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사법정책자문위원회(자문위)가 사법절차에서 인공지능(AI)을 활용하기 위해 법적·윤리적 기준을 제정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자문위는 14일 오전 9시 제3차 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안건은 ▲합리적인 법원장 보임 제도 ▲사법절차에서의 AI 활용과 법적·윤리적 기준이었으며, 회의는 3시간가량 진행됐다.
권오곤 사법정책자문위원회 위원장이 14일 열린 제3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대법원] |
우선 자문위는 딥러닝을 기반으로 한 AI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고, 특히 최근 등장한 거대언어모델(LLM)이 우리 사회의 다양한 영역에서 응용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AI 기술이 다양한 영역을 포괄하는 범용 기술이므로, 이를 통한 적정한 재판 지원 활용 방안을 마련해 신속하고 공정한 재판을 실현할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모았다.
무엇보다 자문위는 우리나라 사법부에서 AI를 활용하기 위해 법적·윤리적 기준을 제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사법절차에서 AI 기술을 활용하면 효율적으로 재판 사무를 지원할 수 있으나, 현재 AI 기술 수준으로 인한 한계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점과 함께 재판사무의 특성을 고려해 AI 활용에 대한 법적·윤리적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에 자문위는 인공지능의 기술적 특성과 해외 사례를 참조해 우리나라 사법부의 인공지능 활용에 대한 법적·윤리적 기준을 마련하되 ▲기본권 보장 및 평등의 원칙 ▲신뢰성 원칙 ▲합법성 원칙 ▲책임성 원칙 ▲투명성 원칙을 포함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한편 자문위는 다음 회의에서 합리적인 법원장 보임제도 문제를 논의하기로 했다. 자문위 제4차 회의는 다음 달 25일 오후 2시 개최될 예정이다.
자문위는 대법원장이 내놓은 안건을 심의하고 결과를 대법원장에게 건의하는 기구이다. 앞서 조희대 대법원장은 법적 근거가 없는 사법행정자문회의를 폐지하고 법원조직법에 명시된 자문위를 부활시켰다.
자문위는 위원장인 권오곤 변호사를 비롯해 김영화 한국일보 뉴스룸 국장, 김영훈 대한변호사협회장, 이경춘·조현욱·차병직 변호사, 전원열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 7명으로 구성됐다.
권 위원장은 유고슬라비아 국제형사재판소(ICTY) 재판관, 국제형사재판소(ICC) 당사국총회 의장 등을 지낸 인물이다.
hyun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