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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우한 로보택시 "아직은 부족...잠재력은 무궁무진"

기사입력 : 2024년10월08일 10:37

최종수정 : 2024년10월08일 14:25

놀라우면서도 썩 괜찮은 주행경험 선사
아직은 '답답한 초보운전' 평가 많아
2030년 84조원 시장, 테슬라 진출 채비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중국 내에서 자율주행차량에 가장 앞서 있는 기업은 바이두(百度)다. 바이두는 2021년 8월 뤄보콰이파오(萝卜快跑, 영문명 아폴로 고)라는 자체 브랜드를 만들어 중국 각지에서 로보택시(무인택시) 시범 사업을 시작했다. 현재 바이두가 로보택시 시범 사업을 진행 중인 지역은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廣州), 선전(深圳), 충칭(重慶), 우한(武漢), 창사(長沙), 푸저우(福州) 등 11개 도시다. 각 도시의 시정부는 로보택시의 안전성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제한된 구역에서의 시범 운행만을 허가했다. 하지만 우한시는 과감하게 로보택시 운행 구간 제한을 모두 해제하며, 바이두의 로보택시 실험에 힘을 실었다.

로보택시가 우한시에 첫선을 보인 것은 2022년 5월이다. 우한 경제개발구의 일정한 지역에서의 운행만 허용됐다. 이어 우한시는 2023년 8월에 로보택시 운영 허가 구역을 우한시 전역으로 확대하는 파격적인 조치를 내렸다. 당시 바이두의 로보택시에는 운전석에는 사람이 없지만, 조수석에는 안전 요원이 탑승했다. 지난 6월부터는 안전 요원마저 탑승하지 않는 완전한 자율주행 로보택시를 운영 중이다.

우한의 로보택시는 중국 현지에서 큰 화제가 됐다. 우한 시민은 물론 우한을 들른 타지인들이 앞다퉈 로보택시에 탑승해 보는 등, 로보택시는 지역의 명물로 떠올랐다. 게다가 우한 로보택시는 글로벌 토픽이 되어 전 세계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바이두는 베이징자동차 산하 전기차 브랜드인 아크폭스와 공동으로 로보택시를 제작했다. [우한=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의외로 높은 만족감과 기대감

실제로 기자가 지난 9월 우한에서 직접 타본 바이두 로보택시는 의외로 훌륭했다. 뤄보콰이파오는 운전기사도 안전 요원도 없었지만 기자를 승차 장소에서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데려다줬다. 

차량 호출 앱으로 로보택시를 호출했고, 잠시 대기하자 로보택시가 도착했다. 뒷문 터치패드에 차량 호출자의 핸드폰 번호 끝 네 자리 수를 입력하자 문이 열렸다. 탑승하고 문을 닫은 후 뒷좌석 터치패드 모니터에 떠 있는 출발 표시를 터치하자 차량은 출발했다. 뒷좌석 모니터에는 로보택시 주변의 차량과 자전거, 사람까지 인식해 보여줬고, 승객으로 하여금 안정감을 들게 했다.

로보택시는 자체적으로 차선을 변경해 좌회전을 하고 우회전을 했다. 갑자기 차량이 끼어들면 속도를 자연스럽게 줄였다. 목적지에 도착해 하차해 문을 닫자 차량은 다음 목적지로 향했다. 5km를 주행했고, 놀라우면서도 썩 괜찮은 주행 경험이었다.

로보택시는 그 자체로 훌륭한 기술 진보 경험을 선사했다. 다만 몇 가지 아쉬운 점이 느껴졌다. 우선 차선 변경이 답답했다. 로보택시는 깜박이를 켠 채 상당한 간격이 확보되어야만 차선을 변경했다. '사람이 운전했으면 이미 차선을 변경했을 텐데' 하는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뒷차들 역시 답답했을 것이다.

특히 우한에서 만난 시민들은 차선이 좁아지는 병목에서는 로보택시의 효율이 무척 떨어진다고 설명한다. 병목에서의 로보택시 지체로 인해 전체 교통에 지장이 생긴다는 것이다.

차량 승하차로 붐비는 곳에서의 대처 능력도 떨어진다는 것이 우한 시민들의 설명이다. 교통량이 많은 학교나 전철역, 기차역 등지에서는 지정된 하차 장소에서 로보택시는 공간이 나올 때까지 비상등을 켜고 도로에서 대기한다. 인간이 운전하는 것보다 유연성이나 대처 능력이 부족한 셈이다. 주변 교통 상황을 악화시킨다는 여론이 일자 우한시는 우한 기차역에서의 뤄보콰이파오의 운행을 금지시켰다.

뒷좌석 모니터를 통해 출발 지시를 하며, 차량 주변 교통 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 [우한=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아직은 초보 운전 수준, 사람이 운전하는 게 더 낫다"

로보택시는 앞에 화물차나 탑차가 있으면 그냥 따라간다. 일반인이 운전했다면 얼마든지 추월했을 것이다.

교통신호에 대한 대응도 빠르지 않았다. 신호등이 노란불로 바뀔 것을 예상해 먼저 멈췄으며, 초록불로 바뀌면 서서히 주행을 시작했다. 돌발 상황에서 로보택시가 신속하고 정확하게 반응할 수 있을까라는 불안감도 들었다.

우한의 로보택시는 전 구간에서 시속 40~50km의 속도를 유지한다고 한다. 고속 주행이 가능한 도로에서도 시속 60km를 넘지 않는다. 차량이 혼잡하면 20km로 주행한다. 30분 걸릴 거리를 로보택시를 타면 45분이 소요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지의 시민들은 로보택시를 타고 있으면, 이제 막 운전면허증을 딴 초보 운전자에게 운전을 맡긴 것처럼, 괜히 마음이 조마조마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때문에 웬만하면 로보택시 이용을 주저한다는 우한 시민들의 반응이다.

◆ 세계 최초의 레벨 4 로보택시

바이두의 로보택시는 SAE(자동차공학회) 기준으로 4단계(레벨 4) 자율주행 기술이 적용됐다. SAE가 정의한 자율주행의 4단계는 '고도 자동화(High Automation)' 단계다.

3단계에서는 차량이 주행 작업을 수행하더라도, 운전자가 시스템의 요청에 따라 일정한 상황에서 즉각 개입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지만, 4단계에서는 시스템이 비상 상황을 포함한 대부분의 상황에서 운전자의 개입 없이 대응한다.

4단계는 지리적 또한 환경적 제한 내에서 자율주행이 가능하다. 지정된 구역을 벗어나면 운전자가 개입해야 한다. 가장 높은 단계인 5단계는 모든 환경과 도로 조건에서 자율주행이 가능하다.

바이두의 로보택시는 자율주행의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그와 함께 기술적인 한계도 드러냈다. 4단계 자율주행으로는 일반 승객들의 수요를 100% 만족시킬 수 없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는 바이두 역시 인정하고 있다. 리옌훙(李彥宏) 바이두 회장은 지난 8월 실적 발표에서 "뤄보콰이파오가 규모를 확대해 나가는 것은 분명히 점진적인 과정이 될 것이며, 몇 년에 걸친 긴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발언했다.

로보택시는 운전자와 보조 안전요원 없이 자체적으로 주행한다. [우한=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기술적 한계, 사회적 합의도 넘어야 할 산

바이두에 따르면 2024년 상반기 로보택시 운행 건수는 월평균 28만 7500건이었다. 이는 전년 대비 26% 증가한 수치다. 2023년 상반기에는 월평균 22만 9000건으로 전년 대비 184% 증가했다. 운행 건수 증가율이 상당히 둔화하고 있는 셈이다.

7월 28일 누적 운행 건수는 700만 건을 기록했다. 이는 4월 19일 기준 600만 건을 3개월 만에 넘어선 것이다. 앞서 2년 전인 2022년 7월에 처음으로 100만 건을 돌파한 바 있다. 800만 건을 돌파했다는 소식은 아직 나오고 있지 않다.

택시기사 일자리와 관련된 사회적 합의도 로보택시가 넘어야 할 과제다. 현재 우한에서 운행 중인 로보택시는 400대다. 이는 우한의 택시 운행 대수의 1%에 해당한다.

우한에서는 지난여름부터 택시 기사들이 운송 당국에 해당 서비스 사용 제한을 청원하고 있다. 청원의 이유는 '로보택시가 교통 지체를 유발한다'는 것과 '로보택시가 서민 일자리를 위협하고 있다'는 등 크게 두 가지다.

로보택시의 교통 지체 유발은 기술적인 발전을 통해 완화시킬 수 있다. 하지만 일자리 위협 문제는 사회적인 합의가 필요하다. 아무리 좋은 기술이라도 시민이 반대하면 도입이 늦춰질 수밖에 없다.

승객이 하차한 후 로보택시는 아무도 탑승하지 않은 채로 다음 손님을 태우기 위해 출발했다. [우한=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84조 원 시장 성장 전망, 테슬라도 진출 채비

중국 내에서는 현재 로보택시에 대한 관심이 다소 시들해진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로보택시 산업의 비전이 꺾인 것은 결코 아니다.

글로벌 금융기관인 제프리스는 지난 8월 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로보택시 시장 규모가 2030년이면 630억 달러(84조 원)로 급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기업들의 기술 상용화 노력과 치열한 선점 경쟁, 정부 차원의 정책적 지원이 모두 중국 로보택시 시장 성장에 기여하는 요인으로 꼽았다.

현재 바이두는 6세대 자율주행차 RT6를 개발 중이다. 이 차종은 이미 완전 무인 주행 테스트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바이두는 올해 내 우한에 RT6를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내년에는 서비스 도시를 65곳으로 증가시키고, 2030년에는 100곳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중국 내에는 바이두를 필두로 위라이드, 포니ai 등 로보택시 전문 스타트업이 시장에 진출해 있다. 이에 더해 테슬라 역시 중국 로보택시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중국은 로보택시 실험이 전 세계에서 가장 빨리 진행되고 있는데다, 향후 치열한 시장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때문에 중국이 전 세계 로보택시를 주도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ys174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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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의 깊어가는 '당권 고민' [서울=뉴스핌]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 당권 도전을 놓고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당초 한 전 대표의 출마에 무게가 실렸으나 최근 '친한(친한동훈)'계 측근들 다수가 출마를 만류하고 있어서다. 출마 땐 승산이 있지만 당내 다수파인 구 '친윤(친윤석열)'계의 벽에 가로막혀 당 쇄신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대선 참패에도 구 주류는 건재하다. 원하는 후보를 쉽게 원내 사령탑으로 만들었고, 당 개혁안을 다수의 힘으로 저지하고 있다. 원내대표 선거에서 친한계와 쇄신파가 밀었던 김성원 의원이 친윤계의 지원을 받은 송언석 의원에게 완패했다. 30대 60으로 사실상 게임이 되지 않았다. 구 주류가 지배하는 당의 세력 분포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제시한 개혁안은 이들의 반대로 표류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기자단 = 국민의힘 대선경선에서 탈락한 한동훈 후보가 3일 오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5차 전당대회에서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2024.05.03 photo@newspim.com 이런 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어렵사리 당 대표 자리에 오른다 해도 이들이 비토할 가능성이 높다. 영남 중심의 다수파인 이들이 반대하면 사실상 할 수 있는 게 없다. 전당대회에서 63%라는 압도적 지지로 당선됐다가 이들에 의해 쫓겨난 전철을 밟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한 전 대표의 출마를 강력히 주장했던 측근들조차 신중론으로 입장을 선회한 배경이다. 물론 한 전 대표가 어떤 결정을 할지는 알 수 없다. 측근들 다수가 반대해도 본인이 출마를 결심할수도 있기 때문이다. 출마 가능성은 여전히 반반이라고 보는 게 맞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19일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서 "한동훈 전 대표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안 나온다고 하다가 나올 것"이라며 "한동훈 전 대표가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할 것이고, 결국 당 대표로 선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의원은 지난 대선 경선에서 한 전 대표가 패배한 것에 대해 "누군가는 '한동훈 비토가 세기 때문에 최종 결선 투표에서 진 게 아니냐' 이렇게 얘기하지만 그때 실제로 한덕수 총리에 대한 지지세라는 게 있었다"면서 "그런 분들이 아무래도 단일화나 이런 것에 임할 것으로 예상되는 김문수 후보한테 갔던 것"이라고 봤다. 이 의원은 나경원 의원과 안철수 의원의 출마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한 전 대표가 김문수 후보와 일대일로 만약에 붙는다고 봐도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친한계 기류는 출마 만류 쪽이다. 원내대표 선거 완패가 결정적 계기였다. 당 개혁안 표류도 한몫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설령 대표가 돼도 현실적으로 당 쇄신은 요원하다고 본 것이다. 친한계인 정성국 의원은 18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우리 당이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의 개혁안을 받아들이는 태도를 보인다든지, 또는 원내대표 선거에서 송언석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치열한 접전이 있었다든지 이런 식으로 당의 변화가 느껴지는 상황에서 한동훈이 등판하면 '우리가 새로운 미래를 열 수 있다'는 기대감을 줄 수 있다"며 "지금 당내 분위기가 아직까지 많이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느낌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한 전 대표가 만약 출마를 한다면 가능성은 충분히 제일 높다고 본다"면서도 "지금 굉장히 복잡해졌다. 의견들이 5대 5라고 봤는데, 요즘은 주변에서 '출마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정 의원은 "그러다 보니 한 전 대표가 나와서 이런 당을 이끌어가는 것이 얼마나 힘들까"라며 "저항하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역시 친한계 핵심인 신지호 전 사무부총장도 이날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저는 개인적으로 이번 전당대회에 출전하는 것은 좀 신중해야 된다는 의견"이라며 "기회가 있을 때마다 매번 출전할 수는 없다. 현실은 그렇다"고 했다. 그는 "친한동훈 그룹 내에서는 신중파가 더 많은 것 같다"고 했다. 그는 "한동훈이라는 존재는 보수 재건의 최강병기인 동시에 최종병기, 마지막 보루"라며 "한동훈이 무너지면 보수 혁신, 보수 재건은 거의 물 건너간다. 그러니까 소중한 만큼 아껴 써야 한다"고 했다. 친한계 인사 중 강력한 출마론자였던 김종혁 전 최고위원도 신중론으로 돌아섰다. 김 전 최고위원은 20일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당의 최대 위기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출마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었지만 최근 원내대표 선거와 당 개혁안 표류 등을 보면서 자괴감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한 전 대표가 대표가 돼도 구 친윤계의 반대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며 "출마를 권유하는 게 맞는지 고민스럽다"고 했다. 한 전 대표의 고민이 깊어간다. 한 전 대표는 출마 쪽에 무게를 싣고 조직 확산 작업 등을 해왔으나 측근 그룹의 만류와 쇄신과는 거리가 먼 당 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출마냐, 포기냐의 기로에 선 한 전 대표가 어떤 결정을 할지 주목된다.    leejc@newspim.com 2025-06-20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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