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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M] 체중감량약도 파는 원격의료 힘스앤드허스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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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마글루타이드 합성의약품 월 199달러 판매
일라이 릴리의 저가 비만약 출시로 주가 하락
노보 노디스크 공급 문제 해결 시 타격 우려

이 기사는 9월 2일 오후 4시51분 '해외 주식 투자의 도우미' GAM(Global Asset Management)에 출고된 프리미엄 기사입니다. GAM에서 회원 가입을 하면 9000여 해외 종목의 프리미엄 기사를 보실 수 있습니다.

<체중감량약도 파는 원격의료 힘스앤드허스 ①>에서 이어짐

[서울=뉴스핌] 김현영 기자 = 원격의료 상담 플랫폼을 운영하는 힘스 앤드 허스 헬스(종목코드: HIMS)는 세계적인 비만 치료제 열풍 속에서 지난 5월 글로벌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NVO)의 비만약 위고비를 대체할 수 있는 세마글루타이드 복합성분 합성의약품 '컴파운드 세마글루타이드'를 월 199달러라는 매우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기 시작하면서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미국 규제 당국은 공급부족 의약품의 유통이 제한되는 기간에는 공식적인 허가 절차를 밟지 않은 복합성분 합성의약품의 제조를 한시적으로 허용한다. 구독자 수가 200만명이 채 안 되는 업체가 일반회계원칙(GAAP) 기준으로 수익성을 달성한 데다가 브랜드 대비 저렴한 체중 관리 약품 제공에 따라 매출 성장이 가속화할 것이란 관측 속에 주식 매수세가 강화되면서 힘스 앤드 허스 헬스 주가는 지난 6월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하지만 힘스 앤드 허스의 합성의약품 사업에는 위험이 따른다. 현재로서는 노보 노디스크가 폭발적 수요를 감당하지 못해 규제 당국이 합성의약품의 제조 및 유통을 허용하고 있지만 공급 부족 문제가 해결되면 해당 합성의약품 사업은 물거품이 될 수 있다. 업체의 수익성 개선을 확인한 경쟁사들이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노보 노디스크의 당뇨병 치료제 오젬픽 [사진=블룸버그]

노보 노디스크가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계열 약물에 대한 수요 폭증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는 만큼 세계 최고 제약사 중 하나인 노보 노디스크가 공급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라는 관측은 힘스 앤드 허스의 주가가 앞으로 더 빠질 수 있다는 전망을 지지한다. 컴파운드 세마글루타이드 판매에 힘입어 힘스 앤드 허스 헬스의 성장 가속화를 기대한 투자자들이 실망하면서 발을 빼면 주가가 현재 수준에서 좀 더 하락할 수 있어서다.

올해 힘스 앤드 허스 헬스가 순익을 보고하면서 크고 작은 경쟁자들이 이 시장에 추가 유입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힘스 앤드 허스 사업의 단점은 강력한 해자(moat)가 없다는 것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원격의료 분야에는 진입 장벽이 상당히 낮은 만큼 경쟁업체들이 늘면 수익 마진을 확대하는 게 투자자들이 예상하는 것보다 더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한다.

반면 개인 맞춤형 의약품 처방으로 경쟁사와 차별화하고 있다는 건 장점으로 꼽힌다. 2분기 말 기준 힘스 앤드 허스 전체 구독자의 40% 이상이 개인 맞춤형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으며, 회사는 연말까지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는 구독자가 1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다.

힘스 앤드 허스의 주가는 지난 6월 18일 25.74달러까지 올라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뒤 현재 14.73달러(8월 30일 종가)까지 밀린 상태다. 시가총액이 32억달러인 힘스 앤드 허스의 주가는 최근 1개월 사이 16.21%, 최근 3개월 사이 24.15% 각각 하락했다. 최근 주가 하락은 일라이 릴리발 충격 영향이 컸다.

지난 8월 27일 미국 제약사 일라이 릴리(LLY)는 자사의 GLP-1 계열 비만 치료제 젭바운드를 의료보험 적용을 받지 않는 경우 절반 이상 저렴한 가격에 출시한다고 밝혔다. 의료보험 미적용 젭바운드의 월간 투약 비용은 용량에 따라 1회당 2.5㎎ 기준 399달러, 1회당 5㎎ 기준 549달러로, 보험 적용 전 한달 치 비용인 약 1000달러에서 대폭 낮아졌다.

이에 따라 GLP-1 계열의 합성의약품을 판매하는 힘스 앤드 허스 헬스 등 컴파운더(합성의약품 제조업체)의 매출이 타격을 입을 것이란 우려가 커지면서 주가도 하락했다. 발표 당일인 27일 힘스 앤드 허스의 종가는 14.84달러로 전일 종가인 16.05달러에서 7.54% 밀렸고, 최근 5거래일간 주가는 11.95% 빠졌다.

현재 GLP-1 계열 비만 치료제를 투약하는 미국인은 3000만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패트릭 존슨 일라이 릴리 집행부사장은 저렴한 젭바운드는 메디케어(미국의 고령자 의료보험)나 비만치료를 보장 범위에 두지 않은 직장의료보험 가입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일라이 릴리의 젭바운드를 주사하는 환자 [사진=블룸버그]

시장 전문가들은 일라이 릴리의 할인 정책을 힘스 앤드 허스와 같은 오프브랜드(off-brand) GLP-1 합성의약품을 제조하거나 판매하는 업체를 압박하기 위한 견제 움직임으로 보고 있다. 씨티그룹은 이러한 움직임이 GLP-1 계열의 합성의약품을 중심으로 새로운 체중 감량 프로그램을 출시한 힘스 앤드 허스와 같은 경쟁사로부터 시장 점유율을 빼앗을 것이라고 본다. 당장 큰 타격을 입지는 않겠지만, 이러한 유형의 경쟁이 패턴화된다면 성장주인 업체에 중대한 리스크가 될 거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27일 일라이 릴리가 일회용 젭바운드 바이알 출시를 발표한 후 씨티의 다니엘 그로스라이트('중립' 투자의견, 목표주가 20달러 제시) 애널리스트는 "GLP-1 컴파운더에 대한 획기적 조치"라고 진단했다. 일라이 릴리는 안전하지 않거나 검증되지 않은 모조품으로부터 환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저렴한 젭바운드 제품을 출시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로스라이트는 일라이 릴리의 행보가 힘스 앤드 허스의 GLP-1 제품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지만 "일라이 릴리는 브랜드 의약품의 확실한 효과를 원하고 더 낮은 가격으로 여러 달에 걸쳐 주문하고 싶지 않은 환자들에게 매력적인 제품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일라이 릴리가 제시한 저렴한 젭바운드 가격 책정에는 처방전을 받기 위한 의사 방문 비용이 포함돼 있지 않은 반면, 힘스 앤드 허스가 제시하는 컴파운드 세마글루타이드 가격에는 이 비용이 포함돼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가격 책정이 좀 더 유연하고 공급이 확실한 만큼 환자들이 합성의약품보다 브랜드 티르제파티드(젭바운드의 주요 성분)를 선택할 가능성이 큰 만큼 일라이 릴리의 신제품이 합성의약품 업체들의 시장 점유율을 빼앗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강세론자들은 힘스 앤드 허스가 컴파운드 세마글루타이드 판매를 시작하기 전인 1분기에 이미 수익성을 달성했다는 점에 주목하며 체중 관리용 합성의약품 이외 사업의 성장성을 강조한다. 체중관리 치료제를 판매하면서 2분기 순이익이 1330만달러로 증가한 것처럼 보이지만, 해당 비만 치료제 판매는 전체 매출의 약 4%에 불과했다고 지적한다. 업체의 2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52% 늘어나는 강력한 성장세를 보였다.

힘스 베스트 셀러 [사진=힘스 앤드 허스 헬스 홈페이지 갈무리]

미국의 원격의료 서비스는 감기처럼 가벼운 질환에 대한 진찰 및 약 처방을 위한 1차 진료(Primary care)에서 점차 진화해 질병 예방과 진단, 만성질환 관리로 그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미국의 광대한 국토와 도심 외 지역의 낮은 의료 접근성 때문에 원격의료에 대한 적극적인 채택이 이뤄지고 수요가 증대했다. 최근 몇 년간 급속한 통신 기술 발전과 스마트폰 보급률 증가도 미국 헬스케어 시장에서 원격의료 보편화에 한몫했다.

게다가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시간·장소에 구애받지 않아 대면 진료에 비해 편의성과 효율성이 월등히 높은 원격의료의 인기가 높아졌다. 미 정부는 2020년 3월 미 식품의약국(FDA)을 통해 '비침습적 원격 모니터링 장치에 대한 시행 정책'을 발표하며 원격의료에 대한 규제를 완화했고, 이는 원격의료의 편의성을 체험한 상당수 미국인이 팬데믹 이후에도 원격의료 서비스를 이용하는 계기가 됐다.

원격의료 부문에서 힘스 앤드 허스의 주가 흐름이 비교적 선방한 데는 오프라인에서 대면 진료를 받고 처방약을 타기에는 민망한 성기능 개선 제품 등 틈새시장에 공을 들였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실제로 힘스 플랫폼에서 가장 잘 팔리는 의약품 중 하나가 발기부전과 조루 치료제 비아그라의 제네릭 약품이다.

전 세계적인 웰니스 열풍 속에 여성들을 위한 피부 관리 원격의료도 인기다. 허스의 고객들은 피부과를 직접 방문하는 불편함과 고가의 치료 부담 없이 여드름, 잔주름, 잡티, 피부톤 개선 등을 위한 처방약을 살 수 있고,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맞춤형 스킨케어 추천을 받을 수 있다. 이러한 개인 맞춤형 솔루션은 고객의 충성도를 높이는 요인이다.

코이핀 집계에 따르면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회사의 매출이 2024년 13억9000만달러로 59.31% 늘고, 2025년 18억9000만달러로 36.22%, 2026년 22억8000만달러로 20.68% 각각 증가할 것으로 추정한다. 이 기간 주당순이익(EPS)은 0.57달러, 0.81달러, 0.93달러로, 각각 전년 대비 155.34%, 40.77%, 14.48% 증가가 점쳐졌다.

내년 예상 순이익 대비 22.2배(PER, 포워드)로 거래되는 힘스 앤드 허스 주식은 매출 성장률과 매출총이익률(약 80%) 등을 고려할 때 밸류에이션이 상당히 매력적이다. 구독 사업인 만큼 매출도 반복적으로 발생한다. 이러한 유형의 고마진, 반복 매출 사업 모델은 통상 프리미엄 시장 평가를 받기 마련이지만 힘스 앤드 허스는 예상 매출의 1.8배에 거래되고 있다.

현재 월가에서는 힘스 앤드 허스에 '완만한 매수'(팁랭크스 기준) 컨센서스가 형성돼 있다. 최근 3개월간 12개 투자은행(IB) 가운데 8곳이 '보유', 4곳이 '매수' 투자의견을 냈다. 이들이 제시한 향후 12개월 목표주가 평균은 21.45달러로, 현재 수준에서 45.62% 상승할 가능성을 나타낸다. 월가 최고 목표주가는 28달러, 최저 목표주가는 13달러다.

kimhyun01@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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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성과급 400%+1270만원' 잠정합의 [서울=뉴스핌] 이찬우 기자 = 현대자동차 노사가 장기간 이어진 교섭과 파업 끝에 올해 임금교섭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노사는 피지컬 인공지능(AI)과 로보틱스 등 미래 기술 도입에 공동 대응하고, 2028년까지 기술직 500명을 신규 채용하기로 했다. 현대자동차 노사 관계자들이 지난 6월 18일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2025년 임금 및 단체협상 교섭 상견례를 했다. [사진=현대차] 현대차 노사는 25일 울산공장 본관 동행룸에서 열린 16차 교섭에서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고 밝혔다. 최영일 현대차 대표이사와 이종철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자동차지부장 등 노사 교섭대표가 참석했다. 상견례 이후 111일 만이다. 올해 교섭은 7월 이후 노조가 파업에 돌입하면서 장기간 진통을 겪었다. 파업에 따른 차량 생산 차질과 직원 임금 손실이 발생했고, 부품 협력사의 경영 부담도 커졌다. 노사는 추가 피해를 막고 하반기 생산과 신차 출시 일정을 정상화해야 한다는 데 공감해 잠정합의에 이르렀다. 파업 여파를 조속히 수습하고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응하는 데도 힘을 모으기로 했다. 이번 합의에는 임금과 근로조건뿐 아니라 미래 산업 전환에 관한 내용도 포함됐다. 노사는 피지컬 AI와 로보틱스 등 미래 기술 도입이 기업 경쟁력 확보에 필요하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이에 따라 회사는 신사업과 신기술 추진 경과를 노조와 투명하게 공유하고, 노사는 미래 산업 전환 과정에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변화 대응력과 생산성, 제조 경쟁력 향상을 위한 제도 개선 방안도 논의한다. 기술직 신규 채용도 진행한다. 노사는 2027년 하반기 핵심 직무를 중심으로 기술직 200명을 채용하고, 2028년에는 300명을 추가로 뽑기로 했다. 현대차는 국내 공장 재편에 따라 기존 1공장과 42라인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른 대규모 인력 배치 전환이 예정돼 있지만, 노사는 고용 창출이라는 사회적 책임을 고려해 신규 채용에 합의했다. 임금과 성과급은 기본급 10만원 인상과 경영성과금 400%+1270만원, 현대차 주식 15주, 해시포인트 50만원 지급 등으로 구성됐다. 기본급 인상분에는 호봉승급분이 포함됐다. 현대차 관계자는 "장기간의 교섭 진통과 파업으로 주주와 고객, 부품 협력사 등 이해관계자들에게 심려를 끼쳐 송구하다"며 "하반기 생산과 신차 출시에 총력을 다해 고객 성원에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chanw@newspim.com 2026-08-25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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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 희소성 쇼크 몰려온다 *자금 풍요의 시대가 저물고 자금쟁탈의 시대가 도래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 자금을 공급하던 주체들의 돈줄기는 저마다의 사정으로 가늘어지고 있다. 그 반대편에선 천문학적 부채를 안고 있는 주요국 정부들의 재정 차입 수요와 인공지능(AI) 기술혁명의 물결에 올라타려는 기업들의 투자 붐으로, 민·관의 자금조달이 봇물을 이룬다. 인플레이션 유령을 떨치지 못한 중앙은행들은 참전을 꺼리고 있다. 다음 ①~⑤편에서는 '과잉저축 시대'의 종언과 '대(大)차입 시대로 전환'을 불러온 동인과 이것이 자산시장에 갖는 함의를 짚어본다. ⑥~⑨편은 미래 매출과 수익을 담보로 자금조달 각축전을 벌이는 AI업계의 최근 동향과 이들의 부채 폭식이 초래할 금융 측면의 위험, 그 위험 너머의 기회를 살피기로 한다. [서울=뉴스핌] 황숙혜 기자 = 저축 과잉(Saving Glut)의 시대가 막을 내리고 자본 희소성(Capital Scarcity)의 시대가 본격화됐다. 골드만 삭스를 포함한 월가의 공룡 투자은행(IB)은 기업부터 정부까지 자금 수요가 폭증하는 반면 돈줄이 말라 들어가면서 기간 프리미엄의 구조적 상승과 채권 자경단의 빈번한 출몰이 뉴 노멀로 자리잡기 시작했다는 데 한 목소리를 낸다. 중국의 과잉 저축과 IT 대기업의 자금력, 여기에 일본의 초저금리가 미국 정부의 국채 발행 물량을 흡수하면서 금리를 누르고 자산시장의 버블을 부추겼던 패턴이 깨졌다는 얘기다. 무위험 자산으로 통했던 미국 국채의 리스크 프리미엄이 상승하면서 자본 효율성이 낮은 기업이나 부채 규모가 큰 정부가 시장의 냉정한 심판에 직면하게 됐고, 저금리를 지렛대 삼은 자산 버블을 뒤로 하고 높은 레벨의 자본 비용을 전제로 한 새로운 투자 방정식이 자리잡고 있다는 데 월가 구루는 공감대를 형성한다. 골드만 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인공지능(AI) 레버리지 청산과 미 국채 금리 급등, 호르무즈 해협 분쟁 등 2026년 여름 글로벌 금융시장을 흔든 세 가지 변수가 일회성 악재로 보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지난 20여년간 지속된 과잉 저축 시대가 끝나고 자본 희소성의 시대가 열렸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경고음이라는 얘기다. AI 레버리지 투자로 고수익률을 올렸던 헤지펀드가 7월 반도체 지수 폭락으로 160억달러 규모의 포지션을 시타델(Citadel)에 전량 매각한 사실이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6차례 금리 인하에도 30년물 국채 수익률이 5.27%까지 뛴 점, 그리고 미국-이란 갈등으로 국제 유가가 급등락을 반복하는 가운데 미국 전략석유비축(SPR) 규모가 40년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은 20년간 저금리를 떠받쳤던 대전제가 무너진 데 따른 결과라는 얘기다. 저축 과잉 시대 종료와 자본 희소성 시대 개막 [AI 일러스트=황숙혜 기자] 해외 중앙은행의 미국 국채 보유 비중이 34% 선에서 24% 아래로 떨어진 것은 자금 공급의 축소를 의미하고, 연간 8000억달러 이상 AI 인프라 구축과 리쇼어링, 각국 방위비 증액, 여기에 국채 만기 도래에 따른 차환 수요까지 자금 수요는 폭발적이다. 자금시장의 수급 불균형으로 인해 자본의 가격에 해당하는 실질 금리, 즉 기간 프리미엄이 구조적인 상승세로 고착화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골드만 삭스는 경고한다. 뿐만 아니라 주식시장과 국채시장, 원유시장의 유동성이 동시에 막히는 이른바 '유동성 트리플 킬(Liquidity Triple-Kill)로 인해 변동성 상승이 일상화되는 '고변동성 사이클(High Volatility Cycle)에 진입했다고 보고서는 판단한다. 골드만 삭스가 제시한 '유동성 트리플 킬'은 주식과 채권, 원유를 포함한 실물 자산 시장의 유동성이 한 시점에 동시에 막히면서 서로 악순환을 일으키는 유동성 경색을 의미한다. 실제로 높은 레버리지를 일으켜 AI 테마에 베팅했던 헤지펀드가 지수 폭락으로 담보 부족에 시달리게 되자 무차별 매도를 강행, 주가 하락과 강제 청산, 추가 급락의 악순환을 일으켰다. 채권시장에서는 미국 정부가 연간 1조달러를 웃도는 이자 비용과 재정 적자를 메우기 위해 매달 천문학적인 규모의 국채를 발행하지만 해외 중앙은행과 연기금의 매수는 위축되는 실정이다. 미 재무부가 시장에서 막대한 현금을 흡수하면서 빅테크를 포함한 기업들 자금줄이 바닥을 드러냈고, 장기물을 중심으로 금리 역주행이 벌어졌다. 설상가상, 호르무즈 해협 차단으로 유가 폭등과 인플레이션을 막아주던 미국 전략비축유가 40년래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유가 변동성을 완충해 줄 실물 유동성 버퍼도 거의 소멸했다. 골드만 삭스는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4% 아래로 복귀할 수 있을지 여부는 연준의 손을 벗어난 문제라고 주장한다. 원유시장만 보더라도 호르무즈 해협 리스크 프리미엄이 일회성 충격에서 지속적인 할인 요인으로 전환했고, 원유 변동성지수(OVX)와 뉴욕증시의 공포지수(VIX) 간의 거대한 격차가 단기간에 줄어들기 어렵다는 얘기다. 2026년 여름을 기점으로 금융시장이 마침내 자본 희소성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에 프리미엄을 지불하기 시작했고, AI 레버리지 청산과 미 국채 금리 급등, 호르무즈 분쟁이라는 세 가지 힘은 거대한 서사의 세 가지 단면일 뿐 이면에 깔린 구조적 동인들은 이제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했다고 골드만 삭스는 강조한다. 미국 30년물 국채 수익률 [자료=블룸버그] 저금리와 저물가, 풍부한 유동성이라는 과거의 공식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고, 장기 국채를 중심으로 고금리 고착화와 자본 조달 비용 상승으로 인한 기업 양극화, 채권 자경단의 지배력 강화, 자산시장 변동성의 일상화가 새로운 메커니즘으로 등장했다는 것. 월가의 황제로 통하는 제이미 다이먼 JP 모간 최고경영자(CEO)의 경고도 같은 맥락이다. 그는 지난 5월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월가가 과잉 저축의 시대를 뒤로 하고 자본 희소성의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 [자료=블룸버그] 저축 부족과 대출 수요 폭발로 시장 금리가 예상보다 훨씬 더 높은 수준까지 오를 수 있다는 것. 그는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 정부의 브레이크 없는 국채 발행과 이자 부담, 공급망 재편과 친환경 전환에 들어가는 거대한 인프라 자금, AI 및 국방비 지출 급증 등 세 가지를 '자금 폭식'의 주요인으로 꼽았다. 미국 30년물 국채 수익률이 5.27%까지 오르며 2007년 이후 19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2년물 수익률도 상승 흐름을 지속, 시장이 정부의 재정 적자와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적극 반영하는 가운데 다이먼은 기업 신용 시장에 닥칠 '이중 고통'을 경고했다. 국채시장 뿐 아니라 회사채와 신용시장도 충격을 피하기 어렵다는 것. 국채 금리 상승으로 인해 모든 회사채의 이자율 벤치마크가 올랐고, 기업 부도 위험 재평가로 스프레드가 벌어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막대한 부채를 짊어진 기업들이 만기 연장에 나서면서 과거보다 높은 이자 비용을 감당해야 하기 때문에 기업 신용 리스크가 본격적으로 누적, 차환 대란이 터질 수도 있다고 그는 말한다. 이 밖에 월가의 여러 전문가들도 흡사한 의견을 제시했다. 씨티그룹의 매크로 전략가 짐 맥코믹은 보고서에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확산되면서 채권 트레이더들이 30년물 수익률의 핵심 목표치로 5.5%를 겨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TS 롬바드의 스티븐 블리츠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에서 "미국 10년물 수익률이 6%까지 치솟을 수 있다"며 "국채 장기 약세장이 이제 시작"이라고 경고했다. 재정 적자와 인플레이션, 그리고 차환 압박이 누적되는 가운데 고금리 장기화(higher for longer)가 고착되면서 채권과 신용시장이 앞으로 보다 가혹한 시험대를 직면하게 될 가능성에 월가는 무게를 둔다. 시장 전문가들은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이 종료되고 자본 희소성과 고금리가 정착되는 새로운 국면에서는 과거처럼 연준의 금리 인하만 바라보고 주가 밸류에이션이 상승하기는 어렵다고 말한다. AI 레버리지 청산에서 보듯 악재가 터지거나 유동성 경색이 발생할 때 시장을 받쳐줄 '무제한 자금'이 실종됐고, 증시 전반의 변동성 상승과 재무 건전성에 따른 기업들의 극단적 양극화가 벌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기대와 소문에 기대 오르는 주식보다 잉여현금흐름(FCF)과 실적이 우량한 종목으로 투자 영역을 좁히고, 인컴 및 현금성 자산의 비중을 늘리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shhwang@newspim.com 2026-08-25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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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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