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메탈·심팩·동일산업·태경산업 담합 적발
2009년부터 망간합금철 제조사 경쟁 치열
[세종=뉴스핌] 이경태 기자 = 국내 제강 산업의 공급망을 교란한 행위가 '안방'에서 벌어졌다. 철강 생산에 필요한 부원료인 망간합금철을 제조하는 업체들이 담합을 벌인 것이 경쟁당국에 적발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DB메탈, 심팩, 동일산업, 태경산업 등 4개사가 지난 2009년부터 2019년까지 국내 10개 제강사들이 실시한 망간합금철 구매입찰에서 투찰가격 등을 담합한 행위를 적발하고,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305억3700만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13일 밝혔다.
망간합금철 제조사들이 포스코와 현대제철 입찰 전 동일산업 회의실에 모여 투찰가격 등을 합의하는 모습 [사진=공정거래위원회] |
망간합금철은 철강 생산과정에 사용되는 부원료로, 철강에 필요한 성분을 첨가해 산소·유황 등의 불순물을 제거하고, 철을 질기고 단단하게 만드는 역할을 하는 필수 첨가제다.
이들 4개사는 국내 망간합금철 제조업체 전부로서, 이들은 국내 입찰시장에서 가격 하락을 방지하고, 안정적인 공급량을 확보하기 위해 약 10여년 동안 투찰가격, 거래물량 등을 담합한 것으로 공정위 조사결과 드러났다.
실제 2007년~2008년 당시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국내에 망간합금철 수입량이 늘면서 저렴한 수입제품(인도, 우크라이나, 베트남 등)의 국내시장 유입량이 증가했다.
2009년 9월에는 포스코가 '포스하이메탈'을 설립해 페로망간 등의 망간합금철을 생산하면서 국내 망간합금철 제조·공급사 간의 경쟁이 심화됐다.
이에 따라 이들 업체는 국내 전체 제강사의 입찰물량을 사전에 일정 비율대로 배분하기로 합의하고, 입찰 후에는 그 비율대로 상호간에 물량을 나눠 공급해 오랜기간 동안 실질적인 경쟁 없이 각 사가 안정적으로 공급량을 확보했다.
합의된 비율은 ▲DB메탈 34.5% ▲심팩 30.0% ▲동일산업 24.5% ▲태경산업 11.0% 등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망간합금철은 철강, 건설, 자동차 등 국가 기반산업과 직결되는 기초소재"라며 "이번 조치는 기초소재 분야에서 장기간 은밀하게 유지됐던 담합을 적발·엄중 재재해 철강산업의 합리적인 가격형성과 합금철 산업의 경쟁력 제고에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biggerthanseoul@newspim.com