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문화체육관광부 유인촌 장관은 클래식 음악 분야 관계자들을 만나 클래식 작곡과 창작오페라, 교육 시스템, 취업 및 인력수급 문제 등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하고 K-클래식의 발전 방향을 논의했다.
유인촌 장관은 18일 오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신진·중견 예술인과 작곡가, 연출가, 평론가 등 클래식 음악 분야 관계자, 국립·민간 단체장 등과 만나 각 단체들의 자생력을 높이기 위한 지원정책과 지역 문화 격차 해소방안을 논의했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8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신진·중견 예술인과 작곡가, 연출가, 평론가 등 클래식 음악 분야 관계자, 국립·민간 단체장 등을 만나 K-클래식의 발전 방향을 논의하고 현장 목소리를 청취하고 있다. [사진=문화체육관광부] 2023.12.18 jyyang@newspim.com |
이날 유인촌 장관은 "클래식 음악 예술인들의 개인 역량은 이미 세계적인 수준이다. 잠재력 있는 예술인들과 단체들이 국내 방방곡곡, 나아가 해외에서도 재능을 꽃피울 수 있도록 현장 목소리를 듣겠다"라고 소통을 강조했다.
유 장관은 "클래식계 지원 예산이 460억 가량인데 그중 300억 정도가 전부 국립단체 인건비 사업비고 민간에 100억 좀 넘는 것 같다. 피터지게 지원금 받으려 노력하고 있는 형편이라면 조금 부끄러운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개인으론 상당한 수준에 와 있고 해외에서 유수의 상도 많고 해외에서 활약하는 성악가들, 클래식 스타들이 많다. 우리 수준은 많이 올라와있는데 왜 오케스트라가 잘 안될까, 개인은 잘 되는데 왜 모아놓으면 잘 된다는 체감이 잘 안될까 개인적인 의문이 늘 있다"면서 안타까워했다.
또 "기획사에서도 오신 것 같은데 얘기를 들어보고 싶고 예술 전체적으로 보면 다 그냥 가내수공업처럼 하고 있어서 산업적으로 가면 어떨까. 중소기업들, 벤처 기업들 창업하고 경제활동하고 수익 내고 기업을 키우기 위해 정책적인 배려, 세금 혜택도 있고 많이 있다. 그런 범주에 우리가 못들어가고 있다. 이제 쯤이면 산업적으로 접근할 수는 없을까. 예술행위고 좋아하는 일로 끝내지 않고 우리가 벤처를 하나 만들듯이 생각을 바꿔야 하는 시점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클래식계 이영조 작곡가는 "아무리 곡을 잘 써도 연주가가 없으면 연주가 안되고 서로 공생하는 관계"라면서 "우리 것 없는 세계 1등이란 글을 쓴 적이 있다. 국제 콩쿨 기준도 우리 곡을 한 곡 연주해야 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작곡가들도 우리 것을 쓰려는 노력을 할 것이지만 연주자들도 우리 거를 갖고 나가실 생각을 많이 하셔야 한다"고 의견을 냈다.
서울대 작곡과 교수인 최우정 작곡가도 "학교가 없으면 굶어죽는 작곡가들이 많다 밖에서 위촉곡을 받아도 일회적이다. 클래식 작곡은 아직도 학교를 중심으로 서구 유럽 20세기 중심의 커리큘럼, 옛날 시스템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이와 함께 "한국의 근현대부터 음악사를 돌이켜보면 식민지와 해방 국가에 대한 좋은 음악적 힌트들이 많았는데 제대로 소화해내지 못했다. 전승적이고 기술적인 연구 프로젝트를 지원해 워크샵도 하고 생각이 맞는 사람들이 모여서 우리만의 하나의 양식을 만들어나가는 게 좋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8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신진·중견 예술인과 작곡가, 연출가, 평론가 등 클래식 음악 분야 관계자, 국립·민간 단체장 등을 만나 K-클래식의 발전 방향을 논의하고 현장 목소리를 청취하고 있다. [사진=문화체육관광부] 2023.12.18 jyyang@newspim.com |
장수동 오페라 연출가와 이경재 오페라 연출가도 한국 창작 클래식, 오페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장수동 연출가는 "개개인의 아티스트 기악 성악 다 출중하다. 국립오페라단 와계시지만 올해 네 개의 오페라 베르디만 했다. 우리 곡은 언제 할지, 작곡가를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재 연출가는 "예술가들의 훌륭한 역량과 작품이 어떻게 관객과 연결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작품이 누구와 만날지를 기준으로 해 관객지향적인 무대를 보여드릴 수 있어야 한다. 기회가 된다면 기업 후원을 연계해서 15만원짜리 티켓을 2-3만원에 볼 수 있는 기회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예술인 양성 아카데미, 클래식계 학부생들의 취업 연계와 현장의 인력 부족 등 다양한 문제가 논의됐다. 김홍기 군포프라임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단장의 지역 문예기관 지원에 대한 이야기에는 유 장관이 직접 첨언을 하기도 했다. 유 장관은 "장관 시절이던 2008년에 지역 문화재단 상주단체를 만들었고 그 뒤로 넓혀서 아직까지 안없어진 걸 보니 성공한 정책인 것 같다"고 자평했다.
유 장관은 "당시 국립단체를 다 목표로 했다. 민간은 너무 많았고 국립단체가 대표선수가 돼야 한다고 생각해서 당시 예산을 100억대로 다 올려둔 것"이라며 "그거에 대한 효과는 뭐라고 얘기하기 어렵다. 돈이 없어서 못한다고 아우성이었기 때문에 민간이 국립을 목표로 삼아 기량을 닦아 가기를 원해서 당시 그렇게 추진했었다. 지역 같은 경우에 당시에도 시 군에 예술단을 창단시키기 위해서 가장 먼저 얘기한 게 노조 때문에 안만든단 얘기도 있었다. 지금도 그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젊은 친구들 일자리를 어떻게든 만들어보고 싶어서 시군 의향 있는데에 매칭해서 자립도에 따라서 더 주기도 하고 덜 주기도 하면서 역할을 할 예정"이라며 "상주 단체는 안없어지고 잘 하고 있기 때문에 전국적으로 실태 파악을 해볼 필요가 있다. 말씀 참고해서 발전 방향 정리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8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신진·중견 예술인과 작곡가, 연출가, 평론가 등 클래식 음악 분야 관계자, 국립·민간 단체장 등을 만나 K-클래식의 발전 방향을 논의하고 현장 목소리를 청취하고 있다. [사진=문화체육관광부] 2023.12.18 jyyang@newspim.com |
클래식계 다양한 이야기를 들은 예술단체장들도 각자의 입장을 보탰다. 김대진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은 "많은 부분 공감하고 스스로 문제를 제기한 적도 있는 내용"이라며 "연주가 자꾸 돼야 좋은 작품이 나올 수 있고 작곡계가 활성화되고 영감과 원동력 얻을 것으로 본다. 단언할 수는 없지만 저희 학교 음악원 공개적으로 할 수 있는 연주에서 워크샵 연주 졸업 연주 등 교내 연주 기회에서 졸업 전에 한국 작곡가의 곡을 연주해야 한다는 시스템을 조심스럽게 만들어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김 총장은 "우리 나라 클래식계 문제는 연주계와 교육계가 이상하게 합쳐져있다는 것에서 출발한다"면서 "민간 기획사가 활성화되고 재정이 튼튼해져야 한다. 관에서 개입하기 어렵고사기업과 매치가 중요하다. 메세나 협회에도 많이 말씀드리고 있다. 기획사가 활성화가 돼야 연주계와 교육계가 분리가 차츰 될 것이고 모든 것들이 자리를 잡게 될 거라 본다. 기업이 기획사를 스폰서를 해서 튼튼한 재정으로 많은 연주회를 만들어나갈 수 있을 것이고 그게 시작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장형준 예술의전당 사장은 "오늘 참석하신 이지혜 선생님이 예술의전당 여름 축제 때 악장을 맡아 주셨는데 대단한 감동을 받았고 100여명의 대한민국 청년들이 대단한 열기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우리 나라 오케스트라의 세계적인 가능성을 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사실 저희는 또 기관을 운영해야 되는 입장이 크기 때문에 굉장히 미비했던 부분도 없지 않다. 클래식계 종사자로서 100% 여러분들과 동감하지만 극장을 운영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오페라극장만큼은 클래식 공연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jyya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