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영주 회장 "AI 시대에도 결국 금융은 사람"
진옥동·양종희 회장 "고객중심·관점, 디지털혁신"
임종룡 회장, 문책성 인사로 조직의 쇄신·혁신 강조
[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하반기 접어들면서 금융지주 회장들이 '변화와 혁신'을 주문하고 나섰다. 인공지능(AI) 시대 '디지털 혁신'이 핵심 키워드지만 각 금융그룹별 현안과 조직 문화에 따라 강조점은 사뭇 달랐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지난 11일 '2024 한경협 최고경영자(CEO) 제주하계포럼'에서 '하나금융이 준비하고 있는 변화와 혁신'이라는 주제 강연을 통해 "금융이나 미래도 사람이 최우선"이라고 했다. 그는 네이버, 카카오 등 IT기업도 금융사의 경쟁사라고 언급하면서도, 인공지능(AI) 시대에도 결국 "금융은 사람이고 사람 중심 기업문화를 만드는 것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함 회장은 "상고와 야간대를 나온 농부의 아들인 보잘것없는 제가 회장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직원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손님의 마음을 잡은 것, 그것이 저를 이 자리에 올려놓은 디딤돌"이라며 인성의 중요성을 전했다. 그는 "금융이나 미래나 모두 사람이 최우선이고, 결국 인간이 돼야 한다"며 "인간미는 겸손과 배려가 뒷받침돼야 하고, 그래야 사람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고 했다. 함 회장은 "좋은 리더 역시 먼저 인간이 돼야 한다"며 "스스로를 낮추고 겸손해야 손님한테 믿음과 신뢰를 줄 수가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 왼쪽부터)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 양종희 KB금융 회장 |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과 양종희 KB금융 회장도 '디지털 혁신'에 방점을 찍으면서도 '고객 중심, 고객 관점'을 강조했다.
진 회장은 지난 1일 경영전략 회의에서 디지털혁신과 함께 고객 중심 경영전략을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서 진 회장은 경쟁사인 이승건 토스 대표를 디지털 혁신과 관련 특별강사로 초청해 눈길을 끌었다. 이 자리에서 진 회장은 "혁신 선도기업들의 모습에서 받은 자극을 바탕으로 신한의 혁신 DNA를 일깨우자"고 했다. 그러면서 "과정의 정당성 준수와 고객중심 사고는 신한금융지주의 디지털 혁신을 위한 불변의 법칙"이라고 언급했다.
양종희 KB금융 회장도 하반기 들어 '디지털IT부문 전략워크숍'을 개최하고 진정한 디지털 혁신에 대해 강조했다. KB금융은 금융권 최초로 KB국민은행, KB증권, KB손해보험, KB국민카드, KB라이프생명 등 지주를 포함한 9개 금융 계열사가 함께 이용할 수 있는 '그룹 공동 생성형 AI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양 회장은 "진정한 디지털 혁신은 고객이 차별화된 경험을 피부로 느낄 수 있을 때 이루어 지는 것"이라며 "디지털·AI는 KB금융의 미래 성장을 위한 핵심 동력이므로 고객 관점의 디지털 혁신을 통해 그룹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힘써달라"고 했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말 보다는 행동으로 조직의 쇄신·혁신을 강조하고 있다. 최근 우리은행은 준법감시인 교체 등 문책성 인사를 단행했다. 우리은행의 이례적인 대규모 문책성 인사는 최근 잇따라 발생한 금융사고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