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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가 싫어서] ①'갈등=표'…"선거 유불리로만 갈등을 대하는 정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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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 전 더불어민주당 사무직당직자 기획 인터뷰
'애당러'가 아니면 버틸 수 없는 구조
혜화역 시위에서 부동산 실책까지…갈등과 문제를 봉합하지 않는 정당

총선을 앞두고 속속 떠나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있다. 정당이 싫어서, 정치가 싫어서. 오랜 기간 자신이 몸담았던 곳을 떠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아직 정치에 남은 이들은 어떤 희망을 걸고 있을까. 떠난 이들과 남은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지금, 여기'의 정치 현실을 짚어본다. 더 나아가 좋은 정치란 무엇인지 고민해본다.

[서울=뉴스핌] 지혜진 기자 = 어떤 집단을 알고 싶다면 그곳의 '드나듦'을 보면 된다. 특히 집단을 이탈한 사람은 역설적이게도 가장 그 집단을 잘 드러낸다.

정현(34)은 더불어민주당을 '떠난 사람'이다. 2017년 11월 민주당 공채로 입사한 그는 2022년 9월 퇴사했다. 햇수로 6년이다. 정현이 입사한 시점은 탄핵 정국 이후 들어선 문재인 정권이 온 국민의 기대를 한 몸에 받던 시기다. 그는 당에 들어오기 전부터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호감을 갖고 있었다. 자신의 거주지인 서울 광진구의 대선 선거캠프에서 청년위원장으로 활동하던 아는 형을 따라 문 전 대통령의 선거운동을 돕기도 했다.

[정치가 싫어서] 글싣는 순서

1. '갈등=표'···"선거 유불리로만 갈등을 대하는 정당"
2-1. 오영환, '나 아니면 안 된다'···"기득권 오만에 빠질까 두려워"
2-2. 지지자만 대변하는 정당···"대의민주주의 무너져"
3. 힘의 논리만 작동하는 정당 구조···"양당의 적대적 공생"
4-1. "이긴 사람이 진리가 되는 공간···희망은 3지대에서 시작"
4-2. "희망이 사라진 진보···'운동' 아닌 '책임지는 정치' 필요"
5. "희망 잃고 떠나는 현실이지만···결국 정치가 바뀌어야"

뉴스핌은 지난해 12월 30일 강원도 춘천의 한 카페에서 정현과 만났다.

단과대 학생회장 출신이지만 정치에 뜻이 있진 않았다. 이공계였고 정치를 바꾸겠다는 원대한 꿈도 없었다. 다만 문재인 정부를 신뢰했기에 그들이 하는 일을 뒷받침하고 싶었다.

정현이 공채로 들어온 2017년은 민주당이 10년 만에 처음으로 여당 공개채용을 시행한 때다. 당은 문재인 정부의 공공부문 블라인드 채용 의무화를 선제적으로 받아들여 서류전형부터 필기·면접까지 전 과정에서 지원자 정보를 배제했다. 로스쿨 대기 번호를 받고 기다리고 있던 그는 대선 캠프에서 같이 일했던 형의 권유로 지원했고 합격했다. 6명 뽑는 일반직 신입에 945명이 지원했다. 140대 1의 경쟁률이다.

◆ '애당러'가 아니면 버틸 수 없는 구조

사무직당직자는 입사와 동시에 3개월의 수습 기간을 거친다. 정현은 이때 받는 게 "당무교육이자 정신교육"이라고 했다. 공채 입사자들에게는 '너희들은 사무직당직자지만 언제든 선거에 출마할 수 있어야 하는 선거 예비군이기도 하다'고 강조한다. 이들만큼 한국 정당 정치의 현실을 잘 아는 이들이 전국에 별로 없다는 게 이유다. 실제 정현도 초반에는 선출직 공무원에 욕심이 생겼다. 당에 대한 실망감과 "현실의 장벽"을 느껴 현재는 전혀 생각하고 있지 않지만.

"탄핵으로 시작한 문재인 정부가 2018년 4월 27일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으로 평화 무드가 조성될 때까지는 좋았다." 지지하던 '문재인 청와대'와 같은 취지와 기치를 따르는 당에서 일하는 것만으로도 만족했다. 하다못해 커피 타고 복사하는 일이라도 대통령 직무에 도움이 될 것이고, 행정 업무에 보탬이 될 수 있는 길이라고 여겼다. 실제로 정권 분위기가 좋을 때는 당도 승승장구했다. 주변에 코인으로 '대박 났다'는 사람이 있어도 하나도 부럽지 않았다. 그만큼 효능감과 성취감을 느꼈다.

균열은 생각보다 빨리 찾아왔다. 정현은 자신의 기수가 다른 당직자들로부터 '당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했다. 아무래도 당무 경험을 전혀 보지 않는 블라인드 전형이라 그런 것 같다고 했다. 그는 결국 자신이 정치를 떠나게 된 이유도 "애당심이 부족해서"라고 판단했다.

"쌩 블라인드를 하니까 '문제가 많다, 당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한 거죠. 까라는데 안 깐다 이거죠. '애당러'가 아니라는 거예요."

정현은 자신은 '애당러(愛黨+er)'까지는 아니라는 말을 반복했다. 풀어 말하면 당을 사랑하는 사람까지는 아니라는 거다. 그는 자신과 비슷한 기수의 A를 언급했다. A는 '당의 입맛'에 맞는 자료와 보고서를 척척 써내는 반면 자신처럼 애당심이 부족한 이들은 그런 업무가 주어질 때마다 고역이라는 취지에서다. 이처럼 개인의 생각과 당의 방향이 맞지 않을 때 업무를 소화하지 못하는 당직자가 종종 있다고 그는 귀띔했다. 그럴 때면 상대적으로 입맛에 맞는 글을 잘 쓰는 동료에게 해당 업무를 부탁하는 일이 간혹 있다고도 했다.

그의 애당심은 2020년 21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동났다. 알고는 있었지만 정당이라는 조직이 오로지 선거만을 위한 기구로 바뀌었다. 모든 당무도 과반 의석 확보에 몰두했다. "선거에 이기는 것만이 정의(正義)"였다. 그는 그것이 이해찬 당시 당대표식 정의라고 설명했다.

◆ 혜화역 시위에서 부동산 실책까지…갈등과 문제를 봉합하지 않는 정당

"이 조직은 안 되겠다"고 마음먹기까지 몇 가지 징후가 있었다. 2018년 '불법촬영 편파수사'를 규탄했던 혜화역 시위 그리고 부동산 실책. 크게 두 가지 사건이다.

정현은 디지털미디어국 소속으로 온라인 동향을 파악했다. 전략기획국에서 여론조사를 분석한다면 디지털미디어국은 여론조사에 잡히지 않는 실제 사례들과 분위기를 모니터링해 보고서를 썼다.

그가 보기에 혜화역 시위는 심상치 않았다. "분명 대통령 임기 초만 해도 80~90%에 달하던 남성 지지율이 혜화역 시위 이후로 일주일 만에 20%포인트(p)가 증발했다. 20~30대 젊은 세대들이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남북단일팀에 반발했을 때도 떨어지긴 했는데 그래도 70% 지지율은 유지했다." "지지율을 보는데 여성 2030세대는 거의 변화가 없는데 남성 2030세대의 지지율은 자고 일어나면 뚝뚝 떨어졌다. 50% 아래로 떨어졌다. 이건 오차가 아니라 유의미한 변화니까. 분명 무슨 문제가 있는 거였다."

그러나 그의 의견은 대수롭지 않게 넘겨졌다. "이대남(이십대 남성)이든 이대녀(이십대 여성)든 둘 다 아우르는 게 정치의 역할인데 왜 한쪽으로만 가지? 한쪽으로만 가는 게 표 받기 쉽다는 건 알겠는데 정치를 온라인에서 '키배(키보드 배틀)' 하듯 하면 안 되는 거 아닌가. 그때 의문이 생겼다."

이후 정현은 홍보 담당으로 직무를 재배치받았다. 부침이 있긴 마찬가지였다. 이번엔 부동산이 문제였다. 정부가 특정 지역 규제책을 내놓기만 하면 풍선효과로 그 옆 지역이 오르면서 집값이 천정부지로 뛰던 시기였다. 그의 눈에 당은 정부를 무조건적으로 방어하고 보호하는 데에만 급급했다.

"당시 국토교통부에서 집값이 10% 정도밖에 안 올랐다는 자료를 냈다. 당에서는 그게 팩트라고 팩트체크 형태로 자료를 따라서 내라고 했다.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인가 했다. 내가 직접 펙트체크를 해도 50% 넘게 올랐는데 표본을 어떻게 뽑은 건가 싶었다."

도저히 그렇게 할 수 없어 당시 국장에게 말했다.
"국토부가 거짓말하는 거라니까요, 국장님? 이거는 나가면 안 됩니다. 우리 신뢰도만 떨어뜨리는 거예요."
정현이 들은 대답은 명료했다.
"내보내."

정현은 양당이 극단화될수록 이런 현상은 더 심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갈등을 봉합하는 편보다는 조장하는 편이 표를 "뽑아 먹기" 쉽고, 극단만 보일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강성 지지층이 곧 적극 투표층이기 때문이다.

"밖에서 보는 당의 모습은 국민을 위하고, 국민을 위한 정책을 만들 거라고 생각하지만 실제 당무는 선거의 승리만 본다. '설마 그 정도로 선거 승리에 '올인' 하겠나' 싶겠지만 정말 그렇다. 갈등이 터져도 해결을 위한 게 아니라 이게 선거에서 먹히나 안 먹히나만 본다."

정현은 현재 지방의회에서 일하고 있다. 2017년 당에 입사하기 전과 마찬가지로 로스쿨을 준비하고 있다. 민주당에서의 6년은 그에게 어떤 의미를 남겼을까. 그는 현재 신당에 기대를 걸고 있다. 성공하기 쉽지 않겠지만 그래도 누군가는 국민의 삶에서 갈등을 줄이고 좀 더 나아질 방향을 고민해주기를 바란다.

heyji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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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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