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5년 만에 첫 앨범 '16 판타지' 발표
'빅 걸' 콤플렉스 털어놓은 '스몰 걸' 음원차트 휩쓸어
집 나간 아버지 얘기 담은 '모르는 아저씨'도 뭉클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키 175㎝의 '빅 걸'' 이영지가 자신의 콤플렉스를 무기로 여름 가요계를 휩쓸고 있다. 당당하고 솔직한 매력을 앞세워 예능 프로그램을 누비던 그가 데뷔 5년 만에 발표한 첫 앨범 '16 판타지'가 젊은 세대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지나치게 큰 덩치 때문에 연애감정을 제대로 표현해보지 못했던 사춘기 시절의 이야기를 노래로 풀어내고, 어린 시절 집을 나가서 얼굴조차 가물가물한 이버지에 대한 얘기도 스스럼없이 노래에 담았다. 그녀의 솔직함이 팬들에게 전달되면서 각종 차트에서 상위권을 점령하고 있다.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KBS2 '더 시즌즈- 지코의 아티스트'에 출연했던 이영지. [사진 = KBS 제공] 2024.07.17 oks34@newspim.com |
'얇은 허리에 갈색 긴 머리를 가졌다면/ 네가 나를 껴안고 싶었을까? /아니, 전혀 /나는 그 조건들을 다 가질 수가 없어 /그래 그게 나를 참 외롭게 만들어 /글쎄 전혀 /나한텐 전혀 일어날 수가 없는 일들이야 /나는 키가 큰 여자니까'
이 앨범의 타이틀곡 '스몰 걸'은 톱클라스 걸그룹들과 나란히 경쟁을 펼치면서 각종 차트에서 1~2위를 오르내리고 있다. 이영지의 '스몰 걸' 뮤직비디오는 키가 큰 콤플렉스를 굳이 감추지 읺는다. 실제로 이영지보다 키가 작은 그룹 엑소의 도경수가 함께 출연하여 노래하면서 알콩달콩한 사랑을 만들어간다. 실제로 그가 남자친구와 연애하면서 쓴 곡이다. 또 다른 타이틀곡인 '모르는 아저씨'는 어릴 적 가족을 떠난 아버지에 대한 노래다. 지난 5일 KBS2 '더 시즌즈-지코의 아티스트'에 출연했던 이영지는 "아버지가 집을 나가서 안 본 지 정말 오랜 시간이 지나 이젠 거의 기억에 남아 있지 않다"면서 "사라진 그(아버지)를 '모르는 아저씨'로 생각하고 싶다는 개인적인 뜻을 담았다"고 이 노래의 배경을 설명했다.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데뷔 5년 만에 첫앨범을 내놓은 여성래퍼 이영지. [사진 = 메인스트림 제공] 2024.07.17 oks34@newspim.com |
이영지는 2019년 Mnet '고등래퍼 3'와 '쇼미더머니' 시즌 11에서 잇달아 우승하면서 가요계에 나왔다. 이후 타고난 입담과 솔직함으로 예능 블루칩으로 주목받았다. MBC '놀면 뭐하니?', tvN '뿅뿅 지구오락실' 등은 물론 웹 예능 '차린 건 쥐뿔도 없지만'으로 유튜브 누적 조회수 3억4900만 회를 기록하기도 했다. 대중음악평론가 이종성(여주대 실용음악과 교수)은 "이영지의 음악은 솔직함이 무기"라면서 "쉬운 언어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로 노래를 풀어나간다"고 평했다. 그는 또 "래퍼들이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서 대중성을 외면할 수 있는데 예능 등으로 다진 이미지를 앨범과 잘 연결시켜서 자신의 이야기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oks3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