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사회 사건·사고

속보

더보기

발달장애인 두 번 울리는 로맨스 스캠…금융교육 '시급'

기사입력 : 2024년05월09일 06:00

최종수정 : 2024년05월09일 06:00

신롸 관계 쌓은 뒤 금전 갈취하는 로맨스 스캠
사람 만나지 못하는 발달장애인 유독 취약
수용·지지해주는 범죄자들…피해사실 묵인하기도
가이드라인 없어 사후약방문

[서울=뉴스핌] 방보경 기자 = 관계 중심형 온라인 사기인 '로맨스 스캠'에서 발달장애인을 구제할 방법이 없어 현장에서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범죄자가 피해자와 지지적 관계를 맺고 있어 장애 당사자가 피해 사실을 타인에게 말하기 쉽지 않다. 정부 차원에서도 마땅한 금융교육을 마련하지 못해 범죄가 터지고 난 후 대처하는 '사후약방문'이 반복되고 있다.  

9일 뉴스핌 취재에 따르면 최근 경남 창원시에 거주하는 발달장애인 A씨는 로맨스 스캠으로 총 5500만원의 피해를 봤다. 범죄자는 A씨에게 돈을 보내주면 만날 수 있다고 설득하며 갈취를 이어갔다고 전해졌다. A씨는 계좌에 있는 돈을 전부 입금한 후 주변에 1700만원을 빌려달라고 부탁했고 그 과정에서 사회복지사가 A씨의 텔레그램 대화내용을 확인하고 범죄 피해사실을 알게 됐다는 것이다. 

사회적 관계망이 취약한 발달장애인들은 로맨스 스캠에 취약하다. 로맨스 스캠은 피해자와 신뢰 관계를 쌓은 뒤 금전을 갈취하는 사이버 범죄다. 단순히 도움을 주고받는 사이부터 친구·연인까지 다양한 관계를 토대로 이뤄지는 것이 특징이다. 발달장애인은 직장에 다니거나 복지관을 이용하기 어려워 주위 사람들과의 소통이 쉽지 않고, 상대적으로 관계를 이용한 범죄에 걸리기 쉽다. 

사회복지사 B씨는 "발달장애인 특성상 사람을 다양하게 만나지 못하기 때문에 외로움을 많이 탄다"며 "그래서 상대방이 믿음을 주는 순간 경계를 풀고 마음을 열어버린다"고 했다. 무조건적인 지지와 긍정을 경험하는 만큼 관계에 개방적일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가족이나 기관 실무자들은 사회적 규범을 알려줘야 하는 만큼 장애인의 행동에 제약을 거는 것과는 달리, 범죄자들은 돈을 뜯어내기 전까지 수용적인 태도를 보인다. 

범죄자들은 피해 사실을 주위에 알리지 말라고 귀띔하기도 한다. 백정연 소소한소통 대표는 "(발달장애인) 몇몇은 주위 사람들이 알게 될까 봐 카카오톡에서 기록을 지워, 피해를 확인하거나 보상받기도 어렵다"며 "실무자들이 카톡이나 문자를 지우지 말라는 교육을 할 정도"라고 했다. 

이러한 피해 상황은 교육만 뒷받침된다면 예방할 수 있다. 금융 관리를 받은 발달장애인의 경우 소유의 개념이 분명히 잡혀 있다. '모르는 사람에게 돈을 주면 안 된다'는 인식이 있어 보이스피싱 같은 온라인 사기에도 상대적으로 잘 대처할 수 있다. 

다만 그루밍 범죄와 사기가 혼합된 범죄 특성상, 현장에서는 가이드라인 마련에 대해 난색을 표하고 있다. 장애인권익옹호기관에서는 지난해 발달장애인이 정서적 학대를 알아차리고 신고할 수 있도록 안내서를 발간했다. 하지만 조롱과 욕설, 무시 등을 동반하는 학대와 달리 로맨스 스캠은 외견상 지지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 세심히 살피기 전에는 다른 인간관계와 구분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발달장애인 권리구제를 담당하는 한 관계자는 "(발달장애인 본인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증여를 했다고 한다면, 그것은 일종의 자유로운 의사 표현으로 볼 수 있어야 할지 판단하기 어렵다"며 "자유로운 인간관계를 갖고 있다고 확신하는 장애 당사자에게 사기를 당했다고 말하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현재로서는 사실상 사회복지 실무자들이 곁에서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방법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백정연 대표는 "정부 차원에서는 발달장애인이 체감하는 만큼 금융교육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는 것 같다"며 "현재는 개별 기관에서 디지털 온라인 성범죄에 대해 필요성을 느끼고 별도로 교육하고 있는 걸로 보인다"고 전했다. 

hello@newspim.com

CES 2025 참관단 모집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코스트코, 한국 순이익 67% 미국 본사로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미국계 창고형 할인점 코스트코가 한국에서 거둔 연간 순이익의 60% 이상을 배당금으로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코스트코 한국 법인인 코스트코코리아가 공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이번 회계연도(2023년 9월∼2024년 8월) 영업이익이 2186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회계연도보다 16%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미국 대형 유통 업체 코스트코 매장 앞에 생필품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이 대기 중이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같은 기간 매출은 6조5301억원으로 8%가량 증가했고 당기순이익은 58% 급증한 2240억원을 기록했다. 이번 회계연도 코스트코코리아의 배당금은 1500억원으로, 당기순이익의 67%에 이른다. 지난 회계연도에서도 코스트코코리아는 당기순이익(1416억원)을 뛰어넘는 2000억원(배당 성향 141.2%)의 배당금을 지급한 바 있다. 코스트코코리아는 미국 본사인 코스트코 홀세일 인터내셔널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서울, 인천, 경기 등 전국에 19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임직원 수는 7351명이다. 미국 본사가 챙기는 배당금은 1000억원이 넘지만, 정작 한국 기여도는 낮은 수준에 불과하다. 이번 회계연도 코스트코코리아의 기부액은 12억2000만원으로 지난 회계연도(11억8000만원)보다 3.5% 증가하는 데 그쳤다. 미국 본사가 가져갈 배당액의 1%에도 못 미치는 액수다. nrd@newspim.com  2024-11-19 14:32
사진
해임이라더니…김용만 김가네 회장 복귀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성범죄 혐의로 입건된 분식프랜차이즈 '김가네'의 김용만 회장이 대표이사직에서 해임됐다가 다시 복귀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김용만 회장은 지난 8일 아들인 김정현 대표를 해임하고 대표이사직에 올랐다. 김 회장의 아내인 박은희씨도 사내이사 등록이 말소됐다. 해당 내용은 지난 11일 등기가 완료됐다. 김가네 김용만 회장. [사진= 뉴스핌DB] 김 회장은 직원 성범죄 사건으로 인해 지난 3월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나고 아들인 김정현씨가 대표이사를 지냈다. 그런데 최근 아들인 김 전 대표와 아내 박씨와 김 회장 간 경영권 분쟁이 촉발되면서 스스로 대표이사직에 다시 오른 것으로 관측된다. 김 회장은 김가네 지분 99%를 소유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가네 관계자는 "아직 정리가 되지 않아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앞서 김용만 회장은 지난 7월 준강간치상과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로 입건돼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 또한 김 회장은 사내 경리 담당 직원을 통해 회사명의 계좌에서 수억 원 상당을 자신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계좌로 빼돌렸다는 횡령 의혹도 받고 있다. 이번 사건은 김 회장과 이혼소송을 진행 중인 아내인 박 씨의 고발로 알려졌다. romeok@newspim.com 2024-11-18 16:59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