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공업 노조, 28일 오후 부분파업...조선노연도 동반파업
글로벌 조선업, 2008년 이후 최대 호황기 진입 초입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국내 조선사들이 노조 리스크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10년 이상 긴 불황의 터널에서 벗어나 '슈퍼 사이클' 진입을 앞둔 상황에서 자칫 노조의 파업으로 납기 지연 사태나 이에 따른 대외 신인도 하락이 현실화될 수 있어서다.
27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오는 28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3시간 부분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노조는 전체 조합원 중 65%가 넘는 찬성으로 파업권을 확보했으며,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 중지 결정을 통해 합법적인 파업 준비를 마쳤다.
◆ HD현대중공업 노조, 28일 오후 부분파업...조선노연도 동반파업
HD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 22일까지 18차 교섭을 진행했지만, 간극을 줄이지 못한 상태다. 노조는 △기본급 15만9800원 정액인상(호봉승급분 제외) △성과급 산출 기준 변경 △명절비 인상 △정년 연장 △임금피크제 폐기 등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노조는 조합원 보호와 협상력 유지를 위해 '승진거부권'까지 도입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전경 [사진=HD현대중공업] |
주요 조선사 노조 단체인 조선업종노조연대(조선노연)도 같은 날 동반 파업을 예고해둔 상태다. 여기엔 HD현대미포·HD현대삼호·삼성중공업·한화오션·케이조선·HSG성동조선 등 국내 중대형 조선사들이 소속돼 있다.
한화오션 노조는 전체 조합원의 74.8%,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는 78.6%의 동의를 얻어 파업을 결의했다. 한화오션의 경우, 성과급 차원에서의 RSU(양도제한조건부주식) 지급 문제를 두고 노사 간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자 지난달 15일 거제사업장에서 7시간 파업을 벌이기도 했다.
◆ 글로벌 조선업, 2008년 이후 최대 호황기 진입 초입
영국의 해운·조선 시황 분석업체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달 마지막주 신조선가지수는 187.23포인트(p)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대비 10% 오른 수준으로 조선업 최대 호황기인 2008년 9월(191.6p) 수준에 근접했다.
신조선가지수는 1998년 전 세계 선박 건조 가격을 100으로 지수화한 수치다. 최근 신조선가가 상승세를 보이는 데는 글로벌 환경 규제 강화로 친환경 선박 중심의 발주가 증가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등 국내 '빅3' 조선사들은 과거 저가 대형 선박 중심의 출혈 경쟁 대신 고부가 중심의 선별 수주 전략으로 전환하며 장기적인 흑자 기반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그동안 조선업황 악화로 대규모 적자를 내다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실적 회복에 나서기 시작했다. HD현대중공업은 2021년과 2022년 2년 동안 1조원이 넘는 적자를 냈다가 지난해 1786억원의 이익을 내며 흑자 기조로 돌아섰다. 한화오션은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3조원 넘는 적자를 기록했으며 올 상반기 누적 이익 규모는 430억원에 불과하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흑자로 돌아섰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10년 넘는 오랜 불황끝에 최근 일감도 쌓이고 실적도 어느정도 회복하고 있다"며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선주들에 대한 납기 지연 및 글로벌 신인도 하락 등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ta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