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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근래의 정비사업 현안에 대한 단상

기사입력 : 2024년08월10일 08:00

최종수정 : 2024년08월10일 08:00

법무법인 화우 안효섭 변호사

경기의 변동이 정비사업에 미치는 영향은 현저하다. 한참동안 부동산의 매수심리가 상승세에 있던 시점에는 사업시행자가 당초 시공자와 체결한 공사도급계약을 임의로 해지하고 보다 유리한 조건을 제시하는 업체와 새로이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하여 이를 제한할 필요성이 대두되었고 실제 여러 방안이 제시된 바 있다.

그런데 근래의 급격한 물가인상 및 매수심리의 위축으로 인하여 예전과 같이 보다 유리한 조건을 제시하는 업체와 다시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하는 경우는 더 이상 찾아볼 수 없게 되었고, 오히려 기존의 시공자가 당초의 조건으로는 공사를 계속할 수 없다고 주장하면서 공사 중지까지 예고한 상황에 처한 사업장이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예전과 달리 선뜻 새로운 시공자를 찾기 어려운 상황에서 사업시행자로서는 사업의 중단이라는 파국을 회피하기 위하여 부득이 시공자의 공사비 인상 요청을 일부 수용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실제 최근 문제가 된 잠실진주, 청담삼익, 대조1구역 등의 현장 모두 서울시가 파견한 코디네이터의 조정 내지 중재 등을 거쳐 일부 공사비를 인상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서울=뉴스핌] 안효섭 화우 변호사 [사진=화우] 2024.08.10 

현재로서는 정비사업을 시행함에 있어 예전과 같이 공사도급계약 체결 단계에서 공사비를 확정하는 것은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려워 보이고, 이제는 사업 도중에도 언제든지 공사비가 인상될 수 있다는 사정을 염두에 두고 예측가능성의 확보에 주안점을 둘 필요가 있어 보인다.

물가변동과 관련하여서도, 종전에는 대부분의 공사도급계약서에서 실착공일 이후에는 물가변동에 따른 공사비 증감은 없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었으나, 이제는 현실적으로 이와 같은 조항이 더 이상 관철될 수 없을 것이고, 오히려 공사비 인상을 전제로 어떻게 보다 객관적으로 적정한 공사비를 산정해 낼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와 같은 현실적 요구에 대응하여, 국토교통부와 서울시는 각각 정비사업 표준계약서를 전면 개정하였다. 구체적인 내용에서는 일부 차이가 있지만, 양 표준계약서 모두 공사비 산출 근거를 명확히 하고, 이와 같이 명확한 근거를 토대로 설계변경 및 물가변동에 따라 공사비를 조정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한 분쟁의 신속한 해결을 위하여 중재조항까지도 마련해 두고 있다. 따라서 정비사업 표준계약서가 실제로 채택된 현장의 경우에는 종전 대비 공사비 분쟁 요인이 줄어들고, 분쟁이 발생하더라도 보다 신속하게 큰 잡음 없이 이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문제는 위와 같은 표준계약서는 권고안(가이드라인)에 불과하여 법적 구속력이 없다는 점이다. 그러나 사업 도중에서의 파국을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 당자사나 이해관계자 모두의 이익에 부합한다는 점에서, 사업시행자나 시공자 모두 시공자 선정 과정에서부터 표준계약서의 채택을 적극 고려할 필요가 있고, 이에 대한 주무관청의 적극적인 계도 내지 지원 또한 수반될 필요가 있다.

 

안효섭 화우 변호사 

2013년~ 법무법인(유) 화우

2022년~ 도시재생실무위원회 민간위원

2019년 일본 게이오대학교 법무연구과 (법무석사, LL.M.)

2013년 제2회 변호사시험 합격

2013년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2010년 고려대학교 법학과

2001년 전남 순천고등학교

※ 외부 필진 기고는 본사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peopleki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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