반박하는 입장을 냈다. 김 의원이 이날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현안 질의에서 주장한 것이 사실과 다르다는 내용이다.
주한 미국 대사관은 11일 밤 대사관 엑스(X·옛 트위트) 계정에 "주한 미국 대사관은 외교 대화의 세부 내용을 공개하지 않지만 김준형 의원이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의 발언이라고 주장한 내용은 완전히 거짓(utterly false)"이라는 글을 게재했다.
주한 미국 대사관이 김준형 의원 발언과 관련해 게시한 글 [사진 = 주한미국대사관X] 2024.12.11 |
주한 미국 대사관이 문제 삼은 발언은 이날 여당과 정부 인사들이 불참한 가운데 열린 외통위 회의에서 김 의원이 "골드버그 대사가 본국에 윤석열 정부 사람들과는 상종을 못 하겠다는 취지로 보고했다"고 말한 것을 지칭한 것이다.
주한 영국 대사관은 미국 주도의 정보 공유 협의체인 '파이브 아이즈(미국·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 소속 주한 대사들이 따로 만나 윤 대통령이 직을 유지할 경우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참석을 보이콧하기로 했다는 김 의원의 주장을 반박했다. 주한 영국 대사관은 이날 한국 언론에 보낸 메시지에서 APEC 불참 문제와 관련해 "제기된 주장은 부정확(inaccurate)하다"고 밝혔다.
주한 호주 대사관도 "호주는 2025 APEC 비공식고위관리회의(ISOM)에 참석했으며 앞으로도 한국의 APEC 정상회의 개최를 지지할 것"이란 입장을 내고 김 의원의 발언은 사실과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주한 외국 대사관이 한국 정치인의 국회 발언에 대해 즉각 반박하는 입장을 낸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특히 주한 미국 대사관은 김 의원 실명을 적시해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전직 외교관 출신의 한 외교 전문가는 "정치인이 외국과 관련된 확실하지 않은 내용을 공식적인 자리에서 폭로하듯이 발언한 것이 문제"라고 비판했다. 그는 "외교 상대국의 입장에서는 김 의원이 정치적 목적을 위해 외국 정부의 입장을 과장·호도해 악용한 것으로 받아들였을 것"이라며 "불필요한 외교적 마찰을 일으켜 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는 신중하지 못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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