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K-UAM(도심항공교통)의 미래 고흥항공센터를 가다
UAM
[전님·고흥=뉴스핌]김정태 건설부동산 전문기자= "슈~웅"
지난달 28일 전남 고흥군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 위치한 고흥항공센터. 활주로에 대기 중이던 이착륙기체가 힘차게 4개의 프로펠러(틸팅 로터)를 돌리며 이륙하더니 지상 40~150m 상공에서 여러 차례 선회 비행하는 모습을 지켜 볼 수 있었다.
K-UAM(도심항공교통) 실증을 위해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이 도입한 이착륙기체 오파브(OPPAV)다. |
이 기체는 회전하는 프로펠러에서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날 뿐, 비행기나 헬리콥터와 같은 소음을 전혀 들을 수 없을 정도로 조용했다. K-UAM(도심항공교통) 실증을 위해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이 도입한 이착륙기체 오파브(OPPAV)다.
이 기체는 우리나라 배터리업체인 삼성SDI의 리튬이온 배터리가 장착돼 있어 저소음을 자랑한다. 소음 수준은 130m 상공에서 시속 160km의 속도로 운항할 때를 기준으로 61.5dBA(가중데시벨)이 수준이다. 이는 공회전하는 자동차 가솔린엔진 소리보다 작은 편이다.
이곳에선 올해 하반기 수도권 첫 실증과 내년말 K-UAM 최초 상용화를 앞두고 정부와 민간기업, 기관들의 협의체로 구성된 UAM 팀코리아가 K-UAM 그랜드챌린지 실증사업 1단계 테스트를 한창 진행 중이었다.
K-UAM은 친환경 전기동력 수직이착륙기에 탑승해 도심 내에서도 이동이 가능한 교통체계를 말한다. UAM이 상용화에 성공하기 위해선 저소음의 도심형 항공기 뿐 만 아니라 이를 안전하고 조용히 운행할 수 있는 시스템과 인프라를 갖춰야 한다.
정부는 상용화에 앞서 실증 기술과 시스템을 구현하기 위해 바로 고흥항공센터 내 UAM 실증단지를 구축했다. 주변이 광활한 평야지대여서 비행 안전과 시스템 안정을 실증하는데 최적의 입지이다.
UAM용 이착륙기체의 강점은 안전성이다. 최승욱 국토부 도심공항교통과장은 "단일 로터가 회전하는 헬기와는 다르게 여러 개의 전기모터가 개별적으로 구동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혹시라도 일부 모터가 고장 나더라도 추락하지 않고 안전하게 착륙할 수 있다"면서 "이곳에서 UAM 기체를 추가 도입해 동시 운행하면서 도심 내 상용화 가능성을 실증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계획대로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오는 8월부터 경인 아라뱃길에서 UAM 시연을 볼수 있게 된다. 내년에는 한강과 탄천으로 확대되고 이들을 거점으로 한 시범노선도 구축될 예정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고흥항공센터 내에선 K-UAM 실증을 위한 테스트가 진행 중이다. 사진은 비정상 상황에 대응한 시뮬레이션을 검증하는 곳이다. |
이착륙기체는 단순히 조정사에만 의존하는 비행체가 아니었다. 이 기체 내부에는 여러 복잡한 통신제어, 계측 장비들이 들어 차 있었다. 이착륙장에 마련된 5개의 컨테이너 박스 안에선 K-UAM 그랜드챌린지 실증사업에 참여 중인 전문가들이 시뮬레이션 장비를 통해 시험 비행 관련 검증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었다.
컨테이너박스 별로 ▲통합감시▲소음측정▲안전운항·교통관리시스템▲버티포트(이착륙장) 운영 등 UAM 운항에 필요한 모든 요소의 통합 운용능력을 테스트하게 된다.
특이한 점은 UAM 팀코리아는 7개의 컨소시엄으로 나뉘어져 각각의 특화경쟁을 펼치게 된다는 점이다. 국토부가 총괄하고 항우연과 항공안전기술연구원이 기술적 뒷받침을 하지만 각각의 컨소시엄은 사업역량과 기술적 능력을 검증 받아야 사업화를 할 수 있다.
7개 컨소시엄에는 국내외 35개사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다. 컨소시엄별로 차별점을 살펴보면 K-UAM드림팀(SKT, 한화시스템, 한국공항공사 등)은 UAM 기체와 운항에서 가장 선도적인 미국 조비 어비에이션(Joby aviation)와의 협력을 통해 가장 빠른 상용화를 자신했다. K-UAM 원팀(현대차, 현대건설, 대한항공, 인천공항공사, KT 등)은 참여가 늦었지만 구성기업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안전성을 추구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K-UAM그랜드챌린지(롯데그룹지주, 롯데렌탈, 롯데정보통신, 민트에어)는 롯데컨소시엄 답게 쇼핑과 관광 중심으로 특화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웠으며 UAM퓨처팀(카카오모빌리티, LGU플러스, GS건설, 버티컬 등)은 조종사가 탑승한 최초 UAM비행의 노하우를 갖고 있는 영국 버티컬사와 함께 통합마스 사업자임을 내세웠다. 이밖에 중소업체로 구성된 UAMitra(도심항공모빌리티산업기술연구조합, 드론시스템 등)는 드론을 통해 3~4시간 만에 택배운송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 사업자로 특화할 것임을 자신했다.
UAM 분야는 미국과 유럽 그리고 우리나라가 선도적 위치에 있다는 게 항우연의 설명이다. 특히 안정화된 5G항법기술을 활용한 안전시스템과 저소음 기술 분야에서 경쟁국가보다 우위에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경쟁력을 앞세워 세계시장에서도 UAM 신사업 시장에서 주도권을 쥐고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하겠다는 게 정부의 의지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글로벌 UAM 시장은 2025년 109억 달러(약 14조 6000억 원)에서 2030년 516억 달러(약 68조 9000억 원), 2040년 6090억 달러(약 813조 원)로 폭발적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다만 내년 말 최초 상용화되더라도 K-UAM이 일상화되기 위해선 국내외 표준화가 관건이다. 정기훈 항우연 UAM 그랜드챌린지 운용국장은 "내년 말 상용화하더라도 국내 전역 서비스화 뿐만 아니라 세계시장에서도 UAM 표준화를 선점하는데 성공해야 한다"이라며 "이런 과정을 거친다면 2035년이면 일상적 이용이 가능한 단계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dbman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