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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립무원' 자초한 尹...참모진 사의·野 탄핵공세에 與 탈당 요구까지

기사입력 : 2024년12월04일 10:55

최종수정 : 2024년12월04일 10:55

비상계엄 후폭풍 거세...野 일각 "탄핵안 발의하겠다"
與도 등 돌리는 분위기...尹 일정 미룬 채 수습책 고심

[서울=뉴스핌]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파동의 후폭풍이 거세다. 대통령실의 실장과 수석들이 4일 정치적 책임을 지고 일괄 사의를 표명했다.

야당은 윤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며 탄핵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여당에서도 윤 대통령 탈당과 내각 총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윤 대통령이 사실상 고립무원의 형국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일정을 미룬 채 수습 방안을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스핌] 윤석열 대통령이 3일 밤 긴급담화를 통해 비상계엄 선포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KTV국민방송 캡처] 2024.12.03

◆대통령실 참모들 사의 = 정진석 비서실장 등 대통령실 수석비서관 이상급 참모들이 비상계엄 파동의 책임을 지고 일괄 사의를 표명했다. 정 실장과 다수의 수석들은 전날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배제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정 실장은 이날 오전 8시경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고 "일괄적으로 거취 문제를 고민하자"는 취지로 참모들에게 말했고 결국 일괄 사의로 의견을 모았다.

물론 사의 표명이 곧바로 수리될지는 미지수다. 한 여당 관계자는 "참모진 사퇴가 자연스러운 수순이지만 고위급 참모진이 일괄 사퇴하면 대통령실이 정상적으로 돌아갈 수 없다"며 "이번 사태의 뒷수습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야당 탄핵공세 =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즉각적인 탄핵 절차 돌입까지 시사하는 등 총공세에 나섰다.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전까지만 해도 역풍을 우려해 탄핵이라는 용어 자체를 피했으나, 상황이 바뀜에 따라 조기 탄핵의 필요성까지 제기하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통과된 직후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는 헌법과 계엄법이 정한 비상계엄 선포 실질 요건을 전혀 갖추지 않은 불법·위헌"이라고 비판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통과 후 발언을 하고 있다. 2024.12.04 leehs@newspim.com

친명(친이재명)계 좌장으로 불리는 정성호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오늘 중 윤 대통령은 스스로 하야하고 죄를 자청해야 한다"며 "만일 거부한다면, 분노한 국민들 손에 용산에서 끌려 내려오는 것이 시간문제일 것"이라고 했다.

조국 혁신당 대표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조치는 그 자체로 군사 반란에 해당하므로 즉각 수사가 가능하다"며 "국회는 탄핵소추에 즉각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의원 40여 명이 모여 지난달 출범한 '윤석열 탄핵 국회의원연대'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국정농단 내란 수괴 윤석열을 탄핵하자"고 주장했다.

모임의 공동대표인 황운하 혁신당 원내대표는 "대통령은 군을 동원해 사실상 내란죄에 해당하는 범죄를 저질렀다"며 "한시도 대통령 직책에 둘 수 없다는 게 확인됐기 때문에 급하게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의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각 당이 신속히 협의해 오늘 중으로 탄핵안을 발의하겠다"고 했다.

공동대표인 박수현 민주당 의원도 "'탄핵의원 연대'는 처음 가졌던 마음 그대로 탄핵안을 가결하고, 윤 대통령의 직무를 정지시켜 새로운 대한민국을 여는 길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등 돌리는 여 = 국민의힘도 더 이상 윤 대통령과 같이 가기 어렵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이날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윤 대통령 탈당과 내각 총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4.12.04 leehs@newspim.com

김종혁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같은 날 7시께부터 진행된 비공개 최고위 회의 내용에 관한 질문에 "내각 총사퇴 얘기도 많이 나왔고, 대통령에 대해서도 탈당을 요구해야 된다는 이야기들도 많이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국방장관을 비롯해 책임질 사람들에 대한 문책은 당연히 따라야 된다는 것들은 대부분 다 공감하는 내용이었다"고 했다.

진행자가 '친윤, 친한 가리지 않고 하나로 모아진 의견은 맞느냐'고 물으니, 김 최고위원은 "김재원 최고위원과 (김민전 최고위원) 친윤으로 불리는 두 분은 나오지 않았다. 인요한 최고위원은 동의했다"고 답했다.

'야당이 주장하는 대통령 자진 하야에 여당이 동의할 분위기가 있느냐'는 취지의 질문에는 "여러 설왕설래가 있었지만 그런 것들에 대해 결정이 내려진 것은 없다"고 했다.

leejc@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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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 둔덕' 위법성에 말바꾼 국토부 [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우리나라 역대 항공사고 가운데 세번째 대형 사고로 자리매김하게 된 무안공항 제주항공 참사 사건과 관련해 국토교통부의 책임론이 확산하고 있다.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인 '콘크리트제 로컬라이저(방위각 시설)'에 대해 해외 항공전문가들의 질타가 쏟아지고 있지만 국토부는 자체 규정을 지켰다며 강하게 반박하고 있다. 해외 권장 사항대로만 공항 로컬라이저 설치가 이뤄졌다면 이같은 대형 참사는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어 해명에만 급급하는 국토부가 책임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란 진단이 나오고 있다.  2일 항공 전문가들에 따르면 대형 참사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꼽히는 무안공항 콘크리트제 로컬라이저에 대해 국토부 책임론이 일 것으로 전망된다.  [무안=뉴스핌] 조은정 기자 =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참사 사고 현장에서 콘크리트 지지대로 구성된 로컬라이저 모습 ej7648@newspim.com 국토부는 무안공항 로컬라이저가 적법한 것이라는 주장을 일관되게 하고 있다. '적법'의 근거는 콘크리트 시설물이 지지하고 있는 로컬라이저가 '공항 안'이 아닌 '공항 밖'에 설치됐기 때문이다. 사고 직후 해외 항공전문가들은 제주항공 여객기가 충돌한 로컬라이저 시설이 콘크리트 지지 기둥이 있는 둔덕 형태로 설치된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공항 내 모든 시설물은 '부서지기 쉬운 구조물'로 조립돼야한다는 이유에서다. 철골과 같은 부서지기 쉬운 시설물이어야 만약 비행기가 충돌하더라도 경미한 사고로 끝날 수 있어서다. 실제 2015년 4월 일본 히로시마공항에 불시착한 아시아나항공 여객기는 철골 지지대에 설치된 로컬라이저와 충돌했지만 그대로 밀고 나갔고 탑승객 81명 중 사망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실제 국내 '공항시설법'에 따른 '항공장애물 관리 세부지침'(국토교통부 예규)에서도 '공항부지에 있고 장애물로 간주되는 모든 장비나 설치물은 부러지기 쉬운 받침대에 장착해야 한다'고 규정됐다. 문제는 해당 로컬라이저가 종단안구역 외부 즉 공항 외부 시설물이라는 점이다. 국토부가 규정을 지켰다는 근거다. 이는 관련 국제규정인 'Doc 9137-AN/898 Part 6'에도 있는 내용이란 게 국토부의 주장이다.  이에 대한 논란이 거세다. 국내 규정인 '공항안전운영기준'(국토교통부 고시)의 '공항・비행장시설 및 이착륙장 설치기준'(국토교통부 고시)에 따르면 종단안전구역은 착륙대의 종단(끝)부터 최소 90m를 확보해야한다. 무안공항의 종단안전구역은 199m로 최소 기준보다는 약 110m 길고 다른 국내공항보다 긴 편이다. 포항경주공항은 92m로 최소 규정을 간신히 맞췄으며 그외 사천공항은 122m와 177m로 구성됐으며 울산공항은 200m, 제주공항이 240m로 가장 길다. 이 종단안전구역을 벗어나면 '공항외' 시설이 되는 셈이다.  다만 국제규정에서는 240m를 권고기준으로 제시하고 있다. 특히 미국 국내기준인 연방항공국(FAA) 기준은 300m로 국제기준을 상회하고 있다. 만약 이 거리를 확보하지 못하면 항공기 제동을 돕는 '항공기 이탈 방지 시스템'(EMAS)을 설치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엔 EMAS를 설치한 공항이 한 곳도 없다. 규정이 없어서다. 더 큰 문제는 무안공항의 해당 콘크리트제 로컬라이저는 종단안전구역이 끝나고 5m 밖 지점에 서 있다는 점이다. 규정 상으로는 문제가 없더라도 이로 인해 대형 참사가 벌어졌다는 점은 자명하다. 국토부의 해명은 책임 회피를 위한 변명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심지어 해명과 달리 항공당국도 콘크리트제 로컬라이저의 잠재적 위험을 알고 손을 보려했던 정황이 드러났다. 무안공항은 2007년 개항 때부터 로컬라이저를 콘크리트 구조물로 지지하는 문제의 둔덕을 설치했다. 이는 내구연한(15년)이 지나면서 2023년 개량 작업에 들어갔는데 30㎝ 두께의 콘크리트판을 더 올렸다. 이 과정에서 보강공사 시행자인 한국공항공사는 '장비 안테나 등 계기착륙시설 설계 시 파손성(Frangibility)을 고려해 설계하여야 한다'고 적시했다. 즉 국제규정인 '부서지기 쉬운 시설물'을 공항 주변에 설치해야한다는 것을 명시한 것이다.  하지만 무안공항 시설물 개량사업에서 콘크리트 지지 기둥은 오히려 더 강화된 셈이다. 이는 태풍 등으로 로컬라이저가 부서지는 걸 막기 위한 보강 조치였다는 게 국토부의 해명이다. 하지만 태풍을 만나는 빈도가 가장 잦은 제주국제공항의 로컬라이저 구조물은 철골로 돼 있다. 결국 국토부도 콘크리트제 로컬라이저 설치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는 분위기다. 국토부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공항, 스페인 테네리페 공항을 비롯한 해외에도 비슷한 콘크리트제 로컬라이저 지지대 구조물이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해당 공항에 콘크리트 둔덕이 없다는 반박이 제기되자 입장을 바꾼 상태다. 국토부는 "우리가 보유한 자료상에는 그렇게 돼 있는데 외국 공항에 콘크리트 둔덕이 없다는 주장이 있어 다시 보완해 설명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아울러 전국 공항 내 항행안전시설물에 대한 특별점검에 착수키로 했다. 여수·광주·청주공항에도 무안과 유사한 콘크리트 둔덕이 설치된 것으로 확인돼서다. 제대로 된 시설물 파악도 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종단구역이 끝나고 5m 지난 지점에 콘크리트 둔덕을 만들어놓고 규정을 지켰다고 주장하는 것은 뭐라해도 변명밖에 되지 않는다"며 "이번 제주항공 참사가 처음이었던 것은 그저 운이 좋았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donglee@newspim.com 2025-01-02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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