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환기 전 거제시 부시장
참으로 각박한 세상이다. 경쟁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실력과 경력을 쌓아가며 자기 연마를 끊임없이 해야 한다. 그것뿐이 아니다. 실력과 경력이 있다 하더라도 결코 인간관계에서 사람다움을 잃지 말아야 한다. 공자의 사상은 오랫동안 우리의 삶 속에서 사람다움의 길을 가르치고 있다.
박환기 전 거제시 부시장 |
공자 사상의 정수라고 할 수 있는 '논어'에서는 '사람됨의 길'과 '사람다움의 도리'를 제시하고 있다. 논어(論語)는 논인(論仁)이며 또한 논인(論人)이었다. 인(仁)은 모든 덕행의 근본이요 으뜸이라고 할 수 있다. 공자는 인(仁)이라고 하는 덕목을 통하여 사람됨이 무엇인가를 우리들에게 가르치고 있다.
'삶과 사람과 사랑'은 하나이다. 그렇듯이 인(仁)함은 사람다움(仁者人也)이며, 사람을 사랑하는 것(仁者愛人)이다. 그러면서도 구체적인 삶 속에서 실천되어야 할 언행일치(言行一致)를 말하고 있으며, 일과 사람 관계에 대한 성실과 충실을 가르치고 있다.
결국 자기를 이겨 사람다움을 유지하고 마땅히 사람을 사랑해야 하며 인간의 도리인 예를 실천하는 극기복례(克己復禮)가 곧 인(仁)의 요체이며 사람됨의 길이다.
논어는 이 시대를 살아가야 하는 사람다운 사람을 가르치고 있다. 공자는 가장 이상적인 인간상으로 군자(君子)를 제시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논어는 군자학이다. 군자는 소인과 대비되는 사람이다.
"군자는 의로움에 깨닫고, 소인은 이로움에 깨닫는다.(君子喩於義 小人喩於利), 군자의 덕은 바람이요. 소인은 풀이라(君子之德風, 小人之德草), 풀 위에 바람이 불면, 풀은 반드시 쓰러진다." 또한 군자는 지천명하고 자신과 천명 앞에 당당한 인격 완성자이다.
또한 도덕을 숭상하여 인의예지를 실천하는 사람이다. 나아가 배우기를 좋아하는 호학자이며 지혜로운 자이다. 언행일치하기 위해서 말을 조심하고 행동을 먼저 하는 사람이다. 세상에 나아가서는 백성을 사랑하여 바르게 다스리는 경세가이다.
이 시대에 과연 군자다운 사람은 누구인가? 많은 사람들이 있겠지만 필자는 특별히 안중근 의사에게 관심이 가는 것은 그가 민족과 조국 그리고 나아가 동양 평화를 위해 의로운 일을 거행하고 숭고하게 죽음을 맞이하였다.
그의 삶 전체가 공자가 말한 군자다움이다. 사형 선고를 받고도 의연하게 죽음을 기다리는 모습은 말 그대로 견위수명하며 살신성인한 군자요 대장부 그 자체이다. 그는 옥중에서 많은 유묵(遺墨)을 남겼는데 그 중에서 논어의 명구를 필묵으로 많이 전했다.
글은 그 사람의 인격이다. 공자가 가르친 인(仁)과 군자(君子)의 정신을 안중근 의사는 삶으로 실천하였으며, 그는 유묵을 통하여 자신의 삶과 의거가 정의로웠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그의 유묵은 안중근 자신의 자서전과 다름없다.
우리는 결코 사람됨의 도리를 잃지 말아야 한다. 그것은 사람다움이며 사랑이다. 이익 앞에서 의로움을 먼저 생각하고 사리사욕에 현혹되며 이기심을 극복하여 사람다운 세상을 만드는 데 앞장서야 한다. 하늘을 공경하며 애국애족하며 나아가 모든 인류를 사랑하고 정의로운 사람이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