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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혁 교수의 '이제는 정치혁신'] "총알 대신 투표용지로"…정당의 성공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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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든 제대로 성취하려면 기초를 다지고 습득하는 지리하고 힘든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 과정을 통과하지 못하면 중도에서 포기하거나 주저 앉게 된다. 엄마에게 배우는 걸음마는 쉬운 절차같지만 갓태어난 아기에게는 고된 훈련과정이다. 배를 뒤집고 땅바닥에 기면서 키워진 팔, 다리, 아랫배의 근육은 걸음마를 위해 필수적이다. 앞뒤로 넘어질 듯한 불안함을 엄마가 조금씩 잡아주면서 단련된 다리 근육이 아기가 서서 지탱해 주는 시간을 늘려준다. 첫 발을 뗀 후 진행되는 걷기, 뛰기, 높이 뛰기, 넓이 뛰기는 엄마의 '걸음마' 연습에서 시작된 것이나 다름없다.

국가는 성장하기 위해서 어떤 요소가 필요할까? 그리고 그 성장의 결과 발생하는 다양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열쇠 중 하나인 정당이 실패하는 이유는 무엇이고 새롭게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국가성장 - 근대화, 민주화, 그리고 그 다음 단계는?

국가의 발전과정 초기에는 경제성장이라는 걸음마 과정이 필수적이다. 역사상 어떤 나라도 경제성장 없이는 정치적으로 안정을 지키며 발전하지 못했다. 근대화 이론(modernization theory)은 2차대전 이후 제국주의로부터 독립한 신생국들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어떤 필수요소들이 요구되는지 답하기 위해 서유럽과 북미의 사례를 바탕으로 연구하기 시작했다. 이 연구학파에 속한 학자 중 립셋(Seymour Martin Lipset)은 4가지의 국가성장의 필수조건을 제시했다.

산업화된 모습 [사진=위키피디아]

첫째 요소는 산업화(industrialization)다. 어떤 나라도 전통적 농업과 임업, 어업 등의 1차산업으로 잘 사는 국가로 발전하지는 못했다. 조금 늦게 출발한 국가들도 반드시 거쳐간 과정이 바로 산업화다. 폴 케네디(Paul Kennedy) 교수는 '강대국의 흥망'(1987)에서 1800년대 산업화 기간동안 생산된 철과 석탄의 양의 비교를 통해 국력을 측정했다. 영국, 독일, 프랑스, 러시아, 일본 등의 철생산 능력을 비교하면서 어떻게 세계패권이 프랑스에서 영국으로, 영국에서 러시아와 미국으로 넘어 갔는지 보여 준다. 산업화는 농업에서 제조업 중심으로 산업이 재편되면서 경제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산업화의 결과 선진국가들의 1830년대 1인당 국민총생산 규모는 1,000 달러 수준에서 1900년대 초에 이르러 2,500 달러 수준으로 팽창되었다 (Bairoch 1995). 우리나라도 1960년대부터 시작된 산업화 초기 가발, 섬유, 신발 등의 단순제조업 생산에서 점차 자동차, 기계, 조선, 철강, 석유산업, 반도체 등이 주축이 된 선진국형 산업화를 통해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

둘째, 농촌인구가 공장이 있는 대도시로 이동하는 것은 필연이다. 이 현상을 도시화(urbanization)라 말한다. 일자리를 찾아 공장이 있는 도시로 이동하면서 생기는 자연스런 현상이다. 공장이 있는 도시는 빠르게 인구가 팽창하기 시작하면서, 주택, 위생, 안전, 실업, 건강, 인구증가, 범죄증가 등의 새로운 문제를 양산하면서 2차대전 이후 새로운 정책적 접근으로 해결해야 했다. 그것이 1932년 소개된 스웨덴의 뮈르달 (Alva Myrdal and Gunnar Myrdal) 부부가 발표한 인구문제의 위기(Kris i befolkningsfrågan)와 1943년 발표된 영국의 '베버리지 보고서(Beveridge Report)다.

세번째 요소는 부의 증가다. 공장에서 받는 임금은 농촌에서 일할 때보다 높아 부의 축적으로 소비와 생활수준이 향상된다. 소득수준의 향상으로 문화생활과 여가의 증가와 독서시간의 증가도 함께 가져오면서 의식의 수준도 함께 발전되는 계기가 되었다. 하지만 소득수준은 취업한 노동자와 비취업자(실업자), 고소득 노동자와 저소득 노동자간의 임금격차로 인해 발생하는 소득격차와 삶의 질의 격차는 양극화라는 새로운 문제를 만들어냈다.

넷째, 교육수준의 향상이다. 1800년대 중반부터 시작된 교육개혁은 귀족 자녀들에게 독점되었던 교육을 국가가 모든 국민들에게 제공해야 하는 공공재로 여기기 시작했다. 남성에 국한되었던 의무교육은 점차 여성으로 확대되었고, 의무교육기간도 3년에서 5년, 그리고 6년으로 확대되며 국민들의 의식수준은 빠르게 성장해 나갔다. 교육은 사회적 유동성 증가, 즉 부모와 자식세대의 신분상승을 진행시켜 중산층을 양산함으로서 기회의 균등을 통한 사회평준화가 실질적으로 이루어지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다.

근대화이론가들은 위 4가지 요소가 민주화를 가능하게 하는 필수요건이라 말한다.

"농촌사회에서 민주화는 불가능하다"

영국노동당 당수를 역임하고 정치학자로 알려진 헤롤드 라스키(Harold Laski)의 말이다. 아테네도 도시였기에 민주주의가 꽃피울 수 있었다고 그는 단언한다. 전통적인 농촌사회에서는 절대로 민주화가 진행될 수 없다고 보는 이유로 주종관계가 확실한 지주와 소작농 혹은 농촌노동자의 신분사회에서는 평등과 자유의 수평적 인간관계 형성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든다. 귀족과 하인이 함께 대등한 권리를 누리는 민주사회는 절대 용납될 수 없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도시에서는 교육을 통한 신분상승이 가능하고, 농촌에서보다 높은 임금으로 삶의 질이 향상되고, 한 표를 행사하는 민주적 시민의 권리를 만끽하며 민주화의 핵심적 세력으로 부상하게 된다. 그렇다면 민주화는 어떤 단계를 거쳐 뿌리를 내리게 되는 것일까?

민주화의 세 단계

민주화는 조직화를 통한 절차화(procedure), 법규범화(legality and rationality), 제도화(institutionalization)의 단계로 진행된다.

근대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회적 갈등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노동자들과 자유시민들은 점차적으로 조직화하기 시작했다. 차아티스트운동이 1830년대 말에 일어나 30년간 진행되고, 독일과 덴마크, 스웨덴 등의 국가에서 노동정당이 생겨나기 시작했으며, 늘어난 상인과 도시지식인의 증가만큼 자유무역을 요구하는 세력이 확장되며 자유당이 힘을 얻기 시작했다. 시위와 폭력이 아닌 선거를 통한 권력확장이 더 효율적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기 시작하면서 절차민주주주의가 더욱 확대되었다. 선거, 대화, 타협 등의 조직문화도 서서히 뿌리를 내리는 것이 바로 절차화다. 이 민주적 절차화는 국민들이 느끼는 행정결정의 부당함, 일상생활의 불편함 등을 해결하는 과정으로 다양한 통로를 통해 서비스 소비자인 국민들의 만족감과 기대를 높여줘 국가의 안정적인 발전에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동했다.

두번째로, 절차민주주의는 법규범화를 요구한다. 자동차 속도를 통제한 일명 적색기법(Red Flag Law, 본래 법명은 Locomotives Act 1865), 소비자보호법, 기업법, 선거법, 정당법, 의회법 등의 관련 법령과 헌법에 따라 사회적 갈등이 해결되는 과정이 폭넓게 인정되기 시작했다. 사회적 불만과 갈등을 법을 통해 해결하는 방식이 더 효율적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법제정과 개정, 그리고 준법정신이 뿌리를 내리며 법치주의가 사회에 서서히 뿌리를 내리기 시작했다. 프란시스 후쿠야마는 법치질서의 확립이 국가가 쇠퇴하지 않고 성장하는 중요한 요소로 꼽는다(Fukuyama, 'Political Order and Political Decay', 2015).

셋째, 제도화의 진행이다. 국가통치자를 직접 국민의 손으로 뽑도록 하는 직접선거, 1인 1표씩 적용되는 평등선거, 누구에게도 지지하는 후보나 정당의 선택으로 인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도입된 비밀선거, 그리고 누구의 강요나 협박에서 벗어나 투표하고 입후보해 선출될 수 있도록 보장하는 자유선거, 그리고 나이, 성, 인종, 종교, 경제수준에 관계없이 성인은 누구나 투표할 수 있게 하는 보통선거 등 5가지의 원칙에 따라 선거라는 민주적 제도가 정착되기 시작했다. 선거가 정권교체와 권력분립의 중심제도로 정착되면서 의회중심의 정치와 대통령제를 채택한 국가들은 직선제 대통령이 통치의 중심에 서고, 사법부의 독립이 보장되어 점차 권력의 균형과 견제가 뿌리를 내리기 시작했다.

[인천=뉴스핌] 김학선 기자 = 제22대 국회의원 선출을 위한 본투표가 시작된 10일 인천 계양구 계양3동 제6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를 하고 있다. 2024.04.10 yooksa@newspim.com

민주화, 그 다음 단계는 무엇일까?

민주화 기간동안 절차화, 법규범화, 제도화가 제대로 정착되기 시작하면 편한 옷을 착용한 것처럼 느껴지기 시작한다. 전철역에서 자연스럽게 줄을 서듯, 투표장에 가서 줄서는 것이 어색하지 않게 된다. 전철을 타면서 줄을 무시하고 끼어드는 사람이 어색하듯, 투표를 하지 않으면 뭔가 찜찜한 느낌이 들게 마련이다. 신성한 한 표를 통한 국민대표를 뽑는 중요한 행사에 참가하지 못한 자책감이라 할 수 있다. 신제도주의이론에서는 이를 제도의 경로의존성(path dependency)이라 정의하고 있다. 경로의존성은 민주적 절차, 법규범, 그리고 제도가 시민의 행동강령으로 자리잡았을 때를 의미한다. 즉 민주적 절차, 법규범, 제도가 시민의식 속에 자리 잡아 사회화 (socialization)가 거의 완성되었다고 할 수 있는 단계다. 이 단계에서의 정치적 현상을 시민문화의식(civic culture) 혹은 정치문화(political culture)의 진화(evolution)라 부른다 (Almond and Verba 1963; Schlozman, Verba and Brady 1995). 학자에 따라 시민의식과 정치문화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과정을 민주제도의 고착화(democratic consolidation)라는 용어로 사용되기도 한다(Juan J. Linz and Alfred Stepan, 'Problems of Democratic Transition and Consolidation', 1996). 영국 이코노미스트지와 스웨덴 V-Dem 민주주의 연구소가 매년 발표하는 민주주의 지표가 높은 국가들은 민주주의 고착화가 잘 이루어져 시민의 정치의식 수준이 높고 관용, 포용, 준법정신, 참여와 책임을 중시하는 시민적 사회화가 안정적으로 천착했기 때문에 대체로 민주제도를 신뢰하고 부패행위를 멀리하는 경향이 매우 높다. 정리해 보면, 민주화 다음 단계는 곧 시민의식의 사회화를 거쳐 완성된 고착화된 시민문화(consolidated civic culture)라 할 수 있다.

그런데 민주화는 왜 실패할까?

민주화의 핵심은 산업화와 민주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들, 즉 도농간 빈부격차, 계층간 소득격차, 노사갈등, 가난의 대물림, 장애인차별, 산업재해, 지역간 생활의 질 차이, 높은 물가, 높은 실업률, 주택의 부족과 높은 주택가격, 탈법 및 불법선거, 선거법 위반 등의 문제가 발생했을 때 절차화, 법규범화, 제도화로 해결할 수 있어야 고착화된 시민화가 이루어 진다는 점이다. 시민문화가 고착화가 되지 못하면 국민들은 민주주의 제도를 신뢰하지 못하고 무능과 비효율성에 대한 불신과 불만은 점차 쌓이게 된다.

다시 말해 산업화를 거쳐 민주화 과정이 진행될 때 발생하는 사회적 문제를 방치하거나 심각성이 확대될 때 대통령, 국회, 그리고 법원, 검찰, 경찰, 중앙은행 등을 불신하기 시작하게 된다. 축적된 불신과 불만은 오래 방치할수록 시위와 폭력의 불씨를 제공하게 된다. 필리핀, 인도네시아, 미얀마, 태국, 아랍의 봄 이후의 튀니지, 리비아, 이집트 등의 국가에서 선거를 통한 민주주의 제도가 뿌리를 제대로 내리지 못하고 불안정적인 정국이 계속되는 이유다.

위르겐 하버마스 [사진=위키피디아]

서유럽과 북미에서 나타나는 시민불복종과 시위, 불만 등의 이유를 설명한 학자가 바로 하버마스(Jürgen Habermas)다. 그는 국가행정기능, 제도, 그리고 리더들의 역할에 대한 불신이 생기기 시작할 때 바로 국가의 정통성 위기(legitimation crisis)가 발생할 수 있다고 보았다. 하버마스에 따르면 정통성 위기의 하나인 정치제도의 위기는 한 국가의 제도와 리더들에게서 요구되는 역할, 즉 헌법과 법령에 명시된 그들의 정체성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나타난다고 지적한다. 하버마스는 이같은 현상을 정체성의 위기(identity crisis)라고 부르며 민주주의의 핵심적 실패요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민주화가 진행되면서 성공적으로 뿌리를 내린 국가와 실패한 나라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바로 가치중심으로 세워지고 민주적으로 운영되는 정당들의 존재유무다.

정당핸드북(Handbook of Political Parties)은 근대화와 민주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회문제의 해결을 위한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자신의 정치적 목적, 즉 정권창출을 위해 모인 집단이 곧 정당이라 정의한다. 정당들은 태생적으로 가치중심으로 모여,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지지계층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한 정치적 목적을 갖고 만들어지는 것이 보편적이다. 민주적 고착화가 진행된 국가에서는 공통적으로 오래된 정당들이 존재한다.

이렇게 다양한 정당들이 의회를 참여하며 정치적 대립을 보여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구민주주의가 안정적인 정당제도를 유지하며 민주주의를 발전시키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자리를 잃은 성난 시민들, 연금개혁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거리로 뛰쳐나가 간간이 불만을 표출하지만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반대로 민주화의 길목에서 갈등하고 있는 국가들은 어떤 이유로 정당들이 실패할까?

사회적 갈등이 만연된 국가의 정당에 결여된 4가지 요소

우리나라처럼 사회적 갈등이 심한 국가에서 정당들이 민주화의 과정을 성공적으로 이끌지 못하고 실패하는 이유를 탐구한 이시야마(John Ishiyama) 교수는 4가지 요소가 결여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첫째는 대의성 증진을 위한 능력부족이다. 특정 세대와 지역의 집중적 지지를 받고 있는 정당들이 스스로 그 테두리에 가둬놓고 있기 때문이다. 선거제도의 개혁을 통해 전국정당화를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정당 내에 다양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당내 목소리를 포용하고 함께 자유롭게 논의할 수 있어야 대의성이 확대될 수 있지만, 여전히 안주하고 있기 때문에 개선될 여지가 보이지 않는다. 대의성의 확대에 실패하면 정당은 언제든지 와해될 수 있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

둘째, 정당들의 갈등관리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정당은 사회적 갈등을 의회로 가져가 다양한 세력의 요구사항을 타협가능한 선에서 다시 경쟁하는 정당에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의회에서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는 거리로 나가기 때문에 결국 국민은 자신의 목소리를 크게 해 언론의 보도와 핵심지지층을 모아 해결하고자 할 뿐이다.

셋째, 정당에게 요구되는 사회통합기능 능력의 부족이다. 분열의 반대개념이 통합이다. 사회적 분열은 결국 정당의 미숙한 통합능력에서 비롯된다고 본다. 다양한 계층의 목소리를 듣고 반대까지도 설득할 수 있는 능력이 사회통합능력의 가장 중요한 덕목이다. 선거의 승리만을 위한 경쟁은 국가통합을 해치고, 결국 민주주의는 실패할 수밖에 없게 된다.

넷째, 국가발전의 책임성에 대한 실천능력 부재다. 정책을 통해 지지층의 세력을 확대해 나가고, 첨예한 사회적 갈등을 토론의 장으로 가져가 국민 앞에서 해결책을 제시하고, 사회통합을 이루는 것은 곧 국가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목적이지 정당의 정권창출에만 몰두해서는 안된다는 주장이다 (Ishiyama, 'Political Parties and Democratization', 2021). 정당이 총알(bullet, 여기서는 폭력과 무질서의 의미)보다 투표용지(ballot, 여기서는 선거, 혹은 평화적 대화와 토론의 의미)로 갈등을 해소할 수 없는 경우 한 국가의 민주화 과정은 다시 깜깜한 미로에 갇히게 된다고 경고한다 (Ishiyama, Introduction to the special issue "From bullets to ballots: the transformation of rebel groups into political parties", 2016).

이시야마 교수는 정당이 적극적으로 한 국가의 민주화 과정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제도화된 정당제도의 구축을 위한 제도적 혁신의 증진(the promotion of institutional innovations that help build institutionalized party systems)이 필요하다고 제시한다.

아데나워재단 [사진=위키피디아]

정당의 혁신을 위해 필요한 것들

우리나라 정당들은 여야 할 것 없이 선거 때 공천을 통해 새로운 정치인이 공급되지만, 당의 정책과 가치를 우선하기 보다는 당선가능성과 당지도부에 대한 충성도에 더 높은 점수를 주기 때문에 당내의 활발한 비판과 반론이 허용되지 않는다.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이시야마 교수가 지적한 네 가지 요소를 갖춘 정당으로 재창당 수준의 개혁을 하는 수 밖에 없다.

새로운 정당이 새롭게 태어난다는 것은 구태를 벗고 새로운 정신으로 무장하는 것이다. 당헌과 당규를 유럽정당들처럼 평균 15-20년 단위로 국내외적 변화와 시대적 요구에 맞게 개정할 것을 권한다. 이를 위해 정책연구소를 당지도부와 분리해 완전히 연구중심으로 씽크탱크를 개편하는 것이 필수다. 독일의 아데나워재단, 사민당의 에버트재단처럼 완전히 당권과 분리된 연구소를 운영하게 되면 당 정책과 당 가치의 재정비 등과 같은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당 지도부와 무관한 당 정치학교의 운영도 필수적이다. 북유럽 정당들이 운영하는 청년정치학교는 10대부터 20대에 이르기까지 세대별 지도자를 교육시키고 있어 전국 전역의 지방정치학교에서 배출된 신인인재들이 지방정치에서 수련을 하고, 중앙정치로 진출하는 방식이 정형화 되어 있다. 공천을 통한 새로운 피의 수혈보다 체계적이고 장기적이며 지속성 있는 정치충원 방식을 한국정당들이 우선적으로 도입할 것을 적극 권장한다.

"정당은 소수 지지층과 정치엘리트들의 이익을 위한 집단이 아니다"라고 선언하면서 영국의 보수당을 창당한 로버트 필의 280년 전의 용기는 지금 우리나라의 정당들에 필요하다. 공고화된 시민문화를 지연시키고 민주화를 퇴행시키고 있는 정당을 개혁할 용기있는 지도자의 출현을 고대해 본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최연혁 교수. 2024.01.15 mironj19@newspim.com

 *필자 최연혁 교수는= 스웨덴 예테보리대의 정부의 질 연구소에서 부패 해소를 위한 정부의 역할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스톡홀름 싱크탱크인 스칸디나비아 정책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매년 알메랄렌 정치박람회에서 스톡홀름 포럼을 개최해 선진정치의 조건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그 결과를 널리 설파해 왔다. 한국외대 스웨덴어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은 후 스웨덴으로 건너가 예테보리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고 런던정경대에서 박사후과정을 거쳤다. 이후 스웨덴 쇠데르턴대에서 18년간 정치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버클리대 사회조사연구소 객원연구원, 하와이 동서연구소 초빙연구원, 남아공 스텔렌보쉬대와 에스토니아 타르투대, 폴란드 아담미키에비취대에서 객원교수로 일했다. 현재 스웨덴 린네대학 정치학 교수로 강의와 연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저서로 '우리가 만나야 할 미래' '좋은 국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민주주의의가 왜 좋을까' '알메달렌, 축제의 정치를 만나다' '스웨덴 패러독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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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들으며 쉬어가요"…한강 달군 청년버스킹 [서울=뉴스핌] 정태이 기자 = 한강에서 가을 정취를 느끼며 음악을 즐길 수 있는 청년 버스킹 축제가 열렸다.  푸른 하늘과 선선한 바람이 부는 한강에 청년 음악가들의 선율이 흘러나왔다. 돗자리를 펴고 앉은 시민들은 음악에 맞춰 박수를 치고 몸을 흔들며 도심 속에서 잠시 휴식을 즐겼다. [서울=뉴스핌] 김예원 기자 = '비트박서' 잭브라이언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녹음수광장에서 감엔터테인먼트 주최로 열린 '2026 한강 청년 버스킹 축제'에서 라이브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2026.10.17 yeawon2@newspim.com 17일 오후 1시 서울 여의도한강공원 녹음수광장에서 감엔터테인먼트가 주최하고 서울특별시가 후원한 '2026 한강 청년 버스킹 축제 : DAY OFF SEOUL'이 막을 올렸다. 이날 축제에는 제4회 싱어송라이터 오디션 '히든스테이지'에 참여한 청년 뮤지션들을 비롯해 재즈밴드와 비트박서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가들이 무대에 올랐다. 선선한 바람이 불었지만, 한낮의 햇볕은 강했다. 그럼에도 한강에 특별히 마련된 공연장에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야외 공연장 주변에는 돗자리를 펴고 자리를 잡은 시민들이 하나둘 늘어났다. 반려견과 함께 나온 시민부터 아이를 업고 공연을 찾은 가족까지, 다양한 관객들이 한강의 가을 정취와 음악을 함께 즐겼다. 축제의 문은 김루꾸밴드가 열었다. 뉴올리언스 사운드를 기반으로 한 재즈 선율과 자작곡 '적당히 좀 예뻐' 등을 선보이자 시민들은 박수를 치고 멜로디를 흥얼거리며 호응했다. 공연이 끝날 무렵 앙코르 요청이 나오자 '유 아 마이 선샤인(You Are My Sunshine)'으로 화답했다. [서울=뉴스핌] 김예원 기자 = '히든스테이지 시즌4' 참가자 도이주가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녹음수광장에서 감엔터테인먼트 주최로 열린 '2026 한강 청년 버스킹 축제'에서 라이브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2026.10.17 yeawon2@newspim.com 이어 도이주는 피아노 한 대와 목소리만으로 재즈와 인디 감성을 오가는 음악을 들려줬다. 어린 시절 가족과 함께했던 기억을 담은 미발매 자작곡도 선보이며 차분하게 무대를 채웠다. 비트박서 잭브라이언(Jackbryan)의 무대에서는 분위기가 한층 달아올랐다. 그는 입과 호흡만으로 여러 악기에서 나는 듯한 소리를 구현하며 '도파민'을 선보였고, 객석에서는 "잘한다"는 감탄과 박수가 잇따랐다. 무대를 지켜보던 시민들도 야외에서 음악을 즐기는 매력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금천구에서 온 60대 김모 씨는 평소 남편과 한강을 자주 찾는다며 "날씨도 좋고 음악까지 들으니 평소보다 더 흥겹고 행복하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이어 "실내 공연보다 이렇게 야외에서 즐기는 공연을 더 좋아한다"며 "향수 체험 같은 프로그램도 함께할 수 있어 좋았고, 다음에도 이런 행사가 열리면 다시 오고 싶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김예원 기자 = '2026 한강 청년 버스킹 축제'이 열린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한강공원 녹음수 광장에서 시민들이 현장 체험 부스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2026.10.17 yeawon2@newspim.com 경기도 성남에서 어머니와 함께 온 40대 정모 씨는 지인을 통해 한강에서 축제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현장을 찾았다. 그는 "지금까지 본 공연 중에서는 비트박스 무대가 가장 인상 깊었다"며 "실내보다 날씨 좋은 날 야외에서 음악을 듣는 게 더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조금만 멀어져도 공연 소리가 잘 들리지 않아 아쉬웠다"며 "이런 행사가 더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다"고 음향과 홍보에 대한 의견도 전했다. 시민들의 호응 속에 무대는 계속됐다. 무대 중후반에는 '히든스테이지' 대상 수상자인 심각한 개구리가 무대에 올랐다. 그는 "날씨와 어울리는 노래도 준비했으니 끝까지 잘 즐겨주셨으면 좋겠다"고 관객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서울=뉴스핌] 김예원 기자 = '히든스테이지 시즌4' 대상 수상자 심각한 개구리가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녹음수광장에서 감엔터테인먼트 주최로 열린 '2026 한강 청년 버스킹 축제'에서 라이브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2026.10.17 yeawon2@newspim.com 최근 '히든스테이지'에서 대상을 받은 곡 '추락한 개구리'를 발매했다는 소식도 전했다. 심각한 개구리는 "공부를 하거나 취업을 준비하는 등 자신이 원하는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도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을 때가 있고, 살다 보면 예상하지 못한 일들이 벌어지기도 한다"며 "그런 순간들을 잘 이겨내고 서로 손을 잡으며 함께 살아가자는 마음을 담았다"고 곡에 담긴 의미를 설명했다. 이어 마지막 순서에는 '히든스테이지' 최우수상 수상자 윤태경이 무대에 올라 축제의 대미를 장식했다. 윤태경은 "10년 전 '슈퍼스타K5'를 통해 데뷔한 뒤 한강공원에서 버스킹을 하며 목청껏 노래하다 종종 민원 때문에 쫓겨나기도 했다"며 "이렇게 멋진 무대에서 마지막 순서의 주인공처럼 노래할 수 있어 기분이 좋다. 호응을 잘해주시는 분들께 맛있는 선물도 드릴 테니 공연을 재미있게 즐겨달라"고 웃으며 말했다. [서울=뉴스핌] 김예원 기자 = '히든스테이지 시즌4' 최우수상 수상자 윤태경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녹음수광장에서 감엔터테인먼트 주최로 열린 '2026 한강 청년 버스킹 축제'에서 라이브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2026.10.17 yeawon2@newspim.com 공연장 한쪽에는 시민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체험 공간도 마련됐다. '서울의 향을 찾아서 2.0'에서는 초량·후암·연희·성수·삼청·도화·낙원 등 서울의 지역을 모티브로 한 향을 직접 시향할 수 있었다. 시민들은 여러 향을 맡아본 뒤 원하는 향을 선택해 받을 수 있다. 친구들과 시험을 마친 뒤 기분 전환을 위해 용인에서 왔다는 17세 이모씨도 공연과 체험을 함께 즐겼다. 이들은 "멀리 있다가 음악 소리가 들려서 와봤는데 노래를 다 잘하시는 것 같다"며 "향수 체험도 해보려고 한다. 연희와 낙원 향이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김예원 기자 = '2026 한강 청년 버스킹 축제'이 열린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한강공원 녹음수 광장에서 시민들이 현장 체험 부스(서울의 향을 찾아서, 한강로 사진관)를 둘러보고 있다2026.10.17 yeawon2@newspim.com 이어 "다음에도 이런 행사가 열린다면 친구들과 또 오고 싶다"며 "공연뿐 아니라 다양한 체험을 함께 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음악과 한강의 풍경, 청춘에게 전하고 싶은 문장을 엽서에 적어 남기는 '한강 사운드 엽서'도 운영됐다. 축제 현장의 순간을 사진으로 남길 수 있는 '한강 포토 스테이션'도 마련됐다. 시민들은 공연을 감상하는 데 그치지 않고 향과 사진, 엽서 등 다양한 체험을 즐기며 가을 한강에서의 시간을 이어갔다. taeyi427@newspim.com 2026-10-17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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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일 "반도체 호황에 올해 성장률 3% 중반" [방콕(태국)=뉴스핌] 오종원 기자 = 반도체 호황에 힘입은 수출·설비투자 확대가 올해 한국 경제의 성장률을 3% 중반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는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의 진단이 나왔다. 이 부총리는 설비투자 확대가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면서 잠재성장률도 하락 추세에서 벗어나 반등할 시점이 가까워졌다고 봤다. 19일 재경부에 따르면 이 부총리는 지난 16일(현지시간)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 참석차 찾은 태국 방콕 퀸시리낏 컨벤션센터(QSNCC)에서 한국 동행기자단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견해를 밝혔다. ◆ 수출·설비투자 호조..."잠재성장률 반등 임박" 이 부총리는 3분기 국내총생산(GDP) 공식 통계 발표를 앞두고 수출과 설비투자가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상반기에 이어 3분기에도 성장세가 뒷받침되면 연간 성장률이 예상보다 높아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 부총리는 지난 16일(현지시간)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 참석차 찾은 태국 방콕 퀸시리낏 컨벤션센터(QSNCC)에서 한국 동행기자단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재정경제부] 2026.10.19 jongwon3454@newspim.com 그는 올해 성장률이 IMF 전망치인 3.3%를 웃돌 것으로 예상하면서 "남은 기간 대외적인 새로운 이벤트가 발생해 큰 영향을 주는 게 아니라면 3% 중반도 가능할 수 있겠다"고 말했다. '3% 중반'의 구체적인 범위를 묻는 추가 질문에는 3.4~3.6%를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앞서 지난 7월 발표한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0%에서 3.0%로 상향 조정한 바 있다. 잠재성장률에 대해서도 반등 가능성을 제시했다. 반도체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해 격차를 메우기 위한 투자가 이어지고 있으며, 이 같은 설비투자 호조가 내년에도 지속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부총리는 "최근 성장세나 성장 구성을 보면 잠재성장률이 계속 하락하는 추세를 벗어나 반등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 시기가 다가오고 있고, 어찌 보면 임박했다고도 생각한다"고 밝혔다. 설비투자 확대가 시차를 두고 생산성을 높여 경제의 기초적인 성장 능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취지다. 다만 구체적인 잠재성장률 수준은 외부 기관의 추계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16일(현지시간) 태국 방콕 QSNCC에서 한국 동행기자단 간담회가 진행되는 모습. [사진=재정경제부] 2026.10.19 jongwon3454@newspim.com ◆ 경제전망 연 3회 검토...하반기 성장전략도 변화 예고 정부의 경제전망 발표 방식도 손질할 뜻을 밝혔다. 현재 연말과 이듬해 6월 말~7월 초에 전망을 발표하는 방식을 바꿔, 내년부터 전망 횟수를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부총리는 경제 여건이 빠르게 변하는 상황에서 연 2회 전망이 적절한지 고민하고 있다며 "내년부터는 전망을 좀 더 자주 해야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연말에 다음 해 경제전망을 발표한 뒤 해당 연도에 두 차례 수정·보완해 총 세 번 제시하는 방안을 거론했다. 분기별 발표를 뜻하는 것은 아니며, 추가 전망을 언제 내놓을지는 더 검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의 구성과 발표 방식도 달라질 수 있다. 연말에는 경제 운용 방향과 주요 정책과제를 종합적으로 제시하되, 중간 전망에서는 달라진 여건에 맞춰 보완이 필요한 분야의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부총리는 "대규모 작업을 한 번 더 하기보다는 경제전망을 좀 더 정확하게 하고, 추가적인 보완이 필요한 부분에 대응방안을 내는 쪽이 바뀐 현실에 맞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 생각이 연말까지 그대로 가면 '하반기'라는 이름의 경제성장전략은 내년에는 보기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jongwon3454@newspim.com 2026-10-1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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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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