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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 아트계 카라바조' 빌 비올라, 73세로 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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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준의 조수이자 제자 "백남준은 지금의 나를 있게 한 스승이자 영웅"
탄생과 죽음, 삶의 이면 비디오에 담아온 영상시인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비디오 아트계의 카라바조'로 불려온 세계적 영상 거장 빌 비올라가 지난 12일 타계했다. 향년 73세.

[서울=뉴스핌] 삶과 죽음, 소멸 이후의 세계를 정적이면서도 시적인 영상으로 그려내며 비디오 아트를 더욱 풍성하고 차원높은 예술로 끌어올린 비디오 아트의 거장 빌 비올라가 12일 캘리포니아 롱비치 자택에서 73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10년 전 알츠하이머가 발병해 오랜 투병생활을 하던 끝에, 영면의 길에 들어섰다. 사진은 지난 2008년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에서 특별강연을 하기 위해 내한했을 당시 모습이다.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4.07.14 art29@newspim.com

미국의 제임스 코언 갤러리는 "빌 비올라가 12일 미국 캘리포니아 롱비치의 자택에서 영면에 들었다"고 밝혔다. 사인은 알츠하이머와 관련된 합병증으로 전해졌다.

이탈리아 바로크시대 화가로 빛과 그림자를 절묘하게 대비시킨 카라바조처럼 빌 비올라 역시 빛과 어둠, 삶과 죽음을 대비시킨 영상작업으로 세계를 매료시켜 '하이테크 카라바조'라는 별칭이 따라다녔다. 또 '비디오 시대의 렘브란트'라는 수식어도 있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 빌 비올라 '물의 순교자'. 2014. 거꾸로 매달린 채 쏟아지는 물을 뒤집어쓰고 있는 남성의 모습을 7분10초간 다룬 비디오 아트로 부산시립미술관 이우환공간에서 지난 2020년 열린 전시에 출품됐던 작품이다. [사진=부산시립미술관] 2024.07.14 art29@newspim.com

1951년 미국 뉴욕에서 태어나 시러큐스대학에서 실험영상학을 전공한 빌 비올라는 1974년 백남준이 뉴욕주 시러큐스의 에버슨미술관에서 'TV부처', 'TV정원' 등의 작품을 선보일 때 조수로 일했다. 비올라는 지난 2008년 6월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에서 가진 특별강연에서 "백남준은 오늘의 나를 있게 한 스승이다. 내게 비디오 아트의 신세계를 보여준 영웅이자 최고의 천재"라고 말했다. 

스승 백남준이 전위음악가 등과 함께 퍼포먼스를 펼치며 작업했던 것처럼 빌 비올라 역시 데뷔초 음악그룹을 결성해 활동했다. 1973년부터 1980년까지 훗날 'Composers Inside Electronics'로 알려지게 된 음악그룹 '레인포레스트(Rainforest)'에서 작곡가 등과 함께 공연했다. 1974~76년에는 이탈리아 피렌체의 선구적인 비디오 스튜디오에서 기술감독으로 일했는데 당시 백남준, 브루스 나우만, 비토 아콩시같은 중요한 비디오 아티스트의 작품을 접했다.

이후 뉴욕의 TV채널인 WNET13의 랩에서 일했는데 1976~1977년에는 인도네시아 자바와 남태평양 솔로몬제도를 방문해 전통공연예술을 촬영하기도 했다. 비올라는 이 작업을 호주 라 트로브대학의 문화예술감독이었던 키라 페로프에게 보여주기 위해 멜버른을 찾았다가 결혼해 평생의 반려이자 작업 파트너로 함께 했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 빌 비올라 '불의 여인'. 영상및 소리 설치. 2005[사진=국립현대미술관]2024.07.15 art29@newspim.com

비올라는 1977년과 1992년 독일 카셀도큐멘타에 참가했고, 1987년과 1993년에는 미국 휘트니비엔날레에 초대됐다. 1995년에는 제46회 베니스비엔날레 미국관 대표작가로 참가해 훗날 가장 유명한 작품이 된 '인사(The Greeting)'와 '묻힌 비밀들'을 선보여 갈채를 받았다.

2007년에는 15세기에 지어진 베니스의 산 갈로 교회에서 '해변 없는 바다'라는 작품을 발표했다. 개인예배당으로 지어진 작은 교회의 3개 제단에 스크린을 설치하고 각기 다른 영상을 상영했는데, 어둠 속에서 흐릿한 인물들이 서서히 걸어나오며 실체화되었다가 문턱을 통과하는 순간 '무의 세계'로 되돌아가는 과정이 되풀이 되며 삶과 죽음 사이의 간극과 소멸 이후의 세계를 그린 시적인 작품이다.

지난 2014년에는 런던 세인트 폴 대성당에서 대규모 영상시리즈인 '순교자들'을 발표했다. 거꾸로 매달린 채 물과 흙, 불과 바람을 끝없이 맞으며 견디는 사람을 느린 화면으로 보여준 이 작품에 대해 비올라는 "고통은 인간이 살아있는 한 반드시 감내해야 하는 것"이라고 했다. 2016년에는 같은 공간에서 후속작인 '마리아'를 선보이며 "탄생은 시작이 아니고, 죽음이 반드시 끝도 아니다"라는 오랜 주제를 다시금 각인시켰다.   

빌 비올라가 이렇듯 '죽음'의 문제를 천착하게 된 것은 여섯살 때 호수에서 익사할 뻔한 경험에서 비롯됐다. 당시를 회상하며 "삼촌에게 구조되기 전까지 수면 아래에서 올려다본 푸른빛이 가장 아름다웠다"고 고백했다. 또 어머니의 임종을 지켜보며 "소멸 이후의 세계, 곧 영성의 세계에 주목하게 됐다. 어머니의 그 평화로왔던 죽음은 나로 하여금 생과 사의 경계를 파고들게 했다"고 밝혔다. 그의 영상 속 인물들이 수막이나 불의 터널을 통과하면서 피안의 세계로 진입하는 것은 그 때문이다.   

한편 오는 11월 서울 국제갤러리에서 빌 비올라 전시가 열린다. 작가는 세상을 떠났지만 전시는 계획대로 열릴 예정이다. 국제갤러리 이현숙 회장은 "빌 비올라는 많은 예술가들 중에서도 가장 신실하고, 깊이있는 작가였다. 국제갤러리와 25년간 함께 하면서 언제나 많은 걸 느끼고, 돌아보게 한 최고의 작가였다. 비디오아트계 명실상부한 '큰 별'이었다. 10년 전 발병한 알츠하이머로 오랜 기간 고통받으면서도 전세계 많은 미술관 전시를 (스튜디오 디렉터인) 아내 키라와 함께 이어갔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추모했다. 

art2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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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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