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사 자금 횡령해 가족 거주 목적 부동산 매입
"금감원 조사 시작되자 범행 지시…죄책 무거워"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1조원대 펀드 사기 사건으로 징역 40년을 확정받고 수감 중인 김재현 전 옵티머스자산운용(옵티머스) 대표가 범죄수익을 은닉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추가로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2단독 구창규 판사는 20일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에 관한 법률(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김 전 대표에게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서울 강남구 옵티머스자산운용의 모습. [사진=뉴스핌DB] |
구 판사는 김 대표가 옵티머스 비자금 저수지로 알려진 관계사 트러스트올 자금을 횡령해 가족이 거주할 아파트를 매매한 뒤 옵티머스 고문으로 있던 이모 씨와 공모해 이를 처분하는 것처럼 가장해 범죄수익을 은닉했다는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했다.
그러면서 "가족의 거처를 보장한다는 명목으로 국가기관의 본격적인 조사가 시작되자 범죄수익을 은닉해 죄책이 매우 무겁고 이를 이씨에게 지시해 더욱 무겁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미 중형이 확정된 범죄와 동시에 선고할 경우와의 형평을 고려해 단기간의 실형을 선고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구 판사는 이날 이씨에게는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8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이씨에 대해서는 "막대한 규모의 범죄은닉을 저지른 김 전 대표의 범행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해 죄책이 가볍지 않다"면서도 "지시에 따라 가담한 점, 직접적으로 얻은 이익은 없는 점 등을 유리하게 참작했다"고 밝혔다.
김 전 대표는 2018~2020년 트러스트올 자금을 이용해 아파트 등 부동산을 매입한 뒤 2020년 4월경 금융감독원 감사가 시작되자 이씨와 공모해 자산을 은닉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는 대부업체에서 대출받은 돈을 김 전 대표에게 보냈고 김 전 대표는 이를 대부업체에 상환해 사업적으로 부동산을 거래한 것처럼 가장했다. 또 이씨의 아내 앞으로 부동산 명의를 옮긴 뒤 거래업체에서 빌린 돈을 김 전 대표 계좌로 송금해 적법하게 취득한 자산으로 꾸몄다.
한편 김 전 대표는 옵티머스 펀드 투자자들로부터 1조3500억원 상당의 투자금을 편취한 혐의로 구속기소돼 2022년 7월 대법원에서 징역 40년을 확정받았다. 이후 해덕파워웨이 등 관계사 자금을 횡령해 펀드 환매에 임의 사용한 혐의로도 기소돼 올해 2월 징역 3년이 추가로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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