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비트 점유율, 90%→60%대로 하락
빗썸, 수수료 전면 무료+리워드 영향 커
거래금액 많은 회원에게 최대 0.01% 환급
업계 "출혈경쟁, 시세조종 등 우려 높다"
[서울=뉴스핌] 홍보영 기자 = 새해 들어 5대 가상자산거래소의 가상자산거래 시장 점유율이 요동치고 있다. 지난해 한때 점유율이 한 자릿수까지 떨어졌던 빗썸의 거래량이 크게 증가하며 30%대로 안착, 90% 점유율에 육박했던 업비트는 60%대로 내려왔다. 4위에 머물렀던 코빗도 코인원을 제치고 3위로 올라섰다. 일각에서는 빗썸과 코빗의 성장세 배경으로 거론되는 수수료 전면 무료 정책에 대해 과도한 출혈 경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뉴스핌] 홍보영 기자= 2024.01.16 byhong@newspim.com |
17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 기준 업비트와 빗썸의 거래 점유율은 각각 66%, 30%로 집계됐다. 코빗이 2.3% 코인원이 1.7%, 고팍스가 0.4%로 뒤를 이었다.
최근 들어 거래량 2위였던 빗썸의 상승세가 주목된다. 지난달 27일엔 빗썸의 국내 시장 점유율이 50%를 넘어서며 업비트(47%)를 추월해 업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현재는 업비트 1위, 빗썸 2위의 기존 순위로 재조정이 일어났지만, 작년 한 때 점유율 7%까지 내려왔던 빗썸의 점유율은 30%대에 안착한 모양새다.
빗썸이 안정적인 점유율을 유지할 수 있는 배경으로는 수수료 전면 무료 정책이 꼽힌다. 빗썸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4일부터 수수료 무료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며 "작년 한 자릿수까지 떨어졌던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한 계책"이라고 설명했다.
수수료 무료 정책에 더해 10주년 기념으로 '메이커리워드' 이벤트를 펼치면서 점유율이 크게 오른 것으로 보인다. 빗썸은 지난달 22일부터 최근 30일 거래금액이 많은 회원을 대상으로 지정가로 거래한 금액의 최대 0.01%를 환급해 주는 '메이커리워드' 이벤트도 실시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수수료 전면 무료 정책, 거래 금액 환급 제도 등을 악용한 허수 거래가 늘어난 것이란 지적이 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수수료 무료, 거래 금액 환급 제도 등을 노린 소수의 큰손 투자자가 지정가에 매도와 매수를 반복하면서 수익을 창출했다"며 "이는 허수 거래로 이 같은 수수료 무료와 더불어 시행하는 각종 정책이 자칫하면 업계의 출혈 경쟁을 초래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빗썸은 지난달 27일 공지를 통해 메이커리워드 하루 한도를 최대 10만원으로 제한 조치하기도 했다.
가상자산 시세조종과 불공정거래 처벌에 대한 근거 조항을 담고 있는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이 올해 7월 시행되기 전에 가상자산 급등기가 올 경우, 수수료 무료 정책이 시세조종을 부추기는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빗썸은 현재 메이커리워드 정책은 일시적으로 중단했지만, 조만간 강력한 혜택을 탑재해 다시 선보일 계획이다. 빗썸 관계자는 "메이커리워드를 현재 중단한 이유는 시스템 상 정비해야 할 것들을 발견했기 때문"이라며 "이달 안에 등급별 혜택을 더욱 강화한 메이커리워드 정책을 다시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빗썸은 등급별 혜택을 주는 메이커리워드 정책을 일시적인 이벤트가 아닌 장기적으로 정착할 방침이다. 현재 수수료 무료 정책으로 인한 빗썸의 수익이 0원인만큼, 언젠가 있을 수수료 무료 폐지에 대비해 투자자 유출을 방지하기 위한 대안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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