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회수 채권 98% 수도권에 몰려
[서울=뉴스핌] 홍석희 기자 =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악성 임대인'의 전세보증금을 대신 갚아준 뒤 회수하지 못한 돈이 3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박용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HUG로부터 제출받은 '전세보증 집중 관리 다주택 채무자 회수 현황'에 따르면 올해 9월말 기준 HUG가 전세보증금을 대신 변제한 건수는 1만7021건, 변제액은 3조4152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HUG가 회수한 금액은 5324억원에 그쳐 미회수 채권 잔액이 2조8828억원에 달했다.
박용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6월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핌 DB] |
집중 관리 다주택 채무자란 전세보증금반환보증 가입 세입자의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아 HUG가 3번 이상 대신 갚아준 집주인 중 연락이 끊기거나 1년간 보증 채무를 아예 갚지 않은 '악성 임대인'을 뜻한다.
권역별로 살펴보면 전체 미회수 채권 잔액 2조8828억원 중 97.6%인 2조8139억원이 수도권에 몰려 있었다. 수도권 평균 회수율은 15.2%(5034억원)이다. 서울은 9월 말 기준 HUG가 대신 변제해준 금액 1조3346억원 중 회수액은 2854억원에 그쳤고, 1조494억원을 아직 돌려받지 못했다. 회수율은 21.4%였다.
인천은 변제액 1조1749억원 중 803억원만 회수해 회수율이 6.8%까지 떨어졌다. 채권 잔액은 1조945억원이었다. 경기도는 8077억원 중 1377억원을 회수해 채권 잔액은 6700억원, 회수율은 17%로 나타났다.
시군구 별로 보면 HUG가 돌려받지 못한 전세보증 대위변제 잔액은 전세사기가 일어난 지역에 집중됐다. 서울은 ▲강서구(4125억원) ▲양천구(1288억원) ▲구로구(1225억원) ▲금천구(1021억원) ▲관악구(590억원) ▲영등포구(364억원) 순으로 채권 잔액이 높았다.
인천은 ▲부평구(3491억원) ▲미추홀구(3086억원) ▲남동구(1939억원) ▲서구(1544억원) ▲계양구(717억원) 등, 경기는 ▲부천시(2971억원) ▲고양시(594억원) ▲안양시(484억원) ▲파주시(446억원) 순이었다.
집중 관리 다주택 채무자는 9월 말 기준 849명으로 주소지 기준 ▲경기(269명) ▲서울(249명) ▲인천(168명) 등 수도권 거주자가 많았다.
박 의원은 "전세사기 주범인 이들이 서민들의 삶을 짓밟는 것뿐만 아니라 국민 세금을 재원으로 하는 공기업의 재정 건전성까지 파탄 내고 있다"며 "정부는 악성 임대인의 은닉 재산을 끝까지 추적해 다시는 전세시장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hong9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