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전부터 버스터미널·기차역 분주
4일 연휴에 표 구하기 전쟁
공항에는 가족여행객으로 인파 몰려
[서울=뉴스핌] 박우진 신수용 방보경 송현도 기자 = "회사에서 받은 와인을 선물로 갖고 간다. 연휴기간이 짧아 아쉽지만 가족, 친구들 만날 생각에 설렌다"
설을 맞아 고향인 부산을 가기 위해 고속버스를 기다리고 있는 회사원 황모(33) 씨는 커다란 주황색 캐리어를 하나 끌면서 캐리어 안에는 와인이 들어있다고 했다. 연휴기간이 짧아 아쉽다면서도 가족들을 만나고 고등학교 친구들을 만나서 보드게임을 할 예정이라면서 기대감을 나타냈다.
설 연휴를 하루 앞둔 8일 오전부터 기차역과 버스터미널, 공항 등에는 일찌감치 가족과 친구들을 만나러 고향으로 내려가는 귀성객들로 몰려들었다.
서울 강남 고속버스터미널 곳곳에는 캐리어를 든 사람들이 쉼터나 카페에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터미널 편의점과 빵집에는 아침 요기를 해결하려는 사람들로 붐볐다. 가족과 친구들에게 줄 선물들을 들고 다니는 귀성객들도 보였다.
경북 포항으로 내려가는 김모(40) 씨는 스팸과 과일 선물세트를 명절 선물로 준비했다고 한다. 양손에 선물세트를 들고 있어서 불편해 보였지만 "고향을 간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다"고 답했다.
[서울=뉴스핌] 방보경 기자 = 설 연휴를 하루 앞둔 8일 서울 강남구 고속버스터미널에는 귀성길에 나서는 시민들로 북적였다. 2024.02.08 hello@newspim.com |
같은 시각 서울역에서도 캐리어와 각종 보자기와 쇼핑백을 쥔채 바삐 이동하는 귀성객들로 붐볐다. 카페와 패스트푸드점에도 사람들로 붐볐는데 캐리어를 보관하는 줄이 따로 생기기까지 했다.
이번 설 연휴 기간이 4일로 짧다보니 기차나 버스 티켓을 구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는 반응도 있었다. 틈틈이 예매 취소표를 확인하면서 구하지 못한 표를 예매하거나 다른 시간대 표를 구한 시민들도 적지 않았다.
직장인 이은미(36) 씨는 기차 티켓을 구하기 위해 하루 휴가를 내기까지 했다고 한다. 다행히 티켓을 잘 구해 남편, 어린 아들과 함께 고향인 대구로 내려가 부모님과 친척들 만날 생각에 설렌다고 했다. 이씨는 "남편도 저도 대구 출신인데 1년만에 내려간다"면서 "아이가 좀 커서 짐이 더 많아졌지만 그래도 예전보다 이동이 수월해졌고 부모님과 친척들 만날 생각에 설렌다"고 말했다.
경남 창원에 버스를 타고 가는 배모(25) 씨는 "기차는 첫날 예매에 실패했고 이후에도 시도했지만 다 안됐다"면서 "버스도 그전에는 오후시간대 표를 잡았는데 어제 오전 시간대 표로 바꿔 잡았다"고 했다.
현재 지방으로 가는 KTX 노선 대부분은 매진된 상태고 입석이나 일반 열차 자리만 일부 남은 상태다. 버스 역시 이날 오전 기준으로 경상도와 충청도 지역으로 가는 버스의 잔여석은 1~2개 밖에 남지 않았다.
전국고속버스운송사업조합 관계자는 "이번 설 연휴 기간 전체 이용 고객이 지난해 설날보다 0.4%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비슷한 시각 제주도로 가는 국내선 비행기를 타려는 인파들로 김포공항도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주로 설 연휴 기간 가족들과 제주도로 여행을 가려는 사람들이 많았다. 또한 인천 국제공항에서는 해외로 떠나는 여행객들로 붐볐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설 연휴를 하루 앞둔 8일 오전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이 여행객들로 붐비고 있다. 2024.02.08 pangbin@newspim.com |
공항에 있는 의자에 가족들과 모여 앉아 있던 김모(75) 씨는 "원래 명절 때 집에서 보냈는데 처음으로 가족들과 여행을 가게 됐다"며 흐뭇해했다. 가족들과 제주도에서 하고 싶은 일을 묻자 "제주도 고유 음식 먹고 싶고 맛집 찾아다니고 싶다"고 답했다.
새해 소망을 묻자 "애들 모두 건강하고 손녀들은 학교 생활 잘했으면 좋겠다"면서 "아들은 직장생활도 하니 직장에서 잘하고 차 운전도 안전하게 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충남 천안에서 직장을 다니는 회사원 박모(31) 씨도 처음으로 할머니, 부모님과 여행을 간다고 했다. 박씨는 "다들 일하니까 가족여행을 간지 너무 오래되서 명절에 여행을 가기로 했다. 여행이 제일이고 놀고 쉬는게 필요하다"면서 "제주도 가서 고기국수, 흑돼지, 갈치 맛있는거 다 먹어보고 싶다. 떡국은 집에 있으면 먹을텐데 굳이 가서 먹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교통연구원과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설 연휴 기간인 8일부터 12일까지 총 2852만명이 이동할 것으로 예상했다. 국토교통부는 대규모 이동에 대비해 버스, 철도 등 대중교통 운행을 총 1만1682회(83만9000석)로 전년보다 10.9% 늘릴 계획이다.
krawj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