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올해 건설업체 시공능력평가 순위를 볼 때 건설업계는 삼성물산 건설부문 1극체제가 대부분 형성됐다는 특징이 있다. 올해 시공능력평가 2위 현대건설과 3위 대우건설의 시공능력평가액 합산액과 현대차그룹 건설사인 현대건설(2위), 현대엔지어링(5위) 시평액 합산액보다 높은 삼성물산의 시평액이 이를 반증하고 있다.
31일 국토교통부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이날 발표된 2024 건설업체 시공능력평가 순위에서 삼성물산은 31조8536억원의 시공능력평가액을 달성해 17조9436억원을 기록한 2위 현대건설과 무려 77%의 격차를 보였다. 삼성물산은 지난 2013년 이후 11년째 연속 '리딩 건설사'에 올랐다.
재작년인 2022년 11월부터 본격화된 건설업계 불황 속에서도 삼성물산의 성장세는 가팔랐다. 지난해 삼성물산의 시평액은 약 20조7200억원이었지만 1년새 31조8500억원으로 55% 성장했다. 올해 시평액 증가 요인에 대해 삼성물산은 경영상태의 양호함과 해외사업 약진에 따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삼성물산의 올해 경영평가액은 지난해보다 7조원 가량 늘어난 19조7000억원에 달한다. 이는 2위 현대건설이 기록한 약 6조2000억원보다 무려 3배가 높은 금액이다. 사실상 경영평가액의 차이가 삼성물산 1극화 체제를 만든 요인으로 꼽힌다. 해외사업에서도 삼성물산은 2조원 이상의 높은 실적을 보였다.
삼성물산은 이같은 건설업계 1극 체제를 굳혀가고 있다. 1극 체제를 설명하는 공식인 2위와 3위를 합친 금액보다 시평액이 더 높은 상황이다. 2위와 3위를 기록한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은 각각 17조9436억원과 11조7087억원을 기록했다. 이를 합친 약 29조6000억원보다 높은 시평액(31조8536억원)을 기록했다.
아울러 '건설 종가(宗家)' 현대건설과의 격차를 더 벌리고 있다. 2021년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각각 22조5640억원과 11조3770억원의 시평액을 보이며 두배 차로 벌어졌다. 이후 현대건설과의 시평액 차이는 꾸준히 줄어 2023년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의 시평액은 각각 20조7296억과 14조9791억원으로 약 33%의 차이를 보였다. 하지만 올해 다시 77%의 차이를 보이며 삼성물산의 독주체제가 강화됐다.
특히 현대차그룹 건설사인 현대건설, 현대차그룹의 합산 시평액을 능가하고 있다. 올해 시평 4위인 현대엔지니어링은 9조9890억원의 시평액을 보였다. 현대차그룹 건설사의 합산 시평액은 27조9000억원에 이른다. 하지만 삼성물산은 31조8500억원의 시평을 보이며 이를 압도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경영평가액이 큰 폭으로 늘어 격차가 벌어진 것"이라며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진 않지만 11년째 연속 1위인 점은 자부심이자 부담도 된다"고 말했다.
이같은 삼성물산의 독주체제는 당분간 더 이어질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삼성물산은 약 10년간 거의하지 않았던 주택사업 수주에도 최근 다시 참여하고 있는 상태다. 이와 함께 정부의 댐 건설 계획 발표도 이 분야 업계 1위인 삼성물산의 향후 먹거리를 보장하는 호재가 될 전망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한 10년 동안 해외사업에 주력하던 삼성물산의 입장에선 주택사업 재개와 댐건설 계획 발표 등은 적지 않은 호개가 될 것"이라며 "향후 3~5년간은 삼성물산의 독주가 이어질 것으로 분석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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