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여파에...3년새 소매점 분유 매출 반토막
분유 소비 줄고 해외 직구 늘고...무색해진 선두경쟁
머리 싸매는 유업계...신사업 돌파구 절실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분유 1위 브랜드인 매일유업의 앱솔루트가 지난해 오프라인 소매점 시장에서 롯데웰푸드의 '파스퇴르'에 밀려 2위로 내려왔다. 그러나 저출산 여파로 전체 분유시장 규모는 해마다 뚝뚝 떨어지고 있다. 일부 성장보다 전체 시장 감소세가 더 크다. 사실상 1·2위 싸움이 무색해진 셈이다.
8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매일유업의 분유 브랜드 '앱솔루트'의 지난해 소매점 기준 매출액은 89억원으로 2022년 127억원 대비 29.9%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앱솔루트는 국내 분유시장에서 수년간 1위를 차지했던 브랜드다. 앱솔루트의 2020년 소매점 매출액인 240억원과 지난해를 비교하면 3년 사이 62% 줄어든 수치다.
분유 소매점 POS기준 2020년~2023년 매출 추이. [자료= aT식품산업통계정보] |
같은 기간 롯데웰푸드의 분유 브랜드 파스퇴르의 소매점 매출액은 2022년 65억원에서 지난해 92억원으로 41.7% 상승해 2위에 안착했다. 그러나 이는 작년 1위였던 앱솔루트 매출액(127억원) 보다 낮은 기록이다.
이같은 결과에 분유업계에서는 '실제 판매량과 차이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소비자들의 분유 소비패턴이 기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갔기 때문이다. 분유의 경우 오프라인 시장인 소매점 대비 온라인 판매 비중이 80~9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2010년대 이후 온라인 비중이 점차 상승하면서 현재 오프라인 판매 비중은 10~20% 수준에 그친다는 설명이다.
이번 집계에서 지난해 소매점 분유 판매량 1위를 차지한 롯데웰푸드도 당혹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내부 집계에선 온라인 판매량을 포함한 작년 분유 매출이 전체 분유 시장 감소 추이에 준하게 줄었다"며 "오프라인 매출은 2022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했다"라고 말했다.
다만 온라인 구매 비중 증가를 감안해도 국내 분유 시장 규모 감소세는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해 국내 분유 시장의 소매점 기준 총매출액은 468억원으로 2022년 대비 15.78% 줄었다. 2020년 869억원, 2021년 689억원, 2022년 580억원으로 매년 매출액이 떨어졌다. 2020년과 지난해를 비교하면 절반에 가까운 46.1% 감소했다. 관련해 2013년 소매점 기준 분유 총 매출액은 2657억원이다. 지난 10년 간 82.3%나 쪼그라든 것이다. 온라인의 경우 공인된 매출 집계 데이터가 따로 없지만 소매점 데이터에 준하게 매년 매출 규모가 줄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매년 심화되고 있는 저출산 여파 때문이다. 전체 분유 시장 감소세가 커지면서 1·2위 경쟁이 사실상 무색해진 셈이다. 여기에 압타밀 등 해외 분유의 공세도 국내 분유업체들을 위협하고 있다. 일부 맘카페 등에서 해외 분유가 좋다는 입소문이 돌면서 소비자들이 온라인으로 분유를 직구하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어서다. 관련해 대표 해외 분유 브랜드인 '압타밀' 제조사 다논 뉴트리시아는 지난해 국내에 온라인 공식 직영몰을 오픈하고 판매를 본격화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분유 판매량이 매해 절반 가까이 증발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내부에서도 분유 자체의 매출을 높이려는 노력보다는 돌파구 역할을 위한 신사업 찾기에 더 매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romeo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