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내 대면진료 경험 있어야 초진진료 가능
초진 진료시, 동일 의료기관 선택해야 안전성↑
의사, 의학적 정보 충분히 파악하는 원칙 중요
[세종=뉴스핌] 신도경 기자 = 15일부터 6개월 이내 대면 진료 경험이 있는 환자라면 누구나, 질환에 상관없이 비대면 진료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의료계가 환자의 안전성을 우려한 가운데 비대면 진료를 안전하게 이용하기 위해선 환자가 대면 진료 받았던 의료기관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 의료계, 환자 안전성 우려…전문가 "다양한 시도해야할 때"
보건복지부가 지난 1일 발표한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이 시행됐다. 복지부는 제한했던 연령대와 질환 기준을 없애 모든 연령대의 시민은 질환에 상관없이 비대면 진료와 처방을 받을 수 있다. 평일 오후 6시 이후 야간과 휴일에도 비대면 진료를 받을 수 있다.
의료계는 환자의 안전성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의사협회 단체인 대한의사협회(의협)은 지난 14일 비대면 진료 과정에서 의료사고 또는 약물 오남용 등이 나타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자료=보건복지부] 2023.12.15 sdk1991@newspim.com |
정재수 보건의료산업노조조합 실장은 "발목을 다친 환자가 비대면 진료를 받을 때 의사는 사진이나 영상만으로 진단을 정확하게 내릴 수 없다"고 지적했다. 대면 진료를 통해서도 정확한 진단이 어려울 수 있는데 촉진도 없는 비대면 진료의 오진 가능성을 지적했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소모적 논쟁을 멈추고 시범사업 기간 동안 다양한 시도를 해야한다고 주장한다. 현실에 맞는 실효적인 제도를 위한 노력이 필요한 때라는 것이다.
정 사무총장은 "고령자, 만성질환자 등 시민을 그룹화해 적용해야 한다"며 "특히 비대면 진료의 접근이 중요한 진료과은 주변에 동네 병원이 없어 원정 진료를 가야 하는 소아과"라고 했다. 그는 "한국은 의료자원이 부족한데 의료자원을 효율적으로 이용한다는 차원에서 비대면 진료를 다양하게 활용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밝혔다.
정 사무총장은 이어 "만성질환이 있는 환자의 경우 비대면 진료로 주기적인 상담과 이뤄지면 건강 상태를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장점을 살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 환자-의사 간 상호 관계 중요…시민, 방문했던 의료기관 선택해야
의료계가 우려한 안전성 문제를 고려하지 않을 순 없다. 정 사무총장은 비대면 진료를 안전하게 이용하기 위해 '단골 의사'가 중요하다고 했다. '단골 의사'란 일상적으로 직접 대면 진료를 실시하고 있는 등 환자와 직접적인 관계가 이미 존재하는 의사다.
정 사무총장은 "만성질환이 있는 환자의 경우 환자의 상태를 알고 있는 상태에서 진료가 이뤄져야 한다"며 "문제가 되는 질환의 초진의 경우 의사의 전문성과 전문성을 인정하는 분위기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환자와 의사 간 관계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 8월 작성한 '비대면 진료 국내 현황 및 국외 사례: 일본과 프랑스를 중심으로'에 따르면 일본과 프랑스도 비대면 진료에서 환자와 의사 간 관계를 강조한다. 일본은 단골의사가 수행하는 것이 원칙이다. 단골의사가 아닐 경우 "진료 전 상담"을 실시해 서로 소통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프랑스도 코로나19 이후 발표한 '원격 상담을 위한 모범 실천 지침'에서 '원격 상담은 환자와 담당 의사 간에 이미 관계가 형성되어 있음을 기반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자료=보건복지부] 2023.12.15 sdk1991@newspim.com |
복지부는 "시민의 경우 대면 진료를 받았던 의료기관을 먼저 선택해달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거주지 근처 가까운 의료기관을 고려하면 좋다. 또 진료 의사의 판단을 존중해야 한다, 의사가 의료기관 방문을 권유할 경우 빨리 방문해달라는 것이다.
반면 의사는 환자의 신체 또는 정신상태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일본의 '원격 상담을 위한 모범 실천 지침'에 따르면 '의사는 환자로부터 신체 정신상태에 대한 정보 등 의학적 정보를 충분히 파악해야 한다'고 적혀있다. 비대면 진료 전 온라인 진료의 장점과 불이익에 대해서 환자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한 후 환자의 동의를 얻는 것을 철저히 해야 한다.
김한숙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과장은 "비대면 진료는 대면 진료의 보조적 수단"이라며 "비대면 진료를 이용하는 환자와 의사 모두 비대면 진료가 완전하게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염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dk199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