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긴장 고조로 글로벌 무기 주문이 지난 2년 사이에 11% 증가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특히 한국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수주가 가장 크게 늘었단 소식이다.
FT가 세계 최대 군수업체들인 미국 록히드마틴, 보잉, 영국 BAE시스템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글로벌 대형 방산기업에 대해 자체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의 지난 2022년 총 수주잔고는 7776억 달러(약 1004조 8147억 원)에 달했다. 2년 전 7012억 달러에서 10.9% 증가했다.
2022년 10월 13일 미국 해군 병사가 필리핀과 합동 군사훈련 도중 차륜형 트럭 기반 다연장로켓 시스템 'M142' 하이마스(HIMARS)을 점검하고 있는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는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지정학적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세계 각국의 무기 주문이 늘어난 영향이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군사비용 지출은 실질 기준으로 3.7% 증가해 2조 2400억 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유럽 국가들의 지난해 군비 지출 증폭이 30년래 가장 큰 것으로 집계됐다. 우크라이나에 전차와 탄약 등 자국 비축 분을 제공하면서 무기고를 다시 채우려는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FT는 여러 기업 중에서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불과 2년 만에 세계 31위에서 지난해 9위로 글로벌 10대 방산 기업 반열에 오른 것에 주목했다. 지난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수주잔고는 152억 달러로, 2년 전 24억 달러에서 무려 6.3배 급증했다. 이는 FT가 분석한 주요 방산 기업 중 최대 주문 증가폭이란 설명이다.
또 다른 우크라이나 전쟁 '수혜' 방산기업은 독일 라인메탈로 지난해 수주잔고는 279억달러를 기록, 2년 전 148억 달러에서 약 89% 급증했다. 올해 상반기 수주잔고는 이미 325억 달러가 넘는단 분석이다.
이러한 추세는 올해에도 지속되고 있다. 상반기 이들 기업의 총 수주잔고는 7640억 달러로 집계돼 올 한해 기록적인 무기 판매가 예상된다.
방산업체 주식으로 구성된 MSCI 글로벌 방산업종 지수가 지난 12개월 동안 25% 상승하고 유럽 스톡스 항공·방산 섹터 지수가 같은 기간 50% 급등하는 등 투자자들도 세계 각국의 군사비 지출 증가가 올해에도 지속될 전망에 베팅하고 있다.
영국 시장조사업체 에이전시파트너스의 닉 커닝엄 애널리스트는 업계 주문잔고가 증가하는 것은 우크라이나 전쟁 때문만은 아니라며, 신규 주문을 받아도 많은 미국과 유럽 기업들이 공급망 차질과 노동력 부족 등으로 생산 여력을 확대하지 못한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 주문 파이프라인도) 매우 강력한 것으로 보인다"며 당분간 BB율이 1이상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BB율은 업체들의 수주액(book)과 출하액(bill)을 나눈 값으로, 이 비율이 1 이상이면 수주 잔량이 더 많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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