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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조정에 떠오르는 닷컴버블 악몽...인텔·시스코 전철 밟나

기사입력 : 2024년06월25일 09:49

최종수정 : 2024년06월25일 09:49

월가 "엔비디아는 다르다…단기 변동에 불과할 것"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지난주 시가총액 1위를 달성했던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가 사흘 연속 급락하며 조정 국면에 진입하자 지난 2000년 초 닷컴버블 붕괴 재연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닷컴버블 형성 당시 가파른 주가 상승을 기록했다가 고꾸라진 인텔과 시스코의 전철을 엔비디아가 밟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만 월가 전문가들은 엔비디아의 기초 체력이 닷컴버블 당시 기업들보다 강력하며 AI 잠재력에 대한 신뢰도 탄탄해 조정이 단기에 그칠 것으로 판단하는 모습이다.

◆ 일주일 새 '시총 1위'→'조정'

24일(현지시각) 엔비디아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5.65% 내린 119.42달러에 마감됐다.

지난 18일 엔비디아 주가는 135.58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시가총액은 3조 3350억 달러까지 치솟아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애플을 제치고 처음으로 '세계에서 가장 비싼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주가는 고점 대비 12% 가까이 떨어져 '조정 영역(correction territory)'에 발을 들였다. 통상 주가가 최근 사상 최고치에서 10% 이상 하락하면 조정 진입으로 간주한다.

엔비디아의 이번 주가 하락에 대해 전문가들은 분할 이후 단기간 주가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 움직임,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내부자들의 예정된 주식 매도 등을 꼽았다.

올해 증시 랠리를 견인하며 AI 성장 기대감을 불러일으키던 엔비디아의 가파른 주가 급등락은 2000년대 초반 닷컴 버블 붕괴 재연 우려에 다시 불을 지피고 있다.

엔비디아 로고 [사진=블룸버그통신]

◆ 엔비디아, 시스코·인텔과 '닮은꼴'?

엔비디아 주가의 급등락에 월가는 닷컴버블 붕괴 당시의 시스코와 인텔을 떠올리고 있다.

닷컴버블 당시 시스코와 인텔 모두 기술혁신 선두주자로 시장 지배적 위치를 점유했고, 기술주 투자 열기에 힘입어 가파른 주가 상승을 연출한 바 있다.

인터넷 인프라의 핵심 기술을 제공했던 시스코는 네트워크 장비 시장에서의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고, 주가는 1990년 상장 이후 10년 동안 1000배 이상 상승해 2000년 3월 사상 최고치인 80달러를 기록하며 당시 마이크로소프트(MS)를 제치고 미국 시가총액 1위 기업에 오르기도 했다.

인텔은 닷컴 버블 시절 반도체 산업에서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고, 인터넷 기술 주식 관련 투자 열풍 속에 인텔 주가는 19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까지 급격히 상승했다.

올해 인공지능(AI) 관련 투자 열기의 중심에 선 엔비디아도 올해 들어서만 주가가 145% 오르는 급등세를 연출했다. 같은 기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15%, 나스닥이 18% 오른 것과 비교해 월등한 성과다.

AI 반도체 시장에서 독보적 위치를 차지한 엔비디아 주가는 최근 200일 이동 평균보다 약 100% 높은 수준에서 거래됐다.

미국 투자회사 BTIG의 조나단 크린스키 수석 시장 기술 분석가는 1990년 이후 미국 기업이 200일 이동 평균보다 넓은 스프레드로 거래된 것은 2000년 3월 시스코가 기록한 80%가 최대였다면서, 이는 엔비디아가 그만큼 독보적 위치임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인텔 역시 2000년 당시 주가는 200일 이동 평균을 약 80% 초과했다.

시스코(위) 주가와 인텔(아래) 주가 추이 비교. 노란 부분이 닷컴버블 붕괴 전후 [사진=구글차트] 2024.06.25 kwonjiun@newspim.com

◆ 버블 붕괴에 고꾸라진 인텔·시스코, 엔비디아는

닷컴 버블 동안 시스코와 인텔의 주가는 과도한 기대에 의해 부풀려졌고, 결국 현실과 괴리가 생기며 버블이 붕괴했다.

시총 1위 달성 일주일 만에 조정에 발을 들인 엔비디아 역시 비슷한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데, 월가 전문가들은 대체로 엔비디아가 앞서 두 기업과는 다른 행보를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2000년 3월 닷컴 버블이 정점을 찍고 붕괴하자 82달러 수준이던 시스코 주가는 급락했고, 2002년 10월 8.60달러까지 떨어졌다. 그로부터 20년이 지난 현재 시스코 주가는 47.28달러로 여전히 고점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인텔 주가도 당시 72.50달러로 고점을 찍고 2002년 13달러까지 고꾸라졌다가 현재는 30.57달러로 올라왔다. 역시 고점과는 여전히 거리가 먼 수준이다.

엔비디아도 같은 추세를 따를까.

월가 전문가들은 엔비디아가 단기 조정을 거친 뒤 다시 위를 향할 것으로 믿는 분위기다.

마켓워치는 닷컴 버블 시절 인텔이나 시스코의 수익성과 현재 엔비디아의 수익성을 비교할 때, 엔비디아는 훨씬 높은 순이익 마진과 자기자본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당시 기업들보다 엔비디아가 현재 연구개발(R&D)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는 점도 장기적 경쟁력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데이터트렉 리서치 공동 창립자인 니콜라스 콜라스는 2024년 1월에 끝난 회계연도에서 엔비디아 수익이 2000년 버블 말기에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인텔 매출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엔비디아는 올해 작년의 두 배에 달하는 1200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이는 2001년 매출이 줄었던 인텔과는 다르다고 했다.

전반적인 사업 수익성도 엔비디아가 훨씬 우수하다는 평가다.

콜라스는 예를 들어 2000년 인텔 순이익률이 31.2%, 자기자본이익률이 28.2%였던 반면 지난해 엔비디아 순이익률은 48.9%, 자기자본이익률은 69.2%였다고 강조했다. 또 엔비디아는 1990년대 후반 인텔보다 R&D 투자에 더 적극 나서고 있다는 평가다.

그는 엔비디아가 시총 1위에 올랐던 데는 타당한 이유들이 있으며, 지속적인 주가 상승 여부는 시장의 기본 신뢰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봤다. 이어 반도체 산업의 변동성을 고려할 때 "앞으로 몇 주 동안 주가가 '일부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판단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의 애널리스트인 비벡 아리아도 "엔비디아 주가 급등에 따른 단기 차익 실현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지만, 이 같은 변동성이 단기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kwonji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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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콘 "AI 데이터센터, 단계 건설"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세계 최대 전자 위탁생산업체인 대만 폭스콘이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와 함께 추진 중인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가 최대 100메가와트(MW) 규모로 단계적으로 건설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류양웨이 폭스콘 회장은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2025 컴퓨텍스 타이베이' 기조연설에서 "이번 AI 데이터센터는 엄청난 전력이 필요한 만큼, 단계적으로 구축할 것"이라며 "1차로 20메가와트 규모로 시작한 뒤, 40메가와트를 추가로 설치할 예정이며, 궁극적으로는 100메가와트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프로젝트는 전날 엔비디아가 대만을 대표하는 제조 기업 TSMC·폭스콘 및 대만 정부와 함께 초대형 AI 생태계를 대만에 구축한다고 발표한 데 따른 후속 설명이다. 2024년 10월 8일 대만 타이페이에서 열린 폭스콘 연례 기술 전시회에 전시된 폭스콘 전기이륜차 파워트레인 시스템 [서울=뉴스핌]박공식 기자 = 2025.05.14 kongsikpark@newspim.com 류 회장은 "전력은 대만에서 매우 중요한 자원"이라며 "공급 부족이라는 표현은 쓰고 싶지 않지만, 이를 감안해 여러 도시를 대상으로 부지를 분산하는 방식으로 데이터센터를 건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시설은 대만 남서부 가오슝시에 우선 들어서며, 나머지는 전력 여건에 따라 다른 도시로 확대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류 회장의 키노트 무대 위로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깜짝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황 CEO는 "이번 AI 센터는 폭스콘, 엔비디아, 그리고 대만 전체 생태계를 위한 시설"이라며 "우리는 대만을 위한 AI 팩토리를 만들고 있다. 여기에는 대만의 350개 파트너사가 참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AI 데이터센터는 고성능 컴퓨팅 인프라 확보를 통해 AI 학습 및 추론 속도를 크게 높이고, 대만 내 AI 산업 생태계 전반에 걸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koinwon@newspim.com 2025-05-20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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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삼성전자 '엑시노스 부활' 이 기사는 5월 21일 오전 10시04분 프리미엄 뉴스서비스'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몽골어로 의형제를 뜻하는 'ANDA'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도약, 독자 여러분의 성공적인 자산관리 동반자가 되겠다는 뉴스핌의 약속입니다. [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삼성전자가 올해 하반기와 내년 출시 예정인 갤럭시 플래그십 모델에 자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를 탑재할 계획인 것으로 확인됐다. 오는 7월 공개 예정인 폴더블 신제품에는 '엑시노스 2500·2400', 내년 출시 예정인 갤럭시 S26 시리즈에는 2나노 공정의 '엑시노스 2600'이 적용될 예정이다. 시장과 제품 포지셔닝에 따라 퀄컴 칩셋과 병행 탑재하는 이원화 전략이 병행된다. 삼성전자 엑시노스 [사진=삼성전자] 21일 뉴스핌 취재를 종합하면 삼성전자는 오는 7월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갤럭시 언팩' 행사에서 공개할 폴더블 스마트폰에 엑시노스 칩셋을 일부 탑재한다. 삼성은 또 내년에 출시하는 갤럭시 S26 시리즈에는 엑시노스 2600을 부분 탑재할 계획이다. 해당 칩셋은 2나노 공정이 처음으로 적용되는 제품이다. 업계 관계자는 "갤럭시 Z 플립7에 엑시노스 2500, 보급형인 Z 플립7 FE에 2400이 각각 탑재될 예정"이라며 "상위 기종인 Z 폴드7에는 S25와 동일하게 퀄컴의 스냅드래곤8 엘리트가 들어간다"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내년 상반기 출시 예정인 갤럭시 S26 시리즈의 경우 북미·한국·중국·일본 등 주요 시장에는 퀄컴의 새로운 칩(스냅드래곤8 엘리트2)을, 유럽 및 기타 글로벌 시장에는 자체 칩셋인 엑시노스 2600을 교차 탑재하는 것이 현재 계획"이라며 "단, 고성능이 요구되는 울트라 모델은 전량 퀄컴 칩셋을 탑재하는 방향으로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분기보고서를 통해 "상반기에는 3나노, 하반기에는 2나노 모바일향 제품을 양산해 신규 출하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갤럭시 S25 울트라. [사진=삼성전자] Z 폴드7과 S26 시리즈의 칩셋 탑재 방식 차이는 제품 포지셔닝에 따른 것이다. 폴드 시리즈는 플립 보다 상위 라인업으로 분류돼 퀄컴 칩셋을 적용하고, 유럽 등에서는 엑시노스를 투입해 성능을 검증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울트라 모델의 경우 상위 기종인 만큼 지역에 관계없이 퀄컴 칩셋을 탑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이 엑시노스를 자사 제품에 탑재하는 것은 시스템LSI와 파운드리 사업부 실적 정상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올해 1분기 두 사업부는 각각 1조원대 적자를 낸 바 있다. 시스템LSI는 주요 고객사에 플래그십 SoC(System on Chip)를 공급하지 못했고, 파운드리는 계절적 수요 약세와 고객사 재고 조정으로 인한 가동률 정체로 실적이 부진했다. 하지만 자체 칩셋 적용은 내부 수요를 통한 생산 가동률 확보, 공정 검증 및 설계-제조 일원화 구조를 유지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민감도가 낮은 시장을 중심으로 엑시노스 경쟁력을 확보하며 중장기적으로 점유율을 확대하는 전략을 추진하는 것으로 관측된다"며 "엑시노스의 성공은 사업부 실적은 물론 향후 시장 주도권 확보와도 연결되기 때문에 삼성 입장에선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측은 엑시노스 탑재와 관련해 "고객사와 관련된 내용은 확인이 어렵다"고 답변했다. aykim@newspim.com 2025-05-2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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