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 13일 공매도 제도 개선안 발표
개인·기관, 거래 상환기간 90일로 통일
기관, 공매도 전산시스템 구축 의무화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앞으로 개인과 기관 모두 주식을 빌린 뒤 갚아야 하는 대차 상환기간이 90일(최대 12개월)로 동일해 진다. 불법 공매도로 인한 부당이득액이 50억원 이상일 경우 무기징역까지 가능하도록 처벌·제재 수준도 대폭 강화된다.
공매도 금지 조치도 내년 3월 이후로 연장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공매도 전산시스템이 구축되는 내년 3월 말까지 공매도 금지 조치를 연장해줄 것을 요청했다. 금융위는 이와 관련 금융위에서 심의해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시장질서 확립을 위한 공매도 제도개선 민당정협의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4.06.13 leehs@newspim.com |
정부와 국민의힘은 13일 오전 국회에서 '시장질서 확립을 위한 공매도 제도개선'을 주제로 민당정협의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공매도 제도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지난해 11월 금융위원회가 공매도를 올해 6월까지 전면 금지한 이후, 공론화를 통한 공매도 제도 개선에 착수해 금융위‧금감원 및 유관기관이 공동으로 마련한 최종 방안이다.
'공매도 제도개선 방안'은 공매도 제도를 근본적으로 개선해 투자자를 보호하고 시장질서를 확립하기 위한 방안으로 ▲기관과 개인의 공매도 거래조건 차이 해소 ▲불법 공매도에 대한 처벌과 제재를 강화 ▲철저한 공매도 전산시스템을 구축해 기관투자자의 무차입 공매도 차단 등을 주 내용으로 한다.
우선 '기울어진 운동장' 해소를 위해 개인과 기관의 공매도 거래조건을 통일한다.
공매도 목적의 대차(기관)·대주(개인) 거래의 상환기간을 90일로 통일한다. 연장을 해도 최대 총 12개월까지만 가능하다. 현재는 기관은 상환기간에 대한 제약이 없고, 개인은 90일로 제한돼 '기울어진 운동장'이란 지적이 많았다.
대주서비스의 담보비율도 개인과 기관이 같아졌다. 현금 기준 105%, 주식은 135%다. 다만 개인은 코스피200주식에 대해 120%를 유지해 개인투자자의 거래조건이 보다 유리해지게 된다.
둘째로 불법 공매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한다. 불법 공매도에 대한 벌금형은 현행 부당이득액의 3~5배에서 4~6배로 상향하고 부당이득액이 5억원 이상인 경우에는 징역을 가중한다. 최대 무기징역도 가능하다. 또한 불법 공매도‧불공정거래 행위자에 대한 국내 금융투자상품 거래 제한과 금융회사·상장법인 임원선임 제한(최장 10년) 한다.
무차입 공매도 방지를 위해 공매도의 92%를 차지하는 기관투자의 공매도 전산시스템 구축을 의무화 한다. 공매도 전산시스템 구축 대상 기관투자자는 지난해 11월 기준 외국인 21사, 국내 80사로 잠정 집계된다.
기관투자자의 모든 매도주문은 한국거래소에 구축되는 중앙점검 시스템(NSDS)의 점검 대상이 된다. NSDS는 기관투자자의 기관내 잔고관리 시스템에서 산출되는 잔고·장외거래 정보를 보고받고 이를 거래소가 보유한 기관투자자의 모든 매매주문 내역과 대조함으로써 무차입 공매도를 3일 내에 전수점검한다. 거래소는 NSDS 구축을 위한 절차에 착수했으며 내년 3월 말까지 구축을 완료할 예정이다.
모든 기관·법인투자자는 무차입 공매도를 방지하기 위한내부통제기준을 마련토록 했다. 공매도 관리부서 지정, 공매도 업무규칙 마련, 공매도 내부통제 관련 정보의 기록·관리(5년 보관) 의무 등이 포함된다. 공매도를 소규모로 하거나 1회만 공매도 주문을 내려는 법인도 포함된다.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표=금융위원회] 2024.06.13 yunyun@newspim.com |
공매도 주문을 수탁받는 증권사의 확인의무도 강화된다. 현재 증권사의 무차입 공매도 방지를 위한 역할은 차입공매도라는 사실을 통보받는 형식적 수준에 그치고 있지만 앞으로는 기관투자자의 공매도 전산시스템과 모든 기관·법인투자자의 내부통제기준을 연1회 이상 확인해 그 결과를 금융감독원에 보고하고, 확인된 기관·법인투자자에 대해서만 공매도 주문을 수탁받아야 한다.
공매도 전산시스템을 구축하지 않은 기관투자자, 내부통제기준을 마련하지 않은 기관·법인투자자, 확인을 이행하지 않은 증권사에 대해서는 무차입 공매도가 발생하지 않더라도 과태료를 부과한다
마지막으로 공매도 투명성을 제고한다. 공매도 포지션을 취한 투자자가 투명하게 공개될 수 있도록 공매도잔고 공시 기준을 보고 수준으로 강화한다. 현재 발행량의 0.5% 이상에서 개선안은 발행량의 0.01% 또는 10억원 이상으로 바뀐다. 전환사채(CB)·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이 공시된 후 발행시의 전환가액이 공시되기 전까지의 기간 중 공매도를 한 투자자는 CB·BW 취득이 제한된다.
금융위는 '공매도 제도개선 방안' 이 신속히 시행될 수 있도록 모든 후속조치를 속도감 있게 진행할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법 개정 사항에 대해서는 연내 법 개정을 목표로 국회와 적극 협의해 입법 논의를 지원해 나갈 것"이라며 "대주 담보비율 인하와 공매도 잔고 공시기준 강화 등 하위규정 정비는 올해 3분기까지 완료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오늘 보고할 공매도 개선 방안은 지난해 민당정 협의회에서 당에서 제시해 주신 의견을 기초로 마련한 것"이라며 "향후 불법 공매도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소하고 투자자를 보호하는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공매도 전산화를 차질없이 추진하는 한편 불법 공매도에 대한 엄정한 조사 및 조치를 지속해 불법적 이익 추구 시 반드시 처벌된다는 원칙을 확립하겠다"며 "모든 투자자들이 공정한 조건에서 공정한 거래를 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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