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롯데케미칼 등 석유화학업체, 실적 부진 이어져
업황 다운사이클 국면...체칠 개선·수익성 확보 주력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어닝시즌을 맞아 현대차, 기아, SK하이닉스 등 국내 자동차와 반도체 기업들이 잇따라 호실적을 발표하고 있는 가운데 석유화학업계는 울상이다.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중국발 공급 과잉 및 수요 부진에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기 때문이다. 올해를 기점으로 장기 불황의 늪으로 빠지는 것 아니냔 우려마저 나온다.
28일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까지 선방했던 국내 주요 석유화학기업들은지난해 4분기 '어닝 쇼크' 수준의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및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수요 감소에다 중국이 설비를 증설하면서 에틸렌 등 기초제품에 대한 공급이 확대된데 따른 것이다.
LG화학의 경우 지난해 매출 55조2498억원, 영업이익 2조5292억원을 올렸다. 매출은 전년 대비 8% 늘어났지만 영업이익은 15% 감소했다. LG화학은 "첨단 소재 사업 및 LG에너지솔루션 성장에 따라 매출이 확대됐지만 중국발 공급과잉 등 석유화학 시황 악화로 인해 수익성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롯데케미칼 여수 공장 전경 [사진=롯데케미칼] |
다음 달 7일 실적 발표 예정인 롯데케미칼도 지난해 4분기 부진한 실적이 예상된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3분기 281억원의 '깜짝 흑자'를 내며 6개 분기 만에 흑자로 돌아선 바 있다. 그러나 한 분기 만에 다시 적자전환이 예상된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롯데케미칼에 대해 "중국의 부진한 수요 상황과 크래커(cracker) 증설 지속에 따른 수급 악화 영향으로 지난해 4분기 영업적자 2191억원을 기록하며 컨센서스를 하회할 전망"이라며 "올해 1분기에는 부정적인 래깅 효과가 완화되며 스프레드의 일부 회복이 가능하겠으나 큰 폭의 개선을 기대하긴 여전히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화솔루션과 금호석유화학 등 다른 주요 석유화학업체들도 부진한 실적에 올해 힘든 한해가 예상된다. 신학철 석유화학협회장은 올해 초 "당면 과제인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고 한계사업을 축소해 과잉설비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며 "기초 체질 개선과 세계 일류 수준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고부가가치 산업인 저탄소·친환경 중심으로의 사업 구조로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석유화학업종은 대규모 투자가 들어가는 장치산업으로 4~5년전 슈퍼 사이클 호황을 겪고 지금은 다운사이클 국면"이라며 "수익성 위주의 저탄소 및 친환경 체질개선으로 향후 호황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ta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