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탈퇴 종용' 의혹 제기하며 천막 농성…갈등 고조
장 회장, 노조 사무실 찾아 전상호 수석부위원장과 인사
勞 호평 "장 회장 노조 사무실 방문, 고무적인 상황"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100일 간의 현장 경영을 진행한다. 노조 탈퇴 종용 문제 등 갈등이 깊어지고 있는 노사관계를 소통으로 풀어낼 수 있을지 포스코그룹 주변의 이목이 쏠린다.
25일 포스코그룹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포스코의 노사 간 갈등은 최근 기류가 심상치 않다. 지난 해 창사 이래 최초로 파업 위기에 처했고, 장 회장이 취임한 현재는 노조가 사측의 노조원 탈퇴 종용을 이유로 천막 농성에 들어간 상황이다.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장인화 회장이 지난 22일 포항 2열연공장에서 현장직원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포스코그룹] dedanhi@newspim.com |
김성호 포스코노조 위원장은 최근 호소문을 통해 "장인화 회장이 내정됐을 때부터 조합 탈퇴 종용에 대해 멈추라고 요구하고 긍정적인 답을 받았지만, 지금도 회사의 탈퇴 종용이 멈추지 않고 있다"고 했다.
포스코 노조는 지난 19일부터 광양제철소 대식당 앞 공터와 21일부터 포항제철소 1문 옆에 천막을 설치한 후 회사 측의 부당노동행위와 근로시간과 안전, 환경 분야 위법 사례를 제보받고 있다.
노조는 현재도 회사 측의 노조원 탈퇴 종용이 멈추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포스코 노조 관계자는 이날 "아직까지 회사의 노조 탈퇴 종용이 멈춘 것 같지는 않다"라며 "지금(천막 농성과 제보 등)이 탈퇴 종용에 대한 대응의 첫 걸음"이라고 말했다.
장 회장은 지난 22일부터 100일 간의 현장 경영에 들어갔다. 첫 행선지는 포스코 노동조합과 노경협의회 사무실을 찾았다. 그는 이 자리에서 "신뢰를 바탕으로 선진 노사 문화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사가 함께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다만 장 회장의 이번 방문은 김성호 노조위원장과 만난 것은 아니었다. 노조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김성호 노조위원장은 탈퇴 종용에 항의하는 천막 농성장에서 불법 노동행위 제보를 받는 천막에 있었다.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장인화 회장이 포항제철소 구내식당에서 직원들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포스코그룹] dedanhi@newspim.com |
대신 장 회장은 노동조합 사무실에서 전상호 수석부위원장 등 노조 간부들을 만났다. 간단한 인사 등을 나눴을 뿐 깊은 대화를 나누지는 않았다는 게 노조 측의 설명이다.
장 회장의 이같은 행보는 일단 긍정적이다. 노조에서도 노사 갈등 해결에 기대감이 있다.
한 노조 관계자는 "전임 회장 같은 경우, 취임 후 노동조합 사무실을 방문한 적이 한 번도 없었을 뿐 아니라 전화도 없었다"라며 "장인화 회장은 조금 더 지켜봐야겠지만, 고무적인 상황"이라고 전했다.
다만 정상적인 노사 관계가 시작되기 위해서는 사측의 노조 탈퇴 종용이 중단돼야 한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이와 관련해 포스코 관계자는 "노조 탈퇴 종용은 없다"라고 강하게 밝히고 있다.
장 회장은 취임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노사도 결코 다르지 않다. 회사를 위해 하는 일에 있어서 노사가 따로 있을 수 없다"며 "이를 위해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제가 먼저 다가가서 신뢰를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포스코 원팀 형성에 나서고 있는 장 회장이 소통을 통해 노사 갈등을 녹여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dedanh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