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분양 전환형 신축매입 도입·무주택 인정 범위 확대 등 비아파트 살리기 총력
한시적 세제 혜택 연장...효과는 미지수
"쾌적한 주거환경 갖춘 아파트에 대한 선호도 쉽게 바뀌지 않을것"
[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정부가 주거사다리 복원을 위해 비아파트 시장 재건을 선언하면서 아파트쏠림 현상이 해소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시적으로 주택수에서 제외하기로 하면서 세제·청약 혜택을 받을수 있게 된다.
하지만 아파트보다 환금성이 떨어지는데다 아직까지 전세사기와 역전세 등 불안요소가 있어 기피현상은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또 한시적으로 제공되는 혜택으론 비아파트시장 정상화는 물론 공급 확대 효과를 거두기 힘들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1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최근 침체된 빌라, 주거용 오피스텔, 다가구, 도시형 생활주택 등 비아파트 활성화를 위한 대책들을 마련했지만 실제 아파트 쏠림 현상을 막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부가 주거사다리 복원을 위해 비아파트 시장 재건을 선언하면서 아파트쏠림 현상이 해소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63스퀘어에서 바라본 서울 용산구 일대 아파트 모습. [사진=뉴스핌DB] |
◆ 정부, 분양 전환형 신축매입 도입·무주택 인정 범위 확대 등 비아파트 살리기 총력
정부는 신축매입임대 공급 확대와 분양 전환형 신축매입 도입, 무주택 인정 범위 확대 등을 통해 비아파트 시장 정상화에 나선다. 이번 조치로 수년에 걸쳐 심화된 아파트 쏠림 현상이 완화될 수 있을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우선 수도권 도심 주택 공급 활성화를 위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비롯한 공공에서 2년간 빌라·다세대·오피스텔 등 신축 비아파트를 11만가구 이상 매입해 공공임대주택으로 공급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서울은 전세사기 여파 등으로 위축된 비아파트 시장이 정상화될 때까지 신축 주택을 무제한 매입해 전·월세 공공임대주택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서울·수도권 중심으로 21만가구 이상 주택을 추가 공급한다는 목표다.
이중 2만1000가구 이상은 6년간 전·월세로 거주한 뒤 분양으로 전환해 우선 매입할 수 있는 분양전환형 신축매입 제도도 도입한다.
세제혜택도 담겼다. 신축 빌라나 주거용 오피스텔 등 소형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 취득세·종부세·양도세 산정 시 주택 수에서 제외해주는 혜택의 일몰기간을 올 연말에서 2027년 말까지 2년 연장한다.
공유주택 등 임대형기숙사도 취득세·재산세 감면 대상에 포함된다. 비아파트의 경우 1가구만으로 임대사업자 등록 및 1가구1주택 특례 적용이 가능한 '6년 단기 등록임대' 제도를 도입한다. 이에 따라 1주택자가 추가로 소형주택을 매입해 임대 등록하면 1주택자로 간주된다.
생애 최초로 60㎡ 이하 소형 비아파트 주택을 구입한 경우 취득세 감면 한도가 20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늘어난다. 수도권 공시가격 5억원 이하, 85㎡ 이하의 비아파트를 구매하면 청약 시 무주택자로 인정하는 등 인정 기준을 완화했다.
최근 아파트 쏠림 현상이 심화되면서 그동안 서민들의 주거사다리 역할을 해왔던 빌라, 연립·다세대, 주거용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시장이 급격하게 침체된데 따른 대책이다. 이에 아파트와 비아파트간 격차는 더욱 넓어지고 아파트 가격만 기형적으로 올라가는 현상이 이어져서다.
◆ 한시적 세제 혜택 연장...효과는 미지수
실제로 올해 상반기 전국 주택 시장에서 아파트 매매가 차지하는 비중이 역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아파트의 경우 전세보증금 미반환 사고로 기피 현상이 커지고 있지만, 아파트의 경우 공급 부족으로 인한 가격 상승에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분위기다.
올해 상반기 전국 주택 매매 거래량은 31만 751건이다. 이 가운데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23만6374건으로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중이 76.1%를 기록했다. 이는 한국부동산원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6년(매년 상반기 기준) 이후 가장 높은 비중이다. 아파트 매매 비중은 지난 2020년 72.8%, 2021년 66.7%, 2022년 59.3%로 하락하다 지난해 74.1%로 상승세에 올라섰고 올해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반면 비아파트 매매 거래비중은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상반기 전국 단독주택 매매 거래량은 2만8297건으로 전체 거래의 9.1% 비중을, 빌라 매매 거래량은 4만6080건으로 14.8% 비중을 차지했다.
지난 2022년 아파트 가격 급등에 따른 피로감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아파트로 수요가 몰리며 매매 거래 비중이 40.7%까지 치솟기도 했지만 아파트 가격이 하락국면을 맞이하고 부동산 규제 완화로 수요자들이 다시금 아파트로 몰리고 있는 것이다.
특히 비아파트의 경우 아파트보다 환금성이 떨어지는데다 전세사기와 역전세 등으로 한차례 홍역을 치르면서 비아파트에 부정적 인식이 자리잡으며 수요가 대폭 급감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정부의 비아파트 활성화 대책에도 비아파트로 돌아서는 수요는 미미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한시적인 혜택으로 공급 확대 효과는 커녕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세제 혜택이 일시적이라면 결국 조금 더 돈을 보태 아파트를 사지 굳이 빌라나 주택을 사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아파트 밀집지역과 빌라 밀집지역을 놓고 비교해봐도 주거환경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 좀더 확실한 혜택이 주어지지 않는다면 쾌적한 주거환경 선호도가 높아진 만큼 아파트 쏠림 현상을 되돌리긴 쉽지 않아보인다"고 말했다.
min7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