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열린 기자간담회서 작심 비판
엔씨 정기주총 참여해 변화 촉구 예정
[서울=뉴스핌] 양태훈 기자 = "가장 큰 문제는 엔씨소프트다. 공동대표 선임, 보직변경으로는 족벌경영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현재 상태가 지속된다면, 리니지로 흥해서 리니지로 망하는 기업이 될 것이다. 내일 주총에 참석해 의견을 전달할 생각이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은 27일 강남토즈타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엔씨소프트(이하 엔씨)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28일 예정된 엔씨소프트 정기주주총회에도 참석해 김택진 엔씨 대표 등 주요 경영진에게 이 같은 의견을 직접 전달하고, 퇴진을 요구할 예정이다.
위 학회장은 "김택진 대표 등이 실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져야한다. 윤송이 사장이 대표로 있는 엔씨웨스트홀딩스의 경우, 8년째 적자"라며, "현재 상태가 지속된다면 엔씨는 한때 리니지로 크게 성장하다가 리니지에 발목 잡혀 몰락하는 기업이 될지도 모른다"고 경영진 교체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27일 강남토즈타워에서 열린 한국게임학회 기자간담회 현장. [사진=양태훈 기자] |
또 "김택진 대표가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나거나 대주주로만 남지 않는 한 (엔씨의) 근본적인 변화를 기대하기 힘들다"며, "박병무 공동대표 선임과 윤송이·김택헌 보직변경으로는 족벌경영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엔씨는 지난해 연결 기준 실적으로 매출 1조 7798억 원, 영업이익 1373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31%, 75% 급감한 수치로, 간판게임 '리니지' 시리즈의 흥행 동력이 둔화된 영향을 받았다.
엔씨는 올해 김택진·박병무 공동대표 체제를 출범, '쓰론 앤 리버티(THRONE AND LIBERTY, TL)'를 글로벌 시장에 출시해 실적 반등을 이루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이 게임 산업 육성을 위해 전문성을 겸비한 기관장 인선을 강조하고 있다. [사진=양태훈 기자] |
위 학회장은 이에 대해 "문제는 엔씨가 작년 지스타에서 신작 게임을 공개하고, 장르 다각화를 선언했지만, 현재 리니지 개발자들이 엔씨 내 주요 포지션을 차지하고 있어 (실제로는) 신규 IP 개발에 대한 의지가 약해보인다는 것"이라며, "작년 주총에서 개발 보상 문제에 대해 이의를 제기한 바 있는데, 개선되지 않았다. 내일 주총에서도 의견을 전달할 계획"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한국게임학회는 이날 간담회에서 올해 주요 과제로 '교육과 연구의 글로벌 역량 강화', '지속가능한 게임산업 발전', '정부 및 산업과의 소통' 등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공유했다. 구체적으로 게임 교욱 분과를 신설해 인공지능 등 신기술 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한편, 국제 컨퍼런스 확대를 통한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아울러 건전한 게임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확률형 아이템 감시위원회'를 발족, 주요 대형사 게임에 대한 상시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위 학회장은 "엔씨가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를 거부해왔는데, 게임학회 차원에서 집중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전국 50여 개 게임 관련 학과 학생들과 연계해 자발적인 감시 체계를 구축할 것"이라며, "올해 게임 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연구와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20일 열린 '공동대표 체제 출범 미디어 설명회'에서 향후 계획을 설명 중인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사진=엔씨소프트] |
또 "올해 콘진원 및 게임위 등 주요 게임 기관장의 임기가 끝나는데, 새로운 기관장들이 게임 산업의 현안에 대해 심도 있는 이해와 전문성을 바탕으로 혁신적인 정책을 추진하기를 기대한다"며, "게임은 이제 단순한 엔터테인먼트를 넘어 경제와 문화를 아우르는 국가 신성장 동력"이라며 "특히, 엔씨와 같은 회사는 대한민국 게임 산업의 심장과도 같은 중요한 회사인 만큼 쇄신을 통해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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