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지난 주말 남미 칠레 중부에서 발생한 산불로 인한 사망자가 최소 112명으로 늘고 실종자는 수백 명에 이른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칠레 당국에 따르면 이날 산불 사망자는 112명으로 늘어났다. 전날인 3일 공식 집계 사망자 수는 51명이었다.
수백 명이 실종된 상황이라 추가 인명피해 우려가 나온다.
지난 주말 남미 칠레 중부 발파라이소주(州)에서 발생한 산불이 번진 휴양도시 비냐델마르의 상공이 4일(현지시간) 연기로 자욱한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
칠레 정부는 소방대원 1400명과 군 장병들을 총동원해 구조 작업에 힘쓰고 있으며, 산이 인접한 지역과 전소된 주택에서 시신을 수습하고 있다. 그러나 화마가 심한 지역에는 구조 손길이 닿지 못하는 실정이다.
카롤리나 토하 내무부 장관은 "사망자 수가 불과 몇 시간 안에 훨씬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초 산불은 지난 2일 오후 칠레 중부 발파라이소주(州) 파뉴엘라 호수 보호구역 인근에서 발생했다.
건조한 날씨에 불은 기세를 더했고 3일에는 최대 풍속 시속 60㎞의 강풍까지 불면서 화마가 걷잡을 수 없이 번졌다.
마누엘 몬살베 내무부 차관은 "산불이 번진 화재가 현재 165건으로 늘었고 발파라이소주 외곽에 위치한 대표적 휴양지 비냐델마르를 비롯해 킬푸에, 비야알레마나, 리마셰 등 민가를 덮쳤다"고 전했다.
비냐델마르와 킬푸에에서만 약 1만 4000채의 주택이 피해를 보았다는 전언이다.
남미 칠레 중부에서 발생한 산불이 덮친 해안 휴양도시 비냐델마르에서 4일(현지시간) 한 여성이 전소된 자신의 집에서 귀중품을 찾는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
칠레 정부는 산불 피해 지역에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야간 통행 금지령을 내렸다. 소방 헬기가 물을 뿌리며 산불 진압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진화 진행도는 알려지지 않았다.
칠레 당국은 의료체계 마비를 우려해 의대 졸업이 임박한 학생들도 피해 주민 치료에 투입하고 있다.
이번 산불은 지난 2010년 2월 규모 8.8 대지진과 쓰나미로 525명이 사망한 이래 최악의 재해다.
5~6일 이틀간 국가 애도의 날로 지정한 가브리엘 보리치 대통령은 이날 방송된 대국민 연설에서 "우리는 매우 엄청난 규모의 비극에 직면해 있다"며 "칠레 전체가 사망자들을 애도하고 있고 칠레 전체가 고통받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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