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영업이익 31억원...매출 2349억원 '사상 최대'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매출 부진으로 적자 상태였던 영진약품이 작년에 영업이익을 흑자로 전환시켰다. 매출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수익성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고 국내 영업과 수탁 사업을 확대한 결과다. 흑자 전환을 계기로 주력 제품인 항생제 생산율을 높이고 연구개발에 속도를 낼지 주목된다.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영진약품 로고 [사진=영진약품] 2024.01.25 sykim@newspim.com |
26일 업계에 따르면 영진약품은 최근 '매출액 또는 손익구조 30% 이상 변경'에 따른 2023년도 잠정 영업 실적을 공시했다. 개별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매출액은 2349억원으로 전년 대비(2183억) 7.6% 증가하며 신기록을 달성했다.
영업이익은 31억원으로 집계됐다. 2022년까지만 해도 영업이익이 -73억원으로 적자 상황이었으나 흑자로 전환했다. 당기순손실은 53억원으로 전년과 비교하면 166억 감소했다.
영진약품은 핵심 품목인 세파항생제를 일본 제약사 '사와이'에 납품해왔으나 2021년 계약이 종료되면서 매출에 타격을 입었고 적자가 지속됐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상황은 더욱 나빠졌다.
실제 해외 매출 중 일본 매출은 2023년 3분기 기준 129억으로 전년 대비 18.9% 줄어들었으나, 일본 중심으로 다시 거래처 발굴을 추진하고 동남아 신시장 개척을 기획해 해외매출 비중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영진약품 관계자는 흑자 전환 배경에 대해 "국내 영업과 OEM 수탁 사업 성장으로 흑자 전환이 가능했다"며 "글로벌 영업 수익성을 개선해 단가가 일부 상승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특히 영진약품의 주력 제품인 경장영양제 하모닐란과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파이브로 등의 매출이 증가했으며 수탁사업 확대로 지난해 3분기 기준, 전년대비 142억원(10.1%)의 매출 성장을 달성했다.
2022년 이기수 대표이사 취임 이후 영진약품은 적자 탈출을 위한 본격적인 체질 개선에 나섰고, 매출 증대와 수익성 향상으로 이 같은 성과를 냈다.
1966년생인 이 대표는 일본 구마모토대학원에서 세포유전학을 전공했다. 한일약품과 CJ제일제당 등을 거쳐 2012년 영진약품 국제사업부장으로 입사한 후 2017년 종근당 글로벌사업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가, 영진약품 대표이사로 복귀했다. 해외수출 분야에 능통한 그는 일본 중심으로 영업을 추진하는 영진약품에 적합한 인재로 평가받는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이 대표가 흑자 전환을 위해 매출 증대와 수익성 향상을 강조한 결과 흑자 전환 시점이 예상보다 빨라진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다만 당기순손실과 자본잠식 문제 등은 과제로 남아 있다. 영진약품 관계자는 "자본잠식은 사업성이나 영업이익에서 비롯된 문제는 아니다"라며 "회계 평가 손실 등이 원인이다.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자본잠식 이슈는 곧 해결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영진약품은 적자 상황 속에도 2022년 남양공장 세파항생 주사제 생산라인 증축을 위해 215억원을 투자했다. 최근 첫 삽을 떴으며, 내년 6월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수익성 악화로 지지부진했던 신약 개발도 다시 힘을 받을지 관심이 모인다. 영진약품이 스웨덴 아블리바에 기술 이전한 미토콘드리아 이상 질환 치료 후보물질인 KL1333은 유럽 의약품청(EMA)과 미국 FDA로부터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받았다. 국내 임상 1상을 완료하고 미국 FDA로부터 2/3상 IND 승인을 받았다.
한편 1962년 설립된 영진약품은 피로회복 자양강장 음료 '영진구론산바몬드'로 이름을 알린 회사다. 2003년 KT&G가 인수했으며 이듬해 자회사로 편입됐다. 지난해 KT&G로부터 45억원을 차입해 자금을 조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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