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권인도등 청구소송 상고심, 원고 패소 취지로 파기
[서울=뉴스핌] 김기락 기자 = 주식·사채 등의 전자등록에 관한 법률(전자증권법) 시행 이후 코스닥에 상장됐다면 회사가 주식을 새로 발행할 경우 신규전자등록을 신청해야 하고, 주권을 발행하면 안 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이에 따라 주주 역시 회사에 대해 주권의 발행 및 인도를 청구할 수 없다는 것이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의료용 생체재료를 개발·생산하는 벤처기업 감사인 A씨가 B사에 대한 주권인도등 청구소송 상고심을 지난달 25일 열어 A씨 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B사는 2014년 12월 임시주주총회에서 A씨 등 임직원 40명에게 주식매수선택권 부여하면서 행사 기간은 2016년 12월부터 2021년 12월까지로 정했다.
2012년 3월 감사로 취임한 A씨는 B사에 2018년 3월 주식매수선택권을 행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으나, B사는 '2년 이상 재임 요건을 감사 임기 만료로 충족하지 못했다'며 거부했다.
상고심 쟁점은 A씨의 주식매수선택권 인정 여부, 주식의 전자등록제도가 시행된 상황에서 B사에게 주권을 발행해 인도할 의무 인정 여부였다.
대법원 [사진=뉴스핌 DB] |
A씨는 B사의 2015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감사로 재선임돼 2년 이상 감사로 재임했으므로, 벤처기업법 제16조의3 제6항, B사 정관 제10조의3 제7항에서 정한 주식매수선택권 행사요건이 충족됐다고 주장했다.
반면, B사는 해당 주주총회에 대해 "재무제표 승인의 건, 이사 증원의 건, 이사·감사 보수 한도 승인의 건에 관한 결의만 이루어졌을 뿐 원고를 감사로 재선임하는 의안이 상정되지도 않았고, 그에 대한 결의도 이루어진 바가 없다"고 반박했다.
1심과 2심은 A씨 승소로 판결했다. 1심 재판부는 "이 사건 주주총회 당시 주주이던 G는 이 사건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이 사건 주주총회에 참석하였고 당시 A씨에 대한 감사 선임 안건이 상정되어 만장일치로 결의되었다고 진술하였다"고 설명했다.
2심 재판부도 "이 법원에서 교환적으로 변경한 청구에 따라 피고는 원고로부터 5600만원을 지급받은 다음 원고에게 피고 발행의 보통주식 48만2443주를 표창하는 주권을 발행하여 인도하라"며 A씨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은 A씨의 감사 자격을 인정하면서도, 직권으로 A씨가 B사에 대해 주권 발행 및 인도를 구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은 "원심 변론종결일 이전 전자증권법에 따른 주식 전자등록제도가 이미 시행되었고 그 무렵 피고의 주식은 코스닥 시장에 상장되어 있었던 사실을 알 수 있다"며 "피고가 주식을 새로 발행할 경우 앞서 본 것처럼 주식에 대한 신규 전자등록을 신청하여야 하고 주권을 발행해서는 아니되므로, 원고가 주식매수선택권을 행사하더라도 피고에게 주권의 발행 및 인도를 구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대법은 "원심의 판단에는 전자증권법 시행 이후의 주식 발행과 전자등록 및 전자등록주식의 양도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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