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서영 기자 = 공장 화재로 32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리튬전지 제조업체인 아리셀의 대표이사와 총괄본부장이 재판에 넘겨졌다.
수원지검 전담수사팀(팀장 안병수 2차장검사)은 24일 아리셀 대표이사 A씨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 등으로, 본부장 B씨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 등으로 각각 구속 기소했다.
[수원=뉴스핌] 정일구 기자 = 공장 화재로 23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경기 화성시 일차전지 업체 아리셀의 박순관 대표가 28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남부경찰서 유치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2024.08.27 mironj19@newspim.com |
검찰은 사고에 책임이 있는 회사 상무 등 관계자 6명과 4개 법인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A씨가 대표이사로서 유해‧위험요인 점검을 미이행하는 등 안전보건확보의무를 위반했다고 보고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B씨의 경우 전지 보관‧관리 및 화재 대비 안전관리 상 안전조치의무를 위반한 혐의를 받는다.
또 이들은 무허가 파견업체를 운영하는 C씨로부터 전지 제조공정에 근로자 320명을 파견 받은 혐의도 있다. 이들은 파견근로자의 손가락 절단 사고가 발생했을 당시 서로 공모하는 등 산재 발생 사실을 은폐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검찰은 B씨가 국방부 납품용 전지의 불량을 숨기기 위해 국방기술품질원의 품질 검사에 제출한 수검용 전지를 바꿔치기 하는 등 위계로 품질검사 업무를 방해하고, 관할관청 허가 없이 방화구획을 위한 벽을 임의로 해체했다고 보고 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아리셀 산재 피해 가족협의회가 27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마치고 행진을 하고 있다. 2024.07.27 leehs@newspim.com |
검찰은 이번 사건이 ▲근로자 생명과 안전보다 이윤을 더 앞세운 경영방식 ▲안전관리체계를 갖추지 않은 극도의 안전불감증 ▲불법파견을 통한 위험의 외주화 ▲기술력 부족을 감추기 위한 품질검사 결과 조작 등에서 비롯된 참사라고 설명했다.
이번 수사는 경찰·노동청과 협동 수사로 진행됐다.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등은 노동청, 업무상과실치사상은 경찰로 수사권이 분리되어 있기 때문에 압수수색‧구속 과정에서 조율이 필요했다.
검찰은 신속한 초동수사로 다수의 증거를 확보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수사초기 당시 경찰 123명, 노동청 27명 등 대규모 수사 인력이 투입됐고, 그 결과 사고 발생 이틀 만에 전격적으로 합동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수사 과정에서 배터리·산업안전 분야의 전문검사도 투입됐다. 이를 통해 구속 전 피의자심문 당시 전지의 폭발 위험성, 화재 확산 가능성, 인과관계 등에 대해 설득력 있게 소명할 수 있었다고 검찰은 강조했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팀 검사들이 공판팀을 구성하여 재판과정에서 피고인들에게 책임에 상응하는 형이 선고되도록 면밀하게 공소유지하겠다"며 "안전보건확보 의무를 불이행한 경영책임자,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하여 주의의무를 다하지 아니한 회사 관계자, 파견근로자들을 위험한 환경으로 내몬 관련 사업주들을 엄정하게 단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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