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출연연 공공기관 해제 여부 주목
출연연 통·폐합 위한 사전 작업 우려
박상욱 과학기술수석 옛 의견 재조명
[세종=뉴스핌] 이경태 기자 = 연구·개발(R&D) 예산 삭감 이후에도 여전히 과학기술계가 어수선하다. 정부출연연구기관이 공공기관 지정에서 해제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지만 향후 통·폐합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 25개 출연연 기타공공기관 지정 해제 기대
기획재정부는 오는 31일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열고 25개 과학기술 출연연에 대한 공공기관 지정 해제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지난해에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등 4대 과학기술원이 공공기관 지정에서 해제된 바 있다.
출연연에 대한 기타 공공기관 지정 해제가 가사회되면서 과학기술계 역시 환영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 전경 [사진=뉴스핌DB] |
이같은 얘기는 지난해 11월께 윤석열 대통령이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제2기 민간위원들과의 오찬 자리에서 출연연의 어려움을 청취한 뒤 주문한 내용이기도 하다.
실제 출연연이 기타공공기관으로 지정된 상태에서 예산 운용과 우수 인력 유치가 쉽지 않다는 게 출연연 전반적인 얘기다.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핵심 관계자 역시 최근 출연연의 기타공공기관 지정 해제를 추진한다는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과학기술계 역시 20년 가깝게 공운법에 묶여 이중규제를 겪어왔다는 점을 강조한다.
전국과학기술연구전문노동조합과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 역시 출여연에 대한 조속한 기타공공기관 지정 해제를 촉구하고 있다.
◆ 출연연 통·폐합 '첫단추(?)…박상욱 과학기술수석에 '시선집중'
공공기관 지정 해제를 놓고 과학기술계는 우려의 시선을 보이기도 한다. 공공기관 지정에서 해제되더라도 자칫 출연연 통·폐합을 위한 첫단추를 끼우는 것 아니냐는 얘기다.
그 중심에는 최근 임명된 박상욱 대통령실 과학기술수석비서관이 있다. 대통령실은 지난 25일 박상욱 서울대 과학학과 교수를 초대 과학기술수석으로 선임했다.
박상욱 신임 과학기술수석 [사진=대통령실 제공] |
문제는 박상욱 수석이 7년전께 한 세미나에서 12개에 달하는 중앙부처 산하 연구관리기관을 4개로 통폐합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
이같은 기조가 그대로 출연연 통·폐합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게 과학기술계의 우려다.
일각에서는 박 수석이 기초과학분야 학자로 산업분야와의 협력 경험은 있어도 기초과학 R&D 현장과는 인연이 없다는 점을 지적한다.
출연연 한 관계자는 "정보의 분절화 때문에 통·폐합을 강조해 왔던 인사로 알고 있다"며 "실제 어떤 부분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지 R&D 현장을 좀더 면밀하게 살펴보고 판단했더라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도 지난 26일 성명서를 통해 박 수석의 과거 행적을 지적했다.
노조 관계자는 "박 수석이 2017년 '제4차 산업혁명과 거버넌스 개혁'이라는 주제를 발표하면서 국가과학기술혁신위원회를 만들고 그 산하에 4개의 연구관리기관과 정책 연구 역할을 하는 과학기술혁신전략기획원을 두는 방안을 제시했다"면서 "이같은 방식을 일방적으로 추진하게 되면 적극 저항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biggerthanseou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