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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이제 반도체 공장은 누가 돌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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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적 인력난에 시름...정부가 나설 때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반도체 업계가 인공지능(AI)발 슈퍼사이클을 맞이했지만 만성적 인력난에 시름하고 있다. 반도체 설비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지만, 정작 인력을 구하지 못해 공장을 가동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학비 무료, 채용연계 등의 혜택을 제공하면서 주요 대학의 반도체 관련 학과를 지원하고 있지만 이공계 우수 학생들은 의대를 선호한다. 게다가 미국과 중국 등 주요국들의 무차별적인 러브콜로 인재 유출도 심각한 상황이다. 이젠 반도체 인재 육성과 유출 방지를 관리하는 '컨트롤타워'가 필요한 시점이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반도체 인력은 2031년 30만4000명에 달하지만 실제 공급 규모는 5만4000여명 부족할 전망이다. 인력 배출 규모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매년 공급되는 인력이 직업계고 1300명, 전문학사 1400명, 학사 1900명, 석·박사 430명 등 5000여 명에 불과하다. 산업부가 지난해 말 발표한 산업 기술인력수급실태조사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국내 반도체 산업 분야의 기술 부족 인력은 2019년 1579명, 2020년 1621명, 2021년 1752명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김정인 산업부 기자

이공계 학생들의 반도체 학과 기피 현상도 심화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거금을 들여 국내 주요 대학에 반도체 계약학과를 운영하고 있지만, 등록을 포기하는 수험생은 매년 늘어나고 있다. '계약학과'란 대학이 기업과 계약을 맺고 기업이 요구하는 특정 분야를 전공으로 개설한 학과를 뜻하며 졸업 후 취업이 보장된다.

종로학원에 따르면 삼성전자 계약학과인 연세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의 정시 최초합격자 중 미등록 비율은 92.0%에 달했다. 이는 전년 대비(70.0%) 22.0%포인트 늘었다. 올해 모집정원은 25명인데, 정시 최초 합격자 중 23명이 등록을 포기한 것이다. SK하이닉스 연계 계약학과인 고려대 반도체공학과는 10명 중 5명(50.0%)이 등록하지 않았다. 지난해 등록 포기 비율(18.2%)보다 3배 가까이 높은 셈이다. 정부의 첨단분야 육성 방침에 따라 새롭게 신설된 학과인 서울대 첨단융합학부 역시 14.1%가 등록하지 않았다.

의대로 향하는 걸음을 멈춰 세우고 간신히 반도체 관련 학과를 졸업시켜도 안심할 순 없다. 연봉을 2~3배씩 부르는 해외 업체로 옮겨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세계 각국은 자국의 반도체 기업 면접에 통과하면 조건 없이 비자를 발급하도록 법을 개정하는 등 법·제도 개선까지 나선 상황이다.

이것이 한국을 세계 10대 경제 강국으로 이끈 반도체 산업의 현실이다. AI 메모리 반도체의 대명사가 된 고대역폭메모리(HBM)의 파급력은 거세지고 있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HBM 매출을 기반으로 역대급 실적을 쏟아내고 있지만 10년, 20년 뒤를 내다볼 수 없다. 이렇게 되면 반도체 공장은 누가 돌린다는 말인가.

정부가 나설 때다. 현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교육부, 고용노동부, 반도체산업협회 등이 반도체 육성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들을 통합 관리하는 컨트롤타워가 있으면 효율적인 인력 양성이 가능할 것이다. 이 컨트롤타워는 인력 유출 방지, 유학생들의 국내 기업 취업 등을 지원하는 역할도 겸할 수 있다. 

kji01@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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