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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어 사전 12 [ 보리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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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릿고개 넘어온 우리의 어머니들은 위대하다
바람에 일렁이는 보리밭이 주는 감동 잊지 못해
보리가 타탁타닥 익기 시작하면 여름의 시작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가도 가도 붉은 황토길/ 숨막히는 더위 뿐이더라// 낯선 친구 만나면/ 우리들 문둥이끼리 반갑다//… 신을 벗으면/ 버드나무 밑에서 지까다비를 벗으면/ 발가락이 또 한개 없다// 앞으로 남은 두 개의 발가락이 잘릴 때까지/ 가도가도 천리 먼 전라도 길' - 한하운 '전라도길' 일부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청보리밭이 바람에 일렁이면 우리들의 가슴도 푸르게 물결친다. [사진 = 오광수] 2024.06.05 oks34@newspim.com

'보리피리 불며/ 봄 언덕/ 고향 그리워/ 피-ㄹ 닐니리'로 시작하는 '보리피리'의 시인 한하운은 한센병 환자였다. 보리밭을 생각하면 여전히 보릿고개와 한하운 시인의 시가 떠오른다. 보리밭에 '문둥이'가 숨어 있다가 어린아이의 '생간'을 꺼내 먹는다는 황당한 이야기도 있었다. 젊은 세대들에게는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 이야기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보릿고개를 넘기지 못하고 굶어 죽던 시절이 분명 있었다. 시인 한하운은 한센병이라는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서정적이면서도 생명력이 넘치는 시를 썼듯이 보릿고개를 견뎌낸 우리의 어머니들은 참으로 위대하다.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이제 보리밭은 이 땅의 어디서나 만나보기 어렵다. 관광객들을 위한 풍경으로만 남아있기 때문이다.  [사진 = 임영자 작가]  2024.06.05 oks34@newspim.com

'아야 우지마라 배 꺼질라/ 가슴시린 보릿고개 길/ 주린 배 잡고 물 한바가지 배 채우시던/ 그 세월을 어찌 사셨소'
'인동역에서'의 가수 진성이 부르는 '보릿고개'가 여전히 울림이 큰 걸 보면 우리에게 보릿고개는 남의 일이 아니다. 지금도 여전히 보릿고개를 겪으면서 하루하루 분투(奮鬪)하는 서민들이 있다. 다만 수시로 보릿고개가 찾아온다는 점만 다를 뿐이다.

보릿고개와 달리 보리밭은 우리에게 봄과 여름 사이에 놓여있는 최고의 풍경화이자 식량의 보고(寶庫)이다. 그래서 봄날의 보리밭은 늘 넘치는 즐거움이다. 파란 보리싹이 자라서 바람에 일렁이는 청보리의 시절을 지나 노릇하게 익어갈 때까지 버릴 풍경이 하나 없다.
'보리밭 사잇길로 걸어가면/ 뉘 부르는 소리 있어/ 나를 멈춘다/ 옛 생각이 외로워 휘파람 불면/ 고운 노래 귓가에 들려온다/ 돌아보면 아무도 보이지 않고/ 저녁놀 빈 하늘만 눈에 차누나.'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가수 문정선은 가곡 '보리밭'을 불러 대중적으로 히트시켰다. 2024.06.05 oks34@newspim.com

박화목 작사, 윤용하 작곡의 '보리밭'은 오랜 사랑을 받아온 가곡이다. 따스한 서정이 돋보이는 이 노래는 한국전쟁이 한창일 때 만들어졌다. 피란지인 부산 자갈치 시장의 한 대폿집에서 황해도 은율이 고향인 선후배가 만났다. 시인이자 아동문학가인 박화목은 종군기자, 작곡가 윤용하는 해군 음악대원 신분이었다. 윤용하가 전쟁에 지친 국민들에게 위로가 될 수 있는 노래를 만들어보자고 제안했다. 박 시인이 '옛 생각'이라는 제목의 시를 건넸다. 며칠 뒤에 윤용하가 '보리밭'으로 제목을 바꿔 달아 노래를 완성했다. 두 사람이 함께 떠올린 건 일렁이는 고향의 보리밭 풍경이었다. 이후 '보리밭'이 유명해진 건 1971년 KBS 경음악단장인 김강섭이 편곡하여 문정선이 부르면서다.

'이 땅에 아직 보리밭이 있다는 것은/ 우리에게 내릴 수 없는 깃발이 있다는 뜻이다/ 이 땅에 아직 보리밭이 있다는 것은/ 땅투기꾼 독점재벌에게는 도저히/ 빼앗길 수 없는 한 뼘의 분노가 있다는 뜻이다/ 이 땅에 아직 보리밭이 있다는 것은/ 밟아도 밟아도 되살아나는 희망/ 우리가 청춘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 안도현 '보리밭' 일부
이제 바람이 부드럽게 보리밭을 일렁이게 만드는 풍경을 만나는 건 쉽지 않다. 남쪽 끝의 청산도나 전북 고창, 경주 분황사의 청보리밭처럼 관광객들을 위한 보리밭을 보는 게 전부다.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초여름은 누렇게 익어서 빳빳하게 고개를 치켜세운 늠름한 보리밭은 보러가고 싶어지는 계절이다. [사진 = 임영자 작가] 2024.06.05 oks34@newspim.com

봄에서 여름으로 달려가는 지금 어디선가 보리가 익어갈 것이다. 짚불에 그을린 뒤 비벼서 먹으면 고소한 맛이 그만인 '보리서리'는 더 이상 할 수 없지만 초여름 볕에 타닥타닥 익어가는 보리를 만나러 보리밭에 가고 싶다. 부드럽게 물결치던 청보리밭이 누렇게 익어서 고개를 빳빳하게 세우는 늠름한 모습을 보고 싶다.

oks3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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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노소영에 9440억 지급" 판결 [서울=뉴스핌] 백승은 기자 = 법원이 '세기의 이혼'이라고 불리는 최태원 SK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재산분할 소송 파기환송심에서 '최 회장이 재산분할금으로 9440억원을 노 관장에게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서울고법 가사1부(재판장 이상주)는 24일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재산분할 등 사건 파기환송심 선고기일을 열고 "최 회장은 노 관장에게 9440억원과 판결이 확정된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5%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고 선고했다. 양측의 법적 다툼이 시작되고 9년 만에 나온 결론이다. 파기환송심에서 가장 큰 쟁점 중 하나는 SK주식을 분할 대상으로 인정할 지 여부와 '재산분할 기준 시점'이었다. 재판부는 최 회장이 보유한 SK주식을 부부 공동재산으로 인정하면서 분할 대상으로 판단했다. 재산분할 비율은 노 관장 3분의 1, 최 회장 3분의 2로 정했다.  다만 재판부는 분할 대상 주식의 가액을 산정하는 시점은 이혼소송의 사실심(항소심) 변론 종결일인 2024년 4월16일, SK 주가가 약 16만원대였을 당시를 기준으로 책정했다. 항소심 변론종결일 이후부터 파기환송심 변론종결일(2026년 6월 26일) 사이 SK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했는데, 이는 최 회장의 경영적 기여가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반소피고(최태원)의 보유 주식이 부부공동재산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최 회장 보유 주식의 가치 상승에 최 회장의 경영적 기여가 있음을 고려했다"고 했다. 아울러 재판부는 대법원 환송판결과 같이 '노태우 비자금' 300억원은 분할 대상 재산에서 제외했다. 재판부는 "노태우 지원금 300억원은 최 회장 보유 주식의 형성이나 가치 유지에 대한 노소영의 기여나 재산분할비율 산정에서 참작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번 결정에 따라 최 회장은 노 관장에게 재산분할금 9440억원을 현금으로 지급해야 한다. 아울러 최 회장이 혼인관계 파탄 전 경영권 유지와 경영활동 일환으로 친인척에게 증여한 주식은 분할 대상 재산에서 제외했다.  이날 최 회장 측 법률대리인은 입장문을 통해 "약 20년에 가까운 혼인 해소 과정에서 작년 대법원 판결로 이혼이 확정되었고 오늘 재산분할의 파기환송심 판결이 있었다"라며 "최태원 회장은 지금까지의 과정에서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친 것에 대하여 송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판결에 대한 구체적 입장은 판결문을 면밀히 검토한 뒤 말씀드리겠다"며 재상고 의사를 밝혔다. 노 관장 측은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다. 한편 두 사람은 지난 1988년 결혼해 세 자녀를 뒀지만 파경을 맞았다. 지난 2015년 최 회장이 혼외 자녀 소식을 언론에 알리고 2017년 7월 이혼 조정을 신청했지만 결렬됐다. 이듬해인 2018년 노 관장을 상대로 이혼소송을 제기하자 노 관장도 이혼에 응하겠다며 2019년 12월 맞소송했다. 이혼 소송 1심 재판부는 2022년 12월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재산분할로 현금 665억원과 위자료 1억원을 지급하라'고 판단했지만 양측 모두 불복했다. 이후 2024년 5월 2심 재판부는 최 회장이 보유한 주식회사 SK 지분도 재산분할 대상이라고 보고 재산분할 1조3808억원, 위자료 20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는 국내 이혼소송 사상 최대 규모다. 노 관장의 아버지인 노태우 전 대통령의 '300억원 비자금'이 SK그룹 성장에 상당 부분 기여한 점, 노 관장의 가사와 자녀 양육 등이 가정에 기여한 부분이 있다고 본 결과다. 지난해 10월 대법원은 위자료 20억원은 확정했지만, 재산분할은 파기환송하고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은 불법 자금이라 노 관장의 기여로 평가할 수 없다고 봤다. 파기환송심 재판부도 이같은 판단을 유지했다.  100wins@newspim.com 2026-07-24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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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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