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인·김도진·위성호 등 외부 유력 후보군 고사
내부 출신 황병우·임성훈·김경룡 등 유력 거론
외부 출신 이경섭 전 농협은행장도 다크호스
[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DG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가 지난 19일 차기 회장 롱리스트(1차 후보군)를 선정하면서 회장 선임을 위한 본격 레이스에 돌입했다. 외부 유력 후보로 거론된 인사들이 잇따라 후보직을 고사하면서 황병우 대구은행장 등 내부 출신 인사들이 차기 회장에 한발 더 다가섰다는 관측이 나온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DGB금융 회추위는 차기 회장 선출을 위한 1차 후보군을 확정하고, 이번 주부터 심층면접을 진행할 예정이다. DGB금융은 확정된 1차 후보군을 외부에 공개하지는 않을 방침이다.
다만 롱리스트에는 내부에서 경력을 쌓은 DGB 출신 인사들과 외부 금융기관 출신을 포함해 10명 안팎이 이름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외부 출신 중 유력 후보로 거론된 김도 전 기업은행장과 위성호 전 신한은행장은 후보군 선정 과정에서 후보직을 고사했다. 허인 전 KB금융지주 부회장도 일찌감치 DGB금융 회장에 도전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외부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인사들이 잇따라 후보직을 고사하면서 금융권 안팎에선 내부 출신들이 차기 DGB금융 회장 레이스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DGB금융은 회장 후보 자격 요건에 '금융기관 경력 20년'을 명시해 관 출신이 낙하산으로 오는 것도 불가능한 상황이다.
1차 후보군에는 황병우 대구은행장을 포함해 임성훈 전 대구은행장, 김경룡 전 DGB금융 회장 직무대행 등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이 가운데 현직인 황병우 행장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다.
(사진 왼쪽부터) 황병우 대구은행장과 이경섭 전 NH농협은행장 |
황 행장은 1967년생으로 경북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98년 대구은행에 입행했다. 대구은행에서 DGB경영컨설팅센터장과 기업경영컨설팅센터장 등을 역임한 '경영통'으로 DGB금융지주에서 하이투자파트너스와 뉴지스탁 인수를 성공적으로 주도했다.
DGB금융·대구은행의 요직을 두루 거친 만큼 향후 DGB금융의 숙원인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등의 과제에서 일관성을 유지하기 쉽다는 점은 황 행장의 장점으로 꼽힌다. 지난 2018년 DGB금융의 회장 선임 과정에서 숏리스트에 올라 김태오 회장과 막판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임성훈 전 대구은행장은 1963년생으로 영남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82년 대구은행에 입행했다. 이후 대구은행 공공금융본부장 겸 서울본부장(상무), 경영기획본부장(부행장) 등을 역임했다. 다년간의 영업점장, 지역본부장 경험과 경영기획본부를 맡아 경영관련 주요 업무를 담당하는 등 다방면에서 많은 경험을 쌓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경룡 전 DGB금융 회장 직무대행은 1960년생으로 대구은행에서 경북미래본부장과 경북본부장을 역임했다. DGB금융지주 전략경영본부장 겸 DGB경제연구소장을 거쳐 지난 2018년 박인규 DGB금융지주 회장 사퇴에 따라 회장 직무대행을 맡았다.
외부 출신 중에선 이경섭 전 NH농협은행장이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이 전 행장은 1958년생으로 경북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86년 농협중앙회에 입사했다. NH농협증권·우리투자증권 통합추진위원장을 맡아 우리투자증권(NH투자증권) 인수를 주도해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이 전 행장은 지난 2016년 NH농협은행장에 선임돼 1년간 은행을 이끌었다. 2018년 DGB금융 회장을 두고 김태오 회장과 경합을 벌였다.
향후 회추위는 롱리스트 후보군 대상으로 사외이사 심층 인터뷰, 행동면접(B.E.I) 평가, 업무 분야별 전문기관 평가, 심층 인적성 검사, 외부전문가 심층 인터뷰·면접 등을 통해 2월 중 2차 후보군(숏리스트)을 선정할 예정이다.
이후 숏리스트 후보군 대상으로 그룹 최고경영자로서 종합적인 경영역량을 평가하기 위한 '사업계획 및 비전 발표'와 'CEO급 외부 전문가 1대 1 멘토링' 프로그램을 통해 최종후보자를 확정한다.
최용호 회추위원장은 "이번 프로그램은 국내 최초로 시행되는 만큼 공정성과 투명성, 독립성을 기반으로 경영승계 모범 사례를 만들겠다"고 했다.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