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현대제철은 직접 피해 없어…중국산 원료 동국제강은 압박
수출 막힌 중국 철강…저가 철강 수입 문제 심화는 우려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미국 정부가 멕시코를 경유해서 수입되는 중국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를 인상하기로 하면서 국내 철강사들에 대한 압박도 높아지고 있다.
바이든 정부는 현지시간 지난 10일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 회피를 막기 위한 새로운 조치를 발표했다. 멕시코에서 수입되는 철강 중 미국, 멕시코, 캐나다에서 제강되는 경우를 제외하고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해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사진=로이터 뉴스핌] 2024.05.22 mj72284@newspim.com |
알루미늄은 중국이나 러시아, 벨라루스, 이란에서 제련되거나 주조된 1차 알루미늄을 포함할 경우 10%의 관세가 부과된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5월 중국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를 기존 7.5%에서 25%에서 올린 것에 이어 이번 조치를 통해 관세 회피도 막았다.
이번 조치는 중국산 철강이 주 타겟이지만, 한국 철강업계에도 영향이 있다. 다만 멕시코 현지에 자동차 강판 공장을 운영 중인 포스코는 미국 수출을 쿼터제로 하고 있고, 가공센터를 운영 중인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은 심각한 타격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현대제철은 가공센터를 통해 만들어지는 제품이 미국 수출보다는 멕시코 기아 공장에 공급하기 위한 것이어서 타격이 적다. 동국제강은 피해가 있지만 이미 미국 수출시 원료의 원산지를 공개하고 이에 따른 관세를 부과받고 있는 상황이어서 최악의 상황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미국 정부의 이번 조치가 우리보다는 중국 철강제품에 대한 것인데다 동남아 국가를 통해 멕시코로 우회 수출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어서 우리 업체의 타격이 심각하지 않다고 해석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로 중국산 철강 제품의 수출이 어려워지면서 한국에 들어오는 값 싼 철강제품의 양이 늘어나는 등 중국산 철강제의 문제가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는 전망은 내놓았다.
철강협회에 따르면 중국은 올해 상반기 우리나라에 472만7000톤의 철강제품을 수출했다. 이 기간 우리나라 전체 철강 수입량 788만3000톤의 60%에 가까운 비중이다. 중국 철강제품 수입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465만1000톤보다 소폭 늘어났다.
중국산 철강제의 범람으로 우리 철강사들의 수익은 크게 줄어든 상태다. 글로벌 경제 위기와 우리나라 건설경기 침체에 더한 중국 철강 제품의 범람으로 수익이 악화됐다. 상반기에 이어 철강 시황 악화는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있고, 중소 철강사들이 중국산 제품에 맞서 출혈 경쟁을 하고 있다는 업계의 지적도 있다.
최근 미국과 유럽, 인도, 중남미, 동남아 등에서 중국산 철강제품에 관세 부과 조치가 검토되거나 시행되면서 중국산 철강제의 수출이 어려워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이같은 상황을 고려해 중국에서 철강제품 생산이나 수출을 줄이는 전략적인 선택을 할 수 있지만 아직까지 중국에서 이같은 모습은 보이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중국에 대한 관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는 한국에 들어오고 있는 중국산 철강제품들의 양이 더 늘어날 수 있고, 이는 국내 철강사들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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