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말리 가족 협조, 배우 브레드 피트 총괄 프로듀서로 참여
레게 머리, 자메이카식 영어 킹슬리 벤어디어 싱크로율 높아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자메이카를 대표하는 레게음악의 레전드 밥 말리를 주인공으로한 영화 '밥 말리: 원 러브'는 음악영화라기보다는 전기영화에 가깝다. 영화 속에서 "음악은 메세지 같은 거야. 음악과 메시지는 떼려야 뗄 수 없어"라는 밥 말리(킹슬리 벤어디어 분)의 대사처럼 평화와 화합을 위해 노래했던 뮤지션의 짧지만 강렬했던 삶에 대해 얘기한다.
[서울 = 뉴스핌] 영화 '밥 말리: 원 러브' 포스터. [사진 =롯데 엔터테인먼트] 2024.03.07 oks34@newspim.com |
밥 말리는 '레전드'라는 곡으로 미국 빌보드 톱200 리스트에 무려 822주간 머물러서 빌보드 역사상 가장 오랜 기간 차트인한 기록을 갖고 있다. 그가 전 세계인이 사랑하는 뮤지션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이유와 이 영화가 보여주고자 하는 메시지는 초반부에 등장한다. 1976년 극단의 분열 상태로 내전 직전의 상태에 빠져 있는 자메이카에서 밥 말리는 평화 콘서트 무대를 준비한다. 늘 암살 위협에 시달렸던 그는 자택에 침입한 괴한에 의해 총상을 입는다. 그의 아내 리타 말리(라샤나 린치 분)와 매니저도 총상을 입었다. 그러나 모두가 만류하는 데도 불구하고 밥 말리는 붕대 투혼을 발휘하면서 8만병이 운집한 콘서트 무대에 섰다.
밥 말리는 한동안 영국으로 피신해 있었지만 음악적 행보를 멈추지 않았다. 런던에서 지내며 사랑과 평화, 공존의 메시지를 담은 전설적인 엘범 '엑소더스'를 발매하는 과정도 그려진다. 그는 마침내 평화에 대한 염원을 담은 '원 러브 피스 콘서트'를 조국 땅에서 갖는다. 1978년 4월 자메이카에서 열린 콘서트에서 그는 자메이카의 총리였던 마이클 맨리(인민민족당)와 에드워드 시가 총재(노동당)를 초대해서 손을 맞잡게 했다. 서로 한 치의 양보도 없이 싸웠던 정적 관계의 두 사람을 무대에 세우고 밥 말리는 관중을 향해 "사랑"과 "번영"을 크게 외쳤다.
[서울 = 뉴스핌] 영화 '밥 말리: 원 러브' 한 장면. [사진 = 롯데 엔터테인먼트] 2024.03.07 oks34@newspim.com |
영화 '킹 리차드'로 아카데미, 골든 글로브 등 각종 영화제에서 수상한 레이날도 마커스 그린 감독의 신작이다. 말리의 부인과 자녀들이 영화 제작에 참여했으며, 할리우드 톱스타이자 프로듀서인 브래드 피트가 작품의 총괄 프로듀서를 맡았다. 영화 속에 '노 우먼, 노 크라이', '엑소더스' 등 그의 주옥같은 명곡들이 나오지만 음악 이야기에만 집중하지는 않는다. 당시의 콘서트 장면은 현장 필름으로 대체하여 마치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아쉬움도 있다. 밥 말리가 최전성기로 활동하던 시기부터 36살에 암으로 숨을 거두기까지의 이야기가 주로 그려진다.
밥 말리로 분한 영국 배우 킹슬리 벤어디어는 레게머리와 자메이카식 영어 말투까지 살려서 실제 말리와 흡사한 연기를 펼쳐 보인다. 밥 말리의 음악적 동료이자 아내 리타 말리 역을 맡은 라샤나 린치도 싱크로율이 아주 높다. 먼저 개봉한 미국에서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는 등 반응이 좋지만 관객 수는 그리 많지 않다. 국내에서도 음악영화에 대한 호감도가 높지 않아서 얼마나 많은 관객들이 호응할 것인 지는 미지수다. 13일 개봉. 107분. 15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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