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경제 경제일반

속보

더보기

여야 갈등에 '전력수급기본계획' 늑장…원전 건설·전력망 투자 '발목'

기사입력 : 2024년12월03일 17:51

최종수정 : 2024년12월03일 17:51

전기본, 11월 국회 보고 불발…12월도 먹구름
송변전 설비투자 지연…신규원전 건설도 발목
재생에너지 업계도 혼선…사업계획 수립 깜깜

[세종=뉴스핌] 김기랑 기자 = 전력과 원전, 신재생에너지 등 에너지업계가 내년도 사업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애를 먹고 있다.

정부가 연내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을 수립해야 하지만, 여야 갈등에 국회 보고 한없이 지연되면서 확정을 짓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 여야 갈등에 전기본 국회 보고 지연…올해 넘길 가능성 커

3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정부가 전기본을 확정하기 위해서는 전기사업법에 따라 국회 보고를 거쳐야만 한다. 이후 산업부 산하 전력정책심의회 심의도 받아야 한다.

소관 상임위원회인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보고를 거쳐야 하지만, 최근 여야 갈등이 심화되면서 보고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전기본은 국가의 안정적인 중장기 전력 수급을 위해 2년 주기로 수립하는 계획안이다. 계획 기간은 향후 15년으로, 이번 11차 전기본은 2024년부터 2038년까지 적용된다. 내용으로는 ▲전력수급 기본 방향 ▲장기 전망 ▲발전설비 계획 ▲전력수요 관리 등을 포함한다.

당초 11차 전기본은 초안 마련부터 계획된 일정보다 훨씬 지연됐다. 2년마다 수립하는 계획상 지난해 말 또는 올해 초에 초안이 공개됐어야 하지만, 4월 총선 등이 맞물리며 5월에서야 실무안이 도출됐다. 정부는 9월에 관련 공청회를 개최한 뒤 지난달 중 국회 보고를 진행하려 했으나 여야 간 정쟁에 밀려 결국 무산됐다.

이달에도 국회 절차를 통과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현재 국회는 내년도 예산안을 두고 정면 충돌하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지난달 29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증액 없이 감액만 반영된 예산안을 단독 처리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2일 본회의에 이를 상정하지 않기로 하면서 일단 숨을 고르게 됐지만, 여야 간 갈등은 이달 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 상황을 고려하면 이번 전기본은 내년이 돼서야 확정될 공산이 크다. 산업부 관계자는 "정황상 올해 안에 확정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보고 있다"며 "내년도 예산안을 두고 여야가 대립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전기본이 야당의 협상 카드로 쓰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고 전했다.

◆ 송변전 투자계획 산정 불가…신규 원전 건설 계획도 공회전

전기본의 확정 지연은 이와 연계된 각종 국가 전력 계획 등에도 연쇄적인 차질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전기본은 국가 전체적인 전력 운용 계획을 담고 있어 확정이 늦어질 경우 전력수급 안정성 저하와 전력망 구축 지연, 재생에너지 발전 확대 저해 등 다양한 문제를 야기할 수밖에 없다.

특히 가장 심각한 문제로는 전력망 구축 지연이 거론된다. 이미 우리나라는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지속 확대해 온 행보와 달리 정작 이를 수용할 수 없는 전력망이 없어 보급에 차질을 빚고 있는 형편이다. 또 현재 추진 중인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에 막대한 양의 전력이 필요해 전력망 구축이 늦어질 경우 해당 사업들의 추진에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

전기본 확정이 늦어질 시 전력망 확충 계획도 함께 지연될 수밖에 없다. 전기 사업법은 전기본에 담긴 국가 전력 계획에 의거해 송변전 설비 계획의 투자비를 산정·이행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연내 전기본 확정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구체적인 송변전 설비의 투자계획 수립 또한 지연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가 전력의 핵심축을 담당할 신규 원전 건설도 아직 구상 단계에 머물고 있다. 이번 전기본에는 신규 원전 3기와 소형모듈원전(SMR)을 포함해 총 4기의 원전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이 담겼다. 정부는 전기본이 확정되는 대로 부지 선정에 착수한다는 방침이지만, 국회 보고가 늦어지면서 신규 원전 건설도 구체적인 추진 시점을 가늠할 수 없게 된 상황이다.

재생에너지 업계 등도 여러 애로사항을 호소하고 있다. 이번 전기본 안에는 오는 2038년까지 신재생에너지 규모를 5배 확대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관련 업계는 이를 바탕으로 사업 계획 등을 수립해야 하지만, 전기본 실무안이 확정되지 않아 대규모 프로젝트 등에 대한 중장기적인 추진안을 마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전력망 확충 지연 또한 재생에너지 업계의 어려움을 가중하는 사안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프로젝트의 경우 전기본에 따라 예산과 일정이 결정되기 때문에 전기본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세부적인 사업 계획을 세우기 어렵다"며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해서는 전력망 구축이 필수적인데, 전기본과 마찬가지로 지지부진한 상황이라 기껏 생산한 전력이 버려질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고 전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산업통상자원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위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4.10.07 pangbin@newspim.com

rang@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특검 "尹, 구속연장 없이 기소도 검토" [의왕=뉴스핌] 김학선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재구속된 이후 조은석 특별검사팀의 출석 요구에 잇달아 불응한 가운데 15일 윤 전 대통령이 수감된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 앞의 모습. 특검은 이날 윤 전 대통령에 대해 구속기간 연장 없이 바로 기소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2025.07.15 yooksa@newspim.com   2025-07-15 14:38
사진
'반구천의 암각화' 세계유산 등재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선사시대의 생활문화를 엿볼 수 있는 바위그림인 '반구천의 암각화'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제47차 세계유산위원회는 1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회의에서 한국 정부가 신청한 '반구천의 암각화'를 세계유산 목록에 등재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2010년 세계유산 잠정 목록에 등재된 후 15년 만의 결실이다. 이로써 대한민국은 총 17건(문화유산 15건·자연유산 2건)의 유네스코 세계유산을 보유하게 됐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반구천의 암각화' [사진=국가유산청] 2025.07.12 alice09@newspim.com '반구천의 암각화'는 국보로 지정된 울산 '울주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와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를 포함하는 유산이다.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에는 작살 맞은 고래, 새끼를 배거나 데리고 다니는 고래 등이 생동감 있게 표현돼 선사시대 사람들의 생활상화 생태계를 엿볼 수 있다. 국가유산청은 지난 2010년 '반구천의 암각화'가 세계유산 잠정 목록에 등재된 후 지난해 1월 세계유산 등재 신청서를 유네스코에 제출했다. 이후 서류 및 현장실사 등 심사를 거쳤다. 세계유산위원회는 '반구천의 암각화'에 대해 "탁월한 관찰력을 바탕으로 그려진 사실적인 그림과 독특한 구도는 한반도에 살았던 사람들의 예술성을 보여주고, 다양한 고래와 고래잡이의 주요 단계를 담은 희소한 주제를 선사인들의 창의성으로 풀어낸 걸작"이라고 평했다. 이어 "선사시대부터 약 6000년에 걸쳐 지속된 암각화의 전통을 증명하는 독보적인 증거이면서 한반도 동남부 연안 지역 사람들의 문화 발전을 집약해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 [사진=국가유산청] 2025.07.12 alice09@newspim.com 세계유산위원회는 등재 결정과 함께 사연댐 공사의 진척 사항을 보고할 것과 더불어 반구천 세계 암각화센터의 효과적 운영을 보장하고, 관리 체계에서 지역 공동체와 줌니들의 역할을 공식화하고, 유산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모든 주요 개발 계획에 대해 알릴 것을 권고했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이번 '반구천의 암각화'의 세계유산 등재는 국가유산청과 외교부, 주유네스코대한민국대표부, 해당 지자체가 모두 힘을 합쳐 이뤄낸 값진 결과"라며 "이번 등재롤 계기로 '반구천의 암각화'가 가진 세계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충실히 보존하는 한편, 지역주민과의 긴밀한 협력을 이어가는 적극행정으로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위한 정책적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최응천 국가유산청장은 "'반구천의 암각화'가 세상에 알려진 지 50여 년이 지났지만, 세계유산 등재까지는 쉽지 않은 긴 여정이었다"며 "앞으로도 국가유산청은 '반구천의 암각화'를 인류 공동의 유산으로서 가치를 지키고 잘 보존·활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alice09@newspim.com 2025-07-12 18:02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