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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M]연준 QT를 둘러싼 경고음② 한바탕 소동 뒤엔

기사입력 : 2023년12월22일 16:00

최종수정 : 2023년12월22일 16:04

"역레포 소멸, QT 중단 앞당길 수 있어"

이 기사는 11월 16일 오후 4시38분 '해외 주식 투자의 도우미' GAM(Global Asset Management)에 출고된 프리미엄 기사입니다. GAM에서 회원 가입을 하면 9000여 해외 종목의 프리미엄 기사를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핌] 오상용 글로벌경제 전문기자 = *①편 기사에서 이어집니다


4. 연준 계획표

라이트슨(Wrightson ICAP)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루 크랜들(Lou Crandall)의 조언처럼 연방준비제도가 신속하게 양적긴축(QT) 정책을 변경할지는 예단하기 어렵다. 은행들과 머니마켓의 맷집에 달렸다. 일단 뉴욕 연준이 제시한 밑그림대로면 연준 QT는 역레포(RRP)가 바닥을 드러내더라도 은행권 지준이 적정 수준으로 돌아간 다음에야 변경을 논할 수 있다.

지난 4월 뉴욕 연준 보고서에 따르면 연준의 QT 테이퍼링(양적긴축 속도를 점진적으로 줄여나가는)이 시작 가능한 시점은 은행권 지준이 명목 GDP의 10%선으로 낮아진 이후로 상정돼 있다.

9월말 현재 은행권 지준은 3조2394억달러로, 명목 GDP의 12% 수준이다. 즉 연준 계획표대로 QT 테이퍼링 조건(GDP의 10%)이 갖춰지려면 은행권 지준이 현 시점에서 대략 2조5000억~2조7000억달러로 감소해야 한다. 지금보다 은행 지준이 5000억~7000억달러 줄어든 뒤에야 QT 감속이 이뤄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아울러 뉴욕 연준은 테이퍼링(점진적 QT 감속) 구간을 지나 QT가 완전히 종료되는 시점을 은행 지준이 GDP의 9%까지 낮아졌을 때로 봤다. 그런 다음 증가하는 경제 규모에 맞게 유동성을 늘려주는, 즉 일상적 본원통화 공급을 위한 국채 매입(비전통적 정책수단인 QE와는 다르다)이 재개되는 시점은 은행 지준이 GDP의 8%에 도달하는 시점으로 상정했다.

연준 대차대조표, 은행권 지준, 역레포 잔액

5. 더들리 "2년 더" ..로건 "QT 지속의 필요성

뉴욕 연준 총재를 지냈던 윌리엄 더들리는 지난달 블룸버그에 게재한 칼럼에서 "뉴욕 연준 보고서대로 적정 은행 지준이 GDP의 8%라면, 그리고 은행 지준이 10%로 줄어들 때까지 연준이 QT 속도를 늦출(QT 테이퍼링을 할) 생각이 없다면 연준의 QT는 갈 길이 많이 남았다"고 말했다.

그는 연준 대차대조표의 연간 축소 규모(QT 속도)를 9000억달러로, 명목 GDP 성장률을 4%로, 그리고 역레포가 전액 소진된다고 가정할 경우 은행권 지준이 첫 관문인 GDP의 10%에 도달하는 것은 대략 2025년말일 것이라고 했다.

더들리의 추정대로면 연준은 금리 인하로 돌아선 뒤에도 1년 넘게 QT를 지속해야 한다.

로리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 역시 지난 11월10일 연설에서 지금은 QT를 지속해 연준의 부양 수준을 줄이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로건 총재는 "연준이 대규모 대차대조표를 유지할 경우 정책목표에 역행하는 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팬데믹 기간 경기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 중앙은행이 자산을 매입하던 때와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고 말했다.

로건 총재는 "우리의 주요 경제적 도전은 심각한 리세션이 아니라 여전히 너무 높은 인플레이션"이라며 "이런 환경에서는 연준 대차대조표를 적정 수준 - 넉넉하지만 과잉은 아닌 은행 지준으로 돌아가는 데 필요한 수준 - 으로 되돌림으로써 부양을 제거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11월1일 FOMC 기자회견에서 "현재 3조3000억 달러 규모인 은행 지준을 빈약한 수준이라고 할 수는 없다"고 했다.

6. 종착역을 앞당기는 소동

연준의 계획과 의지는 이러한데 현실에서도 과연 그러할지는 미지수다.

지난 2019년 머니마켓 소동에서 경험했듯 은행 시스템의 적정 지준이라는 것은 연준의 계산과 맞아 떨어지지 않았다. 뭔가 소동이 벌어진 다음에야 사후적으로 한계지점을 깨닫게 될 뿐이다. 그리고 그 소동은 예상하지 못한 시점에, 아주 급격한 방식으로 전개돼 QT 종료를 앞당겼다.

이번에는 다를까. 글쎄.

모건스탠리의 매크로 전략 헤드인 매튜 혼바흐는 "은행 지준은 이미 은행들이 사업을 영위하는 데 필요한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을 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이론상 은행 지준이 한계 혹은 결핍 영역으로 낮아지면 은행들은 자금시장과 채권시장에서 시장 조성자 기능을 원활히 수행할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버퍼 역할을 하던 연준 역레포 잔액마저 소진돼 QT 충격이 은행 지준을 본격적으로 압박할 경우 언제든 자금시장과 채권시장에서 소동이 벌어질 조건이 갖춰진다 - 혼바흐 헤드의 판단에 입각할 때 그러하다.

미국 은행권의 CD 발행 추이 [사진=연방준비제도]

위 차트는 은행들의 CD 발행이 올 들어 급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은행 고객들의 예금 탈출이 지속되면서 은행들은 고금리의 CD를 찍어 구멍을 메웠다. 그 과정에서 은행들의 순이자 마진은 나빠졌다. 버퍼(역레포)의 소멸로 연준 QT가 은행권 지준을 본격적으로 빨아들이게 되면 상업 은행들의 대대조표 부담은 한층 심해진다 - QT에 따른 예금 소멸에 맞서 은행들이 보유 국채를 덜어내야 하는 압력 또한 한층 커지게 된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마크 카바나 전략가는 "은행들의 불어나는 CD발행에서 확인할 수 있듯 최근 은행들의 유동성 선호는, 지준이 GDP의 10%에 도달했을 때와 가까운 수준의 결핍을 겪고 있음을 암시하는 것일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이는 역레포 잔액이 제로에 도달할 무렵 QT도 종료 수순에 들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했다.

 

osy75@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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