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병원 전공의, 타 병원에 하루 앞서 근무 중단 돌입
전북대병원·제주대병원도 '개별 사직서' 제출 중
정부 "진료유지명령 발령"에 의료계 "군사독재냐?"
[서울=뉴스핌] 조준경 기자 = 이른바 '빅5 병원(서울대·서울아산·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성모)' 전공의들이 19일 집단 사직을 예고하고, 다음날 20일 오전 6시를 기준으로 병원 근무를 중단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의료대란이 우려되고 있다.
앞서 지난 16일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회장은 자신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빅5 병원 전공의 대표들과 만나 이 같은 사실을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후 6시를 기준으로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등 23개 병원에서 근무하는 전공의 715명이 집단 사직서를 제출했다.
[서울=뉴스핌] 조준경 기자 = 19일 오전 서울성모병원 본관 앞 |
지난 17일과 18일 주말 사이에도 전공의들의 사직 움직임은 시작됐다. 세브란스병원 전체 과 전공의들은 다른 병원보다 하루 앞선 19일부터 사직서 제출과 함께 근무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빅5 병원 외에 다른 대학 수련병원에서도 사직서 제출이 잇따르고 있다. 전북대병원에 따르면 병원 전공의 전원인 189명이 사직 제출 의사를 병원 측에 전달하고, 개별적으로 사직서를 제출 중이다.
제주도 유일의 국립병원인 제주대병원 역시 전체 전공의 75명 중 이날 오전 중으로 50여명이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진다. 제주대병원 관계자는 "병원에서 공식적으로 집계된 수치는 아니다"라면서도 "사직서가 제출되고 있는 것은 맞다"고 확인했다.
전공의들의 사직서 제출이 산발적으로 이어짐에 따라 앞으로도 사직서 제출 인원이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정부 "진료유지명령 발령"···의료계 "군사독재 시절인가"
정부는 전공의들의 사직 움직임에 대응하고 나섰다. 한덕수 국무총리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의료계 집단행동대응 관계 장관 회의'를 주재하고 "전국 409개 응급 의료기관의 응급실을 24시간 운영하고, 응급·중증 수술을 최우선으로 대응하도록 하며, 필수 의료과목 중심으로 진료가 이뤄지도록 체계 갖추겠다. 상황이 악화될 경우, 공보의와 군의관을 투입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 회의 후 브리핑을 통해 "이 시간부로 전국 221개 전체 수련병원의 전공의를 대상으로 진료유지명령을 발령한다"며 "오늘 현장점검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관련 소식이 전해지자 이형민 대한응급의학의사회장은 "총리가 응급실을 24시간 운영하겠다던대 본인이 운영을 했었나"라고 반문하며, "하도 의사들에 대해 나쁘게 묘사하니 환자들이 이제는 응급실까지 와서 욕을 한다. 응급실을 지키고 있는 의사들이 지금 파업을 했느냐"라고 토로했다.
전공의들의 단체사직 움직임에 대해서는 "그러한 행동을 강요하지도 않았고 오히려 말리고 있다"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전공의들이 응급의학과를 그만둘 것 같다. 사직은 철저히 개인의 선택이며, 그것을 강요한 것은 정부"라고 비판했다.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은 세브란스병원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 소식을 전해 듣고는 "정부가 의사들을 이런 식으로 대우해선 안 된다"면서 "마치 군사독재 시절을 방불케 한다. 의사 선배로서 마음이 아프다"고 전했다.
calebca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