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아프리카와 중동 사이 홍해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수출 화주들은 비상이 걸렸다. 운임과 보험료 증가, 할증료 부과까지 삼중고를 겪고 있어서다.
당분간 긴장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화주들의 비용 부담은 이어질 전망이다.
22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최근 홍해 후티 반군의 위협이 이어지면서 선박 보험료를 비롯해 해상 운송 관련 비용이 큰 폭으로 치솟았다.
독일 함부르크항에서 하역 작업을 마치고 출항을 준비중인 2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HMM 그단스크'호. [사진=HMM] |
우선 선박 보험료가 한 달 만에 최대 10배 올랐다. 선주들은 상호보험조합(P&I Club)에서 책임보험 가입증명서를 신청해야 한다. 증명서 없인 선박의 입항이 제한될 수 있다. 즉 선박 운항을 하려면 P&I 클럽에 반드시 가입해야 하는 셈이다.
하지만 최근 P&I 보험시장에서 선박 보험료를 올리고 있다. 심상치 않은 국제 해안 정세가 보험료에 영향을 미친 것이다.
구교훈 배화여대 국제물류학과 교수는 "전쟁 위협 지역은 선박 피격 가능성이 있다"며 "선박이 훼손될 경우 보상을 해야 하므로 클럽에서 보험료에 프리미엄을 붙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일부 글로벌 선사들은 화주들에게 성수기 할증요금(PSS)까지 부과하고 있다. 선박 수요가 급증한 데다 홍해 사태발 우회로 이용으로 해상 화물 운송 원가가 늘었다. 통상 연초는 성수기가 아님에도 성수기에 준하는 할증료를 요구한 것이다.
해운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3위 해운사인 프랑스 CMA-CGM은 지난 15일부터 아시아~유럽 노선 운임을 1TEU(6m 컨테이너 1개)당 최대 3650달러로 인상했다. 여기에 성수기 할증료를 비롯한 다양한 추가 요금이 포함된다면 실제 비용은 5000달러(약 669만원)를 훌쩍 넘어서게 된다. 불과 한 달 전 요금이 2300달러(약 308만원)였던 것을 고려하면 두 배 이상 오른 셈이다.
선박 이용 운임이 오르면서 컨테이너선 운임도 고공행진 중이다. 컨테이너선 15개 항로의 운임을 종합한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이날 기준 2239.61로 집계됐다. 1000선 초반을 기록했던 지난달 초에 비해 두 배 이상 치솟은 것이다.
중소 화주들은 비용 부담 완화를 거세게 요구하고 있다. 위험으로 인한 추가 비용을 화주가 오롯이 부담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업계는 보험료를 덜 내기 위해선 우회하는 방법 외 대안이 없다고 설명한다. 운송비 인상폭이 보험료 인상폭보다 낮기 때문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화주 입장에선 당연히 그렇게 생각할 수 있지만 해운사 역시 위험을 무릅쓰고 해상 운송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로선 아프리카 우회로를 이용하는 방법이 최선"이라며 "우회로 인한 선박 연료비는 늘겠지만 그래도 보험료를 내는 것보다 훨씬 경제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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