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0도 오가는 '이상 기온' 현상에 "지구 온난화 걱정"
WMO "2024년 더 따뜻할 것으로 보여"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포근한 겨울'이 지속되다 급작스럽게 온도가 10도 이상 떨어지는 등 '이상기온'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시민들은 원인을 '지구 온난화' 때문이라고 짚으며 우려를 드러내고 있다.
15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아침 기온은 영하 13도까지 크게 급감했다. 이는 전날보다 많게는 8도가량 떨어진 것이다. 이처럼 올겨울 10도 이상 기온이 올랐다 떨어지는 '이상 기온' 현상이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다.
시민들은 종잡을 수 없는 날씨에 당황하고 있다. 직장인 남모(30) 씨는 "어제는 코트를 입고도 낮에는 벗고 다닐 정도로 따뜻했다가 밤부터는 너무 추워 패딩을 입지 않은 걸 후회했다"며 "겨울 날씨가 계속 오락가락하고 있다 보니 어떻게 옷을 입어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서울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5도로 떨어지며 서울 전역에 한파경보가 발효된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사거리 인근에서 두터운 옷을 입은 시민들이 발걸음을 서두르고 있다. 2023.12.21 choipix16@newspim.com |
실제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은 50년 만에 기온변동 폭이 가장 컸다. 또 강수량도 평년보다 많아 역대 12월 중 1위를 기록했다.
급작스러운 기온 변화와 더불어 최근에는 겨울 같지 않은 포근한 날씨에 "지구온난화가 심각해진 것 같다"는 반응도 쏟아지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16일 날씨는 다시 올라 낮 최고기온은 2~10도로 예보됐다.
각종 커뮤니티에는 "이번 겨울에 지구온난화를 처음으로 체감했다" "이 날씨에 모기를 물리기도 한다" "겨울이 이렇게 따뜻하다니 충격적이다" "무슨 겨울이 이런지 모르겠다. 너무 무섭다" 등 게시글이 다수 개재됐다.
유례없는 포근한 날씨 탓에 겨울 축제가 취소되거나 연기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겨울철 스케이트와 썰매, 얼음낚시 등을 즐기러 매년 20만명이 찾는 '안동암산얼음축제'는 올해 이상 고온으로 얼음두께가 확보되지 않아 문을 닫았고, 강원 인제빙어축제도 결빙 준비 등에 어려움을 겪어 취소됐다. 이밖에 평창송어축제, 화천 산천어축제도 이상기온으로 인해 강이 얼지 않아 연기됐다.
1850~1900년 평균 온도와 1850~2023년 전 지구 평균 온도의 차 [사진=기상청 제공] |
기상청은 세계기상기구(WMO)가 2023년이 다른 해와 비교했을 때 엄청난 차이로 기록상 가장 따뜻한 해임을 공식적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전국 평균기온은 13.7도로, 1973년 이후 가장 높은 연평균 기온으로 집계됐다. 51년간 기상기록을 측정한 이래 '가장 더운 해'였다는 것이다.
WMO는 '전 지구 기후 현황 보고서'에서 그 원인을 '온난화'로 짚었다. 보고서에는 '해수면 온도가 연중 대부분 이례적으로 높았으며 남극 해빙 면적은 기록상 가장 작았다', '전반적인 온난화 기록 경신이 일어났다'는 등 내용이 담긴 것으로 나타났다.
2024년인 올해는 작년보다 더 더워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WMO 사무총장은 "엘니뇨가 보통 정점을 찍은 후 전 지구 온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을 감안할 때 2024년은 더 따뜻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전문가도 온난화가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백민 부경대 환경대기학과 교수는 "북극이 계속 뜨거워진다던지 등 온난화와 관련한 정확적인 증거들은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며 "산업혁명을 통해 이산화탄소가 많이 배출되는 현상은 하루 이틀 된 게 아니라 꾸준히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김 교수는 최근의 급격한 기온 변화는 지구 온난화에 '엘니뇨' 현상이 겹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과거 기록을 통해 보더라도 엘니뇨가 발생한 이듬해에 지구 기온 상승이 따라왔다"며 "최근 들어 나타나는 현상은 전부 온난화의 영향이라기보다는 엘니뇨 효과가 지구 온난화에 겹쳐지면서 더 큰 폭으로 보이는 양상이라고 예측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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